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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유치원을 소개합니다.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아이들이 행복한 유치원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1. 4. 29. 09:00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일본 아동문학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존경 받는 교육자 '하이타니 겐지로'입니다. 17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며 만난 아이들이 중요한 문학적 자산이 되어 많은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그 중 1974년 첫 작품인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는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베인 책으로 작가의 교육적 철학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만 400만부 이상 팔리며 단숨에 일본의 대표작가로 불리우게 됩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은 대부분 읽었는데요.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참으로 따뜻해지고 행복해 집니다. '이렇게 멋진 선생님이 계시구나, 나도 이런 선생님이 되고 싶어'라는 생각과 다짐을 하게 만들구요. 책 속의 주인공인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도 이렇게 사랑스럽게 볼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 책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하이타니 겐지로가 유치원을 세웠더군요. '태양의 아이 유치원'이라는 곳인데 그것도 제가 태어난 해인 1983년에 말입니다. 아주 오래 되었는데 모르고 있었다니...<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수익으로 평소에 꿈꾸던 어린이 교육을 직접 실천하고자 그의 친구들과 유치원을 세운 것이라 합니다. 이 유치원이 하이타니 겐지로의 정신을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얼마 전에 발간 된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을 세우고 2년동안의 기록을 정리한 것으로 그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태양의 아이유치원, 원장도 교사도 모두 평등가 평등한 곳
 

하이타니 겐지로와 함께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한 선생님들은 29년 베테랑 유치원 선생님인 도조 요시코, <1학년 1반 선생님 있잖아요>의 저자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가시마 가즈오, 역시 초등학교 교사이며 <태양의 방귀>를 슨 기시모토 신이치, 화가 츠보야 레이코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현재 학교 교육의 틀을 벗어난 교사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이들을 주축으로 교사들도 채용하는데요 교사 광고문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예술가로서의 어린이, 깊은 인간애를 체득한 생활인으로서의 어린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소중한 생명들이 표현하는 기쁨과 슬픔을 공유함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간집단을 창조한다.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인간적인 공동체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넓은 의미로 본다면 대등하고 자유로우며 낙천적이고 진취적인 놀이터이며, 이곳에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배우며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교사를 구한다는 말합니다.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사람을 고른다는 것이 얼마나 못할짓인지 뼈저리게 느낀다며 굉장히 힘들어 하고, 또 지원자들보다 더욱 안절부절 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많은 괴뇌와 고통으로 뜻을 함께 펼칠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되지요. 그래서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0세부터 6세까지의 원아 120명과 15~17명의 선생님이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회의 시간이 되면 모두가 유치원 운영의 결정권을 평등하게 가진다고 합니다. 원장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함께 의논하고 토론하며 결정하는 방식인 것입니다.

반을 나누는 것에서 부터 아이들의 급식 문제까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합니다. 재주가 있는 선생님께 배우기도 하며 배움을 나눕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충돌이 생기기도 하지만 더 좋은 점을 얻습니다. 
 

흔히 유치원의 운영책임자와 일반선생님들의 의견이 서로 충돌하면 양쪽 다 부담스러운 법이다. 그러나 이때는 부담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모두가 함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부터 이렇게 배우고 함께 의논하는 분위기니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고 배우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얕잡아 본 건물이 아닌 창조성을 발휘 할 수 있는 유치원 건물
 

하이타니 겐지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건물은 대게 아이들을 얕잡아 본 건물이라 말합니다. 건물을 온통 분홍색으로 칠하고 벽에는 스누피 그림에 플라스틱 놀이기구가 있는 건물들 말입니다. 

이런 건물은 아이들의 창조성을 죽인다고도 말합니다. 유치원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으로 어른들이 멋대로 생각한 디자인을 들이밀것이 아니라 되도록 자연에 가까운 재료를 주어 그 재료를 다루거나 표현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모습은 이렇습니다.
 

