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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엄마의 가정교육 이야기, 인생 제2막은?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약사 엄마의 가정교육 이야기, 인생 제2막은?

대한민국 교육부 2011. 4. 26. 07:00



오늘 인터뷰한 성진숙(여,33세)약사는 동네에서 친절하기로 소문이 난 사람이다. 특히 환자들에게 복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어서 약은 약사에게 설명을 듣고 먹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고 있다.
 
나는 고혈압약을 한 달에 한번 조제 하러 가거나 감기약을 지으러 자주 약국을 다녔다. 예쁜 여약사님이 대학재학중에 결혼을 했고 2녀 1남의 엄마라는 개인적인 일까지 알게 됐다.
 

 

다음은 성진숙약사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Q1 경북 경주가 고향이지요? 성장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경북 경주시 보문동(보문단지 가는 길 입구에서 조금 더 들어가 있는 농촌마을) 남촌마을에서 태어났고, 딸 셋 아들 하나 중 둘째입니다.
 
농사를 지으시는 조부모님으로부터 자연의 정직함을, 시청에 근무하시는 아버지로부터 친절과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부모님과 남편을 내조하는 어머니로부터 따뜻한 정을 느끼며 자랐습니다.
 
이렇게 성장하고 결혼해서 세 아이를 키우면서 그분들이 제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 당신들의 삶을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신 모습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 성진숙 약사(33세)

   
Q2 충북대학교 약학과를 나오신 것으로 아는데, 약학과로 진학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농촌에서 태어나 자연과 더불어 성장한 것이 그 바탕 배경이 된 듯합니다. 자연과 생물을 접할 때마다 경이로왔고 호기심을 가지고 부모님께 질문을 하면 항상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생물 분야로 흥미가 많았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대학과 진로를 생각할 시기에도 아직 저는 뾰족이 하고 싶은 직업이나 일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생물 화학 물리 지구화학 등 과학영역을 좋아하고 그 과목의 성적도 좋아서 과학 쪽 지식을 살릴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수능을 보고 원서를 내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권유로 약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약사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전문직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존경받는 직업 중에 하나이고 무엇보다 여자로서는 아이를 낳고 나서도 취업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아버지의 생각이었습니다.

 

 
Q3 약학과를 진학할 때 대학 졸업 후의 진로는 어떻게 생각 했었나요?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 알아가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신약 개발 연구원이나 인재를 양성하는 교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Q4 약학과에 진학하려면 고교시절에 무슨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하나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여러 과목을 다 공부해야 하고 성적도 두루 잘 나와야 약학과에 진학하기 용이한 것 같습니다.
 
특별히 더 도움이 되는 과목이 있다면 수학과 과학(특히 화학과 생물 쪽)이구요, 교우관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고 나누려했던 것이 실질적인 사회생활에서 큰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학교 과목공부 못지 않은 큰 공부라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는 고등학교졸업 후 약학과로 바로 진학이 불가하고, 일반학과 2년이상 이수후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라는 시험을 본후 입학하도록 제도가 변경되었습니다.


*약국경영의 스승이며 인척이신 김주승약사님


Q5 교재가 원서로 돼 있는 과목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 가요? 

70~80%정도가 됩니다. 영어로는 미흡한 면이 있어서 대학 학우들과 일정 분량씩 나누어 정리하여 공부하는가 하면, 선배님들이 모아서 내려오는 정리본이 있었기에 과 분위기에 어울려 가다보면 공부하기에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Q6 약학을 공부하면서 제일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학과 과제는 조별로 이루어 지는 것이 대부분이라 모여서 공부하다보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두꺼운 전공서적과 그 책을 가득채운 꼬부랑 글씨들을 보면 한숨만 나오고 막막할 때가 많았습니다. 각자가 정리한 정리본을 친구들과 돌려서 보다보면 반복되는 부분이 많고 저절로 공부가 되었고, 시험 때가 되면 선배님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배우는 과목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서로 나누고 가르쳐주는 분위기에 함께 가다보니 어느 덧 졸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Q7 경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청주의 대학으로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딸아이를 타지로 보낸다는 것이 부모님에게는 큰 걱정거리셨습니다. 제 언니가 하고 싶은 전공을 찾아 충북대학교 건축학과에 재학중이었고, 언니와 같이 있으면 걱정을 덜 하실 것 같았습니다.

모교 경주여고에서는 서울권 진학을 추천하셨지만 등록금 부담을 부모님께 끼쳐드리는게 죄송하였습니다. 충북대학교에서 약대 수석으로 입학하여 장학금에 학비보조금도 받게 되었습니다. 좋은 여건에서 좋아하는 공부를 한다는 것 그것만큼 더 좋은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Q8 결혼을 대학 재학 중에 하신 특별한 경우인데 결혼 후 대학에 다니면서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성진숙약사는 대학재학 중에 역시 학생이었던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충북대 법의학 교수였던 시아버지(57세)의 소개로 인연이 맺여졌습니다.)
 

대학 3학년 봄에 첫 아이를 가지고 12월에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에 약물학 실험이 있었는데 쥐와 토끼로 실험을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교수님께서 태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시며 선처해주셔서 실험에 참여하지는 않고 이론에 대한 레포트로 대체하였습니다.

시집인 대전과 학교인 청주를 오가는 시간 2시간과 저녁준비와 정리를 하고나면 예전처럼 친구들과 모여 공부하는 시간의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성적을 그전처럼 유지하기 어려웠고 너무 속상해서 임신한 몸으로 밤샘 공부하다 아침 등교버스에서 잠들어 종점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딱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어린 엄마가 대견하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것, 영화나 전시회 스포츠경기 응원 등의 문화생활을 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가정을 꾸린다는 건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22살 때에는 대부분이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그 힘든 과정을 지나 지금은 아이들이 5학년, 1학년, 7살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이제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데, 어느 정도 커서 데리고 다니며 같이 노는 엄마와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나는 언제 다 키우냐 ”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성진숙약사가 근무했던 대학병원

 
Q9 대학졸업 후 대학부속병원의 약국에 근무 하신 후 지금은 약국을 개업하고 운영 중이신데 어떤 점이 좋은 점이고 어떤 점이 어려운 점인가요?

