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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어려운친구를 외면하지 않는 유치원아이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2. 30. 07:00


어느덧 한해의 마지막 달 12월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어찌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시간이 물처럼 흐른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 세웠던 계획들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마지막 한 달 동안 다 실천할 수 있을까요? 무리겠죠? 내년에는 무리한 계획들은 세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해봅니다.
 
 

연말이나 되어야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게 되고...

 
12월! 겨울이 되고, 여기저기서 캐롤송도 흘러나옵니다. 조금 뒤에는 길거리에 구세준 자선냄비도 나올테지요. 이렇게 추워지고, 성탄절이 다가옴이 느껴지는 연말연시가 되면 어려운 이들이 생각나고, 여기저기서 모금활동과 봉사활동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곤 합니다. 여러 언론에서도 어떤 기업이, 어떤 사람이 얼마를 기부했다더라 말이 나오곤 하지요.
 
그런데 이렇게 추워지면 어려운 이웃들이 더욱 힘든 것 사실이지만 어찌 연말쯤이나 되어서야 주위를 둘러보아야 하나요? 매일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가며 살 수는 없을까요?
 
연말연시에 큰 돈 한번 내고, TV에 나오는 생색내기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진정한 마음이 아닐지언정 그래야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렇더라도 이런 나눔에 대한 것이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성을 가진 나눔이려면 더욱 좋겠지요.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가 되려면 어릴 적부터 나눔을 배우는 문화 속에서 자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경쟁구조에서는 참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등수를 매기고, 점수로 학교가 정해지는 성적위주의 교육, 어려운 취업난으로 친구보다도 더 많은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취업을 해서도 언제나 경쟁, 경쟁입니다. 늘 경쟁 속에서 배우며 살았던 아이들에게 어찌 나의 이익이 아닌 타인의 어려움을 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나의 일이 아니면 나몰라하지 않을까요?
 
 

밥을 먹을 때마다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

 
저희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나눔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생각하다 선분식과 선헌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게 해주기 위함이지요.
 
선분식식사 시간에 음식을 나누는 활동입니다. 나의 음식을 함께 있는 사람들과 나눠먹는 활동이지요. 나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아닌 갈라 먹는 겁니다. 원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옆 사람의 밥에 올려주며 “맛있게 먹어”와 같은 덕담을 하는 건데요. 유치원 아이들이다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을 내어 주기가 힘들겠죠? 그래서 “친구야 뭐 좋아해?” 물어보고 나눠 먹는 활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선헌식돈을 나누는 활동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는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지만 멀리 있는 이웃에게는 그러지 못하지요. 그래서 밥 한 숟가락을 백원으로 생각하고,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그 돈으로 멀리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에게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선생님들이 선헌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배우고, 아이들 또한 자연스럽게 선헌식에 참가하게 하는 것입니다.
 
선헌식으로 모은 돈은 ‘월드비젼’을 통해 월 2만원씩 케냐에 살고 있는 ‘아디오니’라는 여자아이에게 갑니다. 처음에는 우리 유치원아이들 나이였지만 지금은 세월이지나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었습니다. 2만원이면 아디오니는 학교도 다닐 수 있고, 한 달 동안 끼니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작다면 작은 돈인데 아디오니에게는 엄청나게 큰돈이 되는 겁니다.
 
배우고, 먹는 것에는 잘 살고 못살고를 떠나 차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부모에게 태어남이, 그 나라에 태어남이 억울할 뿐이겠지요. 이렇게 유치원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돈이 멀리 있는 어려운 친구를 도와줄 수 있음을 알고, 실천하게 되는 겁니다.
 
 

저금통 배를 갈랐습니다!

 
 
 
얼마 전 아이들과 선헌식으로 모은 저금통의 배를 갈랐습니다. 역시 아이들답게 ‘저금통이 아프겠다’ 말하더군요. 배를 가르는데 한달에 한 번씩은 하는 일이지만 아이들 눈빛은 정말 애처롭습니다. 제가 꼭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것 마냥말입니다. 이 순간만큼은 잔인한 선생이 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아이들답죠?^^
 
아이들과 동전를 분류하고, 돈을 세어 보았습니다. 돈은 21,550원 아이들과 모은 돈이 이렇게나 모였습니다. 다른 반에서도 모으니까 다 모으면 돈이 제법 많겠죠? ‘돈이 남으면 어떻해?’라는 걱정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나라 심장병어린이에게도 후원을 하고 있거든요. 남으면 다음 달을 위해 남겨둬야 합니다. 다음 달에는 적게 모일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 작은 돈이지만 어릴 적부터 어려운 친구를 위해 나눔을 실천할 줄 알고, 대단하죠? 이 아이들이 나눔을 아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여 어렵고, 힘없고, 나약한 이들을 모른척 하지 않는 정의롭고, 훌륭한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후원하는 케냐친구에게 쓴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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