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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졸업생을 안아주는 특별한 졸업식

대한민국 교육부 2011. 2. 12. 12:13


바야흐로 졸업시즌입니다.
전국 방방곡곡 이번주와 다음주 모든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식이 열리는데요. 졸업은 새로운 출발이자 아름다운 마무리죠?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그 의미도 많이 퇴색됐고 또 위험한 뒷풀이로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잦습니다. 급기야 올해는 졸업식장에 선생님들이 무전기를 들고, 경찰에서 교문 앞에 대기하고... 이런 진풍경이 연출 중입니다. 조금은 안타깝네요.
 
검은머리앤은 대학졸업 후 한 번도 졸업식장에 갈 일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해서 경찰 분들의 수고를 좀 덜어줬다는-여기 학교는 경찰 배치가 없었다고 하네요- 학교가 있다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다녀와 봤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포항영일고등학교입니다. (다시한 번 얘기하지만, 저는 포항사는 처잡니다ㅋㅋㅋ)
 
 
이제 곧 졸업식이 시작됩니다.
졸업생들이 식을 위해 졸업식 가운을 똑같이 입고 서 있네요.
 
4년 전부터 영일고에서는 졸업식에 가운을 입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인근 대학의 가운을 빌려다가 학생들에게 입혔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에 졸업생 동창회에서 기증을 해 가운을 마련했다고 하네요.
 
식전 행사로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준비한 졸업환송음악회가 있었습니다. 관악 중주, 합창에 졸업생 멤버로 구성한 밴드 위크엔드의 공연, 영일고 댄스팀 에이블의 축하공연까지... 졸업식은 시작부터 축제 분위기로 후끈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렇게 음악회를 한 건 1995년부터 라고 하니까요 올해로 16회째네요.
 
또 영일고의 졸업식에는 한 사람의 대표가 졸업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졸업생 모두가 교장선생님의 덕담과 포옹을 받으며 졸업장을 받습니다. 올해 영일고의 졸업생은 모두 278명이니까... 교장선생님 대단하시죠?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전달해주는 졸업장과 책 선물

교장선생님의 격려와 축하를 받고 있는 졸업생들

졸업장을 전달하다가도 이렇게 기념촬영 요청이 들어오면 포즈도 취해야 하지요~ 학부모님도 함께!


또, 이건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데요 모든 선생님들이 일렬로 서서 모든 졸업생들을 안아주며 축하와 작별인사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인사도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이 모든 과정들이 끝나기까지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리더라구요~
  

사랑하는 제자들과 존경하는 선생님과 지난 시간들을 추억합니다



그 중 한 선생님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포항 영일고 3학년 1반 서동극 담임선생님

Q1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은 교사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12년 동안 공부해왔던 학생들이 대학교에 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하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열심히 노력해 자신이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학생도 있어서 안타까울때도 있지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날 문득 연락이 와서 안부를 묻거나 또 찾아오는 학생이 있으면 교직생활에서 많은 보람을 느낀답니다.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도 덩치만 컸지 여리게만 보이는 제 제자들입니다. 일년동안 공부하느라 힘들었을텐데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Q2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심정은요?
팔십먹은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할까요? 늘 걱정이 되지만 학생들을 믿습니다. 모두 자기의 역량을 펼치면서 훗날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Q3 새로운 출발을 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학생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개개인의 환경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으로 멋진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며 앞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졸업장을 받은 제자들과 함께 한 서동극 선생님



 
 
자녀의 졸업을 위해 학교를 찾은 부모님들은 추억 속으로 빠져듭니다.
 
Q졸업식에 와보니까 예전 생각 안나세요?
 
(아버님)  그럼요~ 그 때는 스포츠머리에 교복을 입고 졸업을 했지요.. 간단하게 뒷풀이는 얼굴에 구두약? 밀가루 조금 뿌리는 거? 검은색 교복이니까...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헤어지니까 눈물도 흘리고, 후배들 답사할때는 눈물 훌쩍거리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친구들하고 가족들하고 제일 좋은 뒷풀이로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하고 그동안 못 먹은 요리도 시키고... 근데 그건 좀 귀하고 그냥 자장면 짬뽕? 하하. 그리고는 집에 갔습니다.
 
(어머님) 격세지감을 느껴요~ 저는 교복세대가 아니거든요.. 졸업식때 다들 한복을 입었는데 좀 촌스러웠다는 느낌? 요즘 애들은 가운도 입고 하니까 많이 세련되고 발전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그 때는 눈물바다였어요~ 선생님하고 헤어지기 싫어서... 요즘 아이들은 감정에 시크해졌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도 들구요.. 여기오니까 제 선생님들이 생각나네요
 
Q졸업하는 자녀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아버님) 잘 커왔고 잘 마치는데, 앞으로 사회인으로 대학생으로 더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가거라~
 
(어머님) 12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는데 저희도 그랬지만 대학을 가면 뭔가 다 이뤘다는 느낌이 드나봐요~ 그래서 대학교 들어가면 더 열심히 해야하는데 노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열심히 했음 좋겠고 그동안 많이 수고했고, 축하해!
 

자장면 얘기에 공감할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오늘 와 보니, 제 일인것 마냥 졸업식의 모든 것이 떨리고 설레고 그러네요.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후배들의 축하, 선생님들의 격려, 교장선생님의 조언까지...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인사를 받은 영일고등학교 졸업생들은 기분이 어떨까요?
 
졸업하는 소감!
- 졸업식 가운을 입으니까 왠지 모를 섭섭함과 뿌듯함이 드는 것 같아요.
- 다른 학교와 달리 이런 행사를 많이 해서 자랑스럽고, 남다른 경험을 해서 좋습니다.
- 대학생되는 설렘도 있고, 친구들이랑 헤어지니까 섭섭하네요.
- 3년 동안 친했던 친구들과 헤어지니까 너무 섭섭하고, 선생니들과도 재미있고 친하게 지냈는데 너무 섭섭하고... 섭섭한 마음이 가장 크고요, 학교에서 잘 배운대로 대학가서 잘하면 대학가서도 인정받는 사회인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졸업식 후에는 뭐할 예정이에요?
- 가족과 점심식사를 한 후에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겁니다. 친구들끼리는 저녁에 모여서 풋살하고 저녁먹을거예요~
- 일단 가족들과 점심식사요! 이후에는 아직 모르겠어요~
 
졸업 후 계획&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
-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반사회인으로 학업에 꾸준히 매진해서 대학에서 장학생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리고요 선생님들과도 3년 동안 정도 많이 들고 최선을 다해서 가르쳐 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친구들아! 축하해!!
 
얘기를 나눠보니 의외로 가족들과 뒷풀이를 하겠다는 학생들이 많더라구요~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체조를 하고, 교가를 부르고...그렇게 오늘의 졸업식은 마무리 됐습니다.
  

정장입고 체조하기는 처음이자 마지막일겁니다

목청껏 마지막 교가를 부르는 중!

 
어머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크한(?) 요즘 학생들이지만,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아쉽기는 매한가지인가봅니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마지막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학생들, 그리고 기자회견장을 방불케 하는 수 많은 카메라들...
 

곱게 입고 되돌려 놓은 저 졸업식가운은 내년 이맘 때쯤 후배들을 위해 쓰이겠죠?


서로가 조금만 노력하면 졸업식의 의미도 살리고, 또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뒷풀이 문제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작지만 의미가 담겨있는 다양한 졸업식 행사들을 통해 졸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봤으면 좋겠습니다.
 
졸업하는 모든 학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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