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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어른들만 선거철이 있는게 아니다? 학생들의 선거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30. 08:00



선거철이 한창입니다. 알고 계시다구요? 아니요~~~ 저는 어른들 선거철 말고 학생들 선거를 말씀드린 거예요^^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 이루어지는 학급임원선거, 전교임원선거! 학교마다 선출방식 조건 등은 다 다르지만 어느 학교나 회장선거에 한창입니다. 저는 매년 학교의 선거철이 되면 6년 전 저희반 회장이자 학교 회장이었던 승희가 떠오릅니다. 승희를 통해 회장이란 어떤 존재인지 저도 많이 배운 한해였거든요. 학교와 가까이 있지 않으면 모르는 요즘 학교의 선거 풍토와 저도 존경하는 전교회장 승희 이야기를 통해 학교와 학급 임원이란 어떤 존재이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이지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1. 어린 시절 추억과 비교하는 요즘의 회장선거




“회장”이라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릅니다. 예전에 저희는 반장이라고 했던 것을 요즘은 회장, 부회장이라고 칭합니다. 학급임원 전교 어린이회 임원이라고 이야기하고 회장으로 일반적으로 불립니다.


(1) 회장 후보는 정해져 있다?

제가 어릴 때는 당연히 공부 잘 하는 아이가 회장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회장 후보도 담임선생님이 성적순으로 10명 이렇게 적어주었습니다. 당연히 그런 줄 알았고요. 하지만 리더십의 순서는 성적의 순서는 아닙니다. 또, 공부 잘하는 아이가 학급을 위해 봉사도 잘 하고, 잘 이끄는 것도 꼭 아니죠. 임원 선거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성적순으로 후보를 받는 것은 비민주적인 것입니다. 이에 최근에는 학급 임원 후보의 제한이 없습니다. 학급에 소속되는 반원이라면 누구나 가능하죠.

  
(2) 민주주의 선거의 원칙과 같은 전교회장 선거

실제로 우리나라의 피선거권을 아십니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일정 연령 이상이면 누구나 입후보가 가능합니다. 최근의 전교회장 선거도 많이 이러한 원칙을 따릅니다. 학교마다 규정이 달라서 학급 회장으로 당선된 학생 중에 전교회장에 입후보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 학급 회장 선거 전에 전교회장 선거를 먼저 치루고 전교 회장, 부회장이 된 학생에게 학급 회장 선거 없이 학급 회장이 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지금 저희 학교 경우는 학급 임원 여부와 상관없이 전교회장의 경우라면 일정 학년(보통 전교 회장은 6학년, 전교 부회장은 5학년 학생 중 누구나)에 해당되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학급임원의 수, 전교 회장 후보의 선택 등 이 모든 것은 학기말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의 의견에 따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임원의 수, 선출 방식에 따라 다음해의 임원의 수 및 선출, 운영 방식이 결정 되는 것입니다. 


(3) 아이들도 선거유세를 한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선거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의 원리와 대한민국 선거의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이에 전교회장 선거의 경우 정해진 유세 기간에 벽보도 부착하고, 공략도 내세우고, 거리 연설도 합니다. 점심시간 식당 앞에서 빨리 밥을 먹고 입후보 한 친구를 도와 유세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학교에 대한 공략을 내세우고, 노래도 부르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미래의 당당한 정치인을 보는 듯합니다.


(4) 공부 잘 하는 아이가 회장이 된다?

실제로 제가 어릴 때는 당연히 공부 잘하는 아이가 회장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입후보도 성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듯이, 당선 결과도 성적과는 무관합니다. 실제로 등수를 매기는 시험이 존재하지 않기에 누가 1등인지 아이들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학급임원이라는 자리와 성적이 무관하다는 정도는 누구나 압니다. 그렇다면 어떤 아이들이 회장이 될까요? 사실 저학년들의 경우는 회장선거를 많이 경험하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특히 1학기 선거는 반이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치루지 않기에 소견발표가 중요합니다. 회장이 되고자 하는 아이는 원고를 가다듬고 소견발표를 열심히 준비한다면 좋겠죠.

하지만 고학년의 경우나 2학기 선거의 경우는 자신의 성품과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몇 년간 알아온 친구들과 같은 학급이 되는 경우가 많은 고학년, 한 학기동안 친구들을 보아온 2학기 선거에서는 아이들 사이에서도 어떤 친구가 회장감(?)이라는 것을 암암리에 알고 있습니다.

즉, 학급임원이 되고자 하는 아이는 평소 바른 성품과 학급임원에 맡는 역할을 꾸준히 행해야 합니다. 선거 전 며칠만 바르게 행동한다고 친구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죠. 즉, 배려 잘 하고, 모범적이며, 리더십이 있는 친구들이 회장에 당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학생들은 체육시간을 중시해서 체육 시간에 좋은 운동신경으로 규율을 지키며, 리더십 있게 행동하는 친구를 좋아하는 경향이 많더라고요. 
  

(5) 최첨단을 걷는 학교, 전자투표

 최근 많은 학교에서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자신이 부여받은 전자투표 로그인 번호를 가지고, 컴퓨터실로 이동해 전자투표 프로그램에 로그인 한 후 전자투표를 하는 것이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표 시간을 줄이고, 실시간으로 선거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 전자투표 현장을 보면서 미래의 투표 방식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 

  

2. 임원선거 전 정말 중요한 교사의 역할


 
 
임원선거 전에 철저하게 공정 선거를 이야기합니다. “회장은 봉사직이다.” “우리 학급을 위해 봉사하고, 학급을 잘 이끌 친구를 뽑아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심사숙고해서 회장을 선출합니다. 실제로 교사의 공정선거의 중요성, 학급인원의 역할과 그 영향, 앞으로의 1년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이 정말 선거의 취지에 맞게 선출을 하는 것을 보면 대견할 정도입니다. 선거 후 한 친구가 일기에 쓰여 있던 글입니다.