어느 분야건 장단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속한 직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고, 내가 배울 수 있는 일을 배우며 나의 경험을 넓히고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이 아닐까요?
 
약사로서 졸업 직후 대학부속병원 약국에서 꼭 한번은 근무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수많은 종류의 약들을 다 접하고 공부할 수 있으며, 일반 약국에서 보지 못하는 주사제 마취제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 항암제들을 다루어 볼 수 있습니다. 큰 조직에서의 예절과 타부서(경리 인사 간호 의료부등)와의 상호교류 업무도 해볼 수 있습니다.
 
야간 근무 때 응급실 환자의 약을 챙기고, 병동 환자의 약을 조제 검수하며 아침을 맞을 때 뿌듯함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때의 경험들이 지금 약국을 개국하고 나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약국 개국은 약사로서 가장 어려운 일이면서도 꼭 해봐야 할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약사로서의 지식이 바탕이 되지만 그 외의 일들이 더 큰 부분입니다.

의료도 서비스입니다. 환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응대하여야 하며 친절해야 합니다. 정확한 조제, 복약지도에 직원 관리, 의약품 결제, 진열 ,재고 관리, 향정신성 의약품 및 오남용 의약품 관리대장 작성등 운영에 관련된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힘든 만큼 배우는 것이 많고 보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Q10 직장 맘으로 세 자녀(2녀 1남)의 어머니인데 자녀 교육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것의 어려움이 이와 같을 것입니다. 약국에 관심을 쏟으면 아이들에게 소홀해지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으면 약국에 소홀해지고,, 아직도 이로 인해 갈등할 때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약국운영과 약관련 지식에 스승님이신 김해승 약사님과 유아교육 전문가이신 어머님(57세, 유치원원장), 조직운영에 있어 군장교 출신의 남편(34세, 대학원재학,사회복지학전공)의 도움으로 어려운 고비를 하나씩 넘어가고 있습니다.

 

 
Q11 하루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오전 8시 30분 출근하여 저녁 6시경 퇴근합니다. 저녁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낸 후 약국이 문을 닫는 밤 10시경 다시 나와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때에 따라 오후에 일찍 퇴근하여 아이들과 신나게 놀 때도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고 엄마의 관심과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12 친절한 모습이 약국의 가장 인상적인 모습인데 약국경영의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약국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몸이나 마음이 불편하신 분이세요. 약을 조제하고 복약지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하지만 그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친절히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의약 용어 중에 “placebo effect(플라시보효과)” 라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증상의 환자에게 같은 약을 투여했을 때, 먹은약에 대해 회복될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복약한 환자가 약효과가 더 좋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친절’이 그분들에게 약에 대한 마음의 효과를 미치리라 기대해 봅니다.

 


Q13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간다면 역시 약학과로 진학하실 건가요? 만약 다른 학과로 진학하고 싶다면 어떤 학과인가요?

18년의 경험과 지식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단 하나의 과를 선택하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최근에는 교육기회가 폭넓게 열려있으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만 있다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전공으로 진학 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 성약사 시집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과 유아원

 
참고로 저는 지금 제 2의 전공인 유아교육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제 1 전공인 약학과 연계하여 지역사회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방과후교실이나 공부방에서 약물오남용에 관해 수업, 대화하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라도 배우고 싶은 분야가 생긴다면 나이가 몇 살이 되든 새로운 전공에 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취재를 하고 계신 김성희 선생님은 60이신데도 서강대학교 방송아카데미에 입학하셔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계십니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지나갔다 후회하지 마시고 다시 도전해 보세요 , 화이팅!!!

 

 
Q14 약학과를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약사라는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편하고 돈 많이 버니까, 소위 ‘화이트칼라’라 선호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사회적 편견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가 약에 대해서 알고 싶고, 약사로서 환자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있다면 대학생활과 약사로서의 사회생활이 만족되고 보람될 것입니다.

 
Q15 아버님이 공무원이셨는데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있는 가정교육은 무엇인가요?

‘칭찬과 매’입니다. 아버지는 결과보다 저의 노력의 과정을 더 격려하시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유아기부터 고등학고 2학년 때까지 저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르쳐주시는 과외선생님이 아버지 셨습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몰라도 돼~ ,이것도 몰라?”가 아니라 “어디 한번 아빠랑 같이 찾아보자” 하며 끊임없이 배움에 대해 격려해주셨습니다.

생활면에서 잘 못했을 때는 매를 드실 때가 있었어요. 매를 드시고 난 뒤에는 항상 아빠의 마음을 말씀해주셨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셨습니다.

저희 세 아이들도 그렇게 키우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가장 큰 재산입니다. 저를 키우며 보여주신 아버지의 모습말입니다.

 


Q16 세 자녀가 있는데, 자녀들이 장차 어떤 직업을 가지기를 원하고 있나요?  

12번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관심이 있고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자아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한 전공과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면 끊임없는 격려를 보낼 것입니다.

 
*성진숙약사는 공주대학교에서 유아교육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약국도 스승이신 김주승약사님과 의논해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2녀 1남의 어머니로서 맏며느리로서 약국을 경영하는 약사로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대학진학할 때와 목표는 조금 달라졌지만 지역사회를위해서 뭔가 도움이 되려고 하는 끝없는 노력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제기사가 약학과를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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