유치원 건물 벽은 거친 콘크리트 그대로였다. 현관에서 쑥 튀어 나온 덩굴시렁의 포도나무는 그대로 난간이 되고 울타리가 되었다. 놀이기구는 복합 놀이기구로, 모두 직접 만들었다. 이것도 아주 훌륭한 교육기자재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이것저것 마음대로 붙였다 뗐다 할 수도 있고 여러 모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요즘 하나 같이 똑같이 생긴 유치원 놀이터에 비교하면 참으로 부럽습니다. 또 요즘은 놀이터에 흙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고무바닥이지요. 위생에 좋지 않다며 인조잔디를 깔며 환경호르몬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갈수록 아이들의 창의성과 건강은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지요. 근데 이런 생각을 1980년대 부터 했다니 정말 생각할 수록 놀랍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먹는 것'
 

유치원에서 잘 배우고 잘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급식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말합니다.
 

필수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지혜,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조리하는 지혜, 식품첨가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혜, 몸에 해로운 가공식품을 골라내는 지혜등 일일이 꼽자면 끝이 없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음식 하나하나가 생명체라는 점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급식은 중요한 교육 실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1980년대에 세워진 유치원이 이런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벌써부터 하였다니 참으로 믿기지가 않더군요. 무조건 잘 먹는 것이 아닌 좋은 먹거리를 잘 골라 먹어야 함이 좋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이슈가 되어 먹거리에 대해 말하는데 반성할 부분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이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손수 요리를 한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거기에 텃밭 농사까지 짓습니다. 와타나베 선생님은 밭에 가는 일은 '살아 있는 생명'을 배우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음식은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 손수 만드는 것이라는 의식이 조금씩 자리 잡았다. 설사 누군가가 만들어준 음식이라도 거기에는 반드시 많은 사람의 지혜와 노동이 들어가 있음을 깨닫는다면, 아이들은 식사를 통해 정신적으로도 성장할 것이다.

 
물론 아이들과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힘듭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밭일을 억지로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선생님이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귀중한 교육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아이들이 흥미를 갖든 말든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려면 어른이 먼저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려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만날 때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 전 이야기 나누며 마음을 열어 줄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기다림'이 몸에 배지 않으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명령하거나 억누르게 되기 때문이지요. 저에게 참으로 필요한 덕목이지 않아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에게 배우는 선생님들
 

'가르치고 이끄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가 슬픔을 느끼면 그 슬픔을, 고통을 느끼면 그 고통을 힘께 짊어져 주는 것이 가르치고 이끄는 것보다 먼저여야 한다고 하이타니 겐지로는 말합니다. 

또 아이들에게 배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믿는 마음이 반드시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믿는 마음은 아이들과 함께 나아가는 가운데 생겨나므로 아이들과 함께 행동하고 함께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구나, 자라고 있구나' 라는 믿음과 동시에 나자신에게 화가 났습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태양의 아이 유치원 시마타 기요코선생님이 쓴 글입니다. 책속에는 많은 선생님들의 글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보여 준다 생각이 드네요.

이 유치원에는 기요코라는 장애아도 있습니다.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아 생후 15개월 수준인 다섯살 아이입니다. 하지만 장애아라 차별하지 않지요. 장애아와 함께 생활하며 아이들은 서로 도와가며 보살피고, 배려와 기다림, 돌봄과 사랑을 함께 해나간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 갑니다. 더욱 많은 것을 친구들과 선생님은 얻어가지요. 기요코를 소중한 선물로 생각하는 마음 착한 사람들입니다. 

장애아가 반에 있으면 거부감을 가지는 많은 부모들을 보고, 이야기 듣고 합니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생명체 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생명에는 귀하고 천한 것이 없고, 강하고 약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말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
 

어린이는 모두가 시인이라 하지요. 태양의 아이 유치원선생님들은 정말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 줍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란 아이들의 말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하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의 선생님들 중 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없지만 아이들과의 대화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말은 영혼이라는 생각으로...
 
이사람 나 기억하고 있었어
나 그거 손 꼭 잡을 거야

하느님나라에 눈있어요?
비도 있어요?
바람도 있어요?
해님도 보이는 거예요?

데쓰는 나중에 생각해 
그러니까 빨리 이야기 못한단 말이야

있잖아, 코끼리 코딱지는 어디에 있어?

어른들은 아이들을 만나면 "선생님 말씀 잘 들고!",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참으로 많이 전해 듣는데요.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울 것이 아니라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겠다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에게 듣기를 강요하기보다 잘 들어줘야 말 잘하는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요?

장애아까지도 행복한 유치원,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유치원, 잘배우고 잘 놀게 하는 유치원, 이 곳에 다니는 아이들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이런 유치원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드네요. 꼭 읽어 보세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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