“정말 친한 친구도 나를 뽑지 않았다. 내가 다른 친구들을 작년에 약한 친구들을 괴롭힌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친하기는 하지만 힘이 세고, 친하다고 뽑아줄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한 친구를 통해 앞으로 친구들에게 잘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교사의 한 마디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선거 전 어떤 친구를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한 마디에 바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말 이외에 개인적인 어떠한 언급도 해서는 안 됩니다. 후보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것, 특정 후보를 칭찬 하는 것, 농담 등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언급을 피하고, 선출 후로 미뤄야 합니다. 

 

3. 어린이들에게 배워야 할 공정선거




“전교회장에 출마한 언니 오빠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어요. 저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학교생활을 해서 내년에 부회장 선거에 나가고 싶어요. 특히 양심을 걸고 공략을 지키겠다는 말이 와 닿았어요.”라고 이야기 한 4학년 어린이.

“작년에 언니오빠들이 선거하는 모습을 보고 출마를 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5학년 전교 부회장 후보 어린이.

“친한 친구가 있지만 그 친구보다는 학교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만큼 바른 생활과, 학교를 위한 공략을 펼치는 친구를 뽑았습니다.”라는 6학년 어린이.

“회장은 봉사직입니다. 이 빗자루처럼 열심히 궂은일을 하겠습니다.”라고 빗자루를 들고 나와서 성명 발표를 하는 어린이.

“임원은 높은 것이 아닙니다.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서 함께 하는 것이에요.”라고 이야기하고, 이를 1년간 실천한 어린이.


어린이들의 선거 과정을 보면 우리 어른들이 배워야 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됩니다. 같은 학급이라고, 친하다고 뽑는 것이 아니라 공략을 듣고, 학교를 위해 봉사 할 수 있는 후보 중에서 선택을 했다는 어린이들의 바른 마음이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입후보권이 없는 4학년 어린이들이 이번에 입후보한 선후배의 모습과, 그 선배들이 1년간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학교 임원에 대한 바른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 매우 바람직해 보였습니다. 


4. 회장이 된 후- 회장턱(?)이 꼭 있어야 할까? 




사실 우리의 선거 문화에 대해서 꼭 생각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바로 회장턱입니다. 저학년은 많은 해를 겪지 않아서 아이들이 모르지만 고학년의 경우 친구가 학급 회장에 당선되고 나면 아이들이 “한턱내.” “우리한테 뭐 사 줄 거야.” “피자!!” “빵!!” 등을 요구합니다. 자신들이 뽑아준 것이 대단한 것인 냥, 아이들에게 뭘 대접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 냥 당당하게 요구하는 학급의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회장이 봉사직인데, 왜 너희들에게 무언가를 주어야 하니?”

“너희들은 소중한 너희의 한 표를 빵이랑 바꾸고 싶니? 너희는 빵을 위해 투표한 거니, 1년의 우리 학급을 위해 투표한 거니?”라고 이야기하면 반성을 하지만 “매년 그랬는데,”라고 이야기 하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습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그런 것을 일체 금지하는 저를 보고 학급 임원 엄마들은 걱정을 하곤 합니다. “다른 엄마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인습은 없어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못된 풍토라면 당연히 없애야죠. 한 학기 동안 봉사를 해야 사람이 왜 물질적인 것까지 내야하는 것일까요? 물질적인 것을 받고자 하는 어린이나, 물질적인 것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속에는 회장이 무슨 특권직이며, 큰 권리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빵 등의 작은 물질적인 것에 회장을 자신과 같은 친구가 아닌 자신 위에서 군림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으니?”라는 말에 아이들은 회장의 역할과 의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이해합니다. 


5. 자랑스러운 나의 영원한 전교회장 승희 이야기


6년 전 나의 제가 승희는 처음에 만났을 때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시인가?”느낄 정도로 한쪽 눈의 시선이 어색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고 며칠 만에 당차고 바른 그 아이의 행동 속에서 무언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범적인 언행과, 모둠원을 이끄는 리더십, 그리고 무엇보다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음에도 이에 좌절하기 보다는 성실히 임하고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학급 아이들에 대한 파악이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학급 임원선거 결과 승희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학급 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전교회장에도 입후보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 후 승희 엄마에게 들려온 연락을 통해 승희가 3살 때 눈에 암이 와서 현재 한쪽 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쪽 눈이 의안이고, 너무 어린 시절 수술과 입원으로 몸이 안 좋아서, 공부도 많이 쳐지고 여전히 몸도 약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승희 어머니는 승희의 학교생활에 욕심도 없고, 회장도 안 했으면 한다고 합니다. 특히 전교 회장은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제야 너무 마른 몸, 성실히 공부를 함에도 잘 나오지 않은 성적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는 승희 엄마의 전교 회장 만류 이유. “전교 회장 엄마는 학교에 많이 봉사도 하고, 돈도 들지 않나요?” 

참 부끄러운 학교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가 회장인 것이지. 엄마가 회장은 아닙니다. 아이가 회장이라고 엄마가 학교에서 봉사를 하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봉사를 하는 것은 승희 하나로 충분하니까 걱정 마시고 아이가 원하면 입후보 하게 해 주세요.”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렇게 승희는 전교 회장이 되었고, 승희가 회장이 된 후 아이가 전교 회장이면 엄마가 꼭 학부모 단체를 해야 한다는 관행은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승희는 건강하게 지금 고3입니다. 자신 같이 몸이 아픈 아이를 가르치는 특수 유치원 교사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승희. 한쪽 눈으로 당당하게 회장이 되고, 6단 뜀틀을 뛰어넘던 승희의 용기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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