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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가족과 함께 대구 올레길을 걸어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4. 26. 13:00

봄이 되니 걷기에 좋은 길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운전을 최대한 하지 않고 늘 아이들과도 최대한 걷는 시간을 확보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등산은 아직 힘들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부담 없이 걷고 싶을 때는 팔공산 자락 대구 올레길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구 올레 팔공산 코스는 현재 8개의 코스가 개발되어 있으며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주중에는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는 시민의 사랑을 받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고려를 세운 왕건의 이야기가 굽이굽이 - 대구 올레 2코스

팔공산 대구 올레길은 1코스부터 재작년 겨울 무렵 처음으로 걸어보았습니다. 1코스는 가벼운 산책 정도로 걸을 수 있는 짧은 코스여서 좋았고 2코스는 고려의 건국에 관한 이야기와 팔공산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면서 3시간 정도를 소요되니 걷는 맛이 있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2코스를 다시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출발지인 신숭겸 장군 유적지 일대인 왕산은 그 옛날 태조 왕건과 후백제의 견훤이 치열한 공산전투를 벌인 곳입니다. 신숭겸 장군이 수세에 몰린 왕건을 구하고자 왕의 옷을 입고 싸우다 전사한 곳이기도 합니다. 신숭겸 장군을 기리는 동상 앞에서 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또한, 신숭겸 장군은 활을 잘 쏘는 명궁 장수로 날아가는 다섯 마리의 새를 한꺼번에 명중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것도 얘기해주었습니다. 공산전투가 일어난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이 일대에서 일어났다는 말에 아이들은 천 년도 전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듯 두리번거리며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맑은 하늘 노래를 들으며 걸었던 길 -왕건 전망대까지

왕건이 반야월에 이르자 하늘에 떠있는 달이 반달이길래 반야월이 부르게 되었다는 등 대구 일대에 얽힌 왕건과 지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길은 한실골로 접어들었습니다. 한실 골은 환경친화적인 임도를 조성한 곳으로 길의 초입과 중간쯤에 쉼터도 두 군데 있습니다. 

벚나무 위에서 벌들은 윙윙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고 벚꽃잎은 소리도 없이 비가 내리듯 살며시 땅 위로 흩날리는 길은 참으로 환상적이었습니다. 걸어가는 길 한쪽으로는 벚나무가 줄지어 분홍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한쪽에는 개나리가 노란색으로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쉼터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부부,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 가족들과 함께 빛나는 봄날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자 만디 체육시설이라는 표지판의 간이 체육공원이 나왔습니다. 만디는 경상도 사투리로 높은 언덕을 의미하는데 동네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기구들이 놓여있어 한 시간 넘게 걷느라 지루해진 아이들과 몸풀기도 했습니다. 


만디 체육시설을 지나 조금 더 걷자 왕건 전망대가 나왔습니다. 이 전망대에 서면 팔공산 자락의 동봉과 서봉 신녕재 구암마을 등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멋진 전망대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명씩 전망대에 서서 팔공산 자락을 내려다보며 드는 생각은 왕건이 부하들과 이 길에 서 있었다면 삼국을 통일해 새 나라를 건국하고 싶은 마음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팔공산 자락과 탁 트인 전망, 불어오는 살랑살랑 봄바람은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 걷자 열재라는 고개가 나왔습니다. 걸으면 열이 나는 고개라서 열재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길가에는 어린 쑥이 가득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각시붓꽃, 제비꽃, 할미꽃, 진달래, 박태기나무꽃 등 많은 봄꽃을 만났습니다. 할미꽃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는 아이들! 나름 산으로 들로 데리고 다닌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에게 자연은 조금 멀리 있었나 봅니다. 

 

정겨운 시골 용진마을을 거쳐 노태우 생가까지

좁은 오솔길이 나타나고 정겨운 시골 마을도 보입니다. 용진마을에는 풀어놓고 키우는 토종닭, 개울에는 수도 없이 노니는 피라미, 지나가다 낮은 담벼락 안으로 보이는 마당에는 튤립, 수선화, 해당화 등 봄이 환하게 피어있었습니다. 과수원 근처 풀밭에 돗자리를 펴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돌아서니 분홍빛 꽃망울로 가득한 복사꽃 정원이 나타났습니다. 노태우 생가에 들어서니 봄을 맞아 도배도 하고 색칠도 새로 하는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안에서 느끼는 봄! 운전하다가 만나는 봄! TV 속에서 만나는 봄! 그 많은 봄의 풍경 가운데 가장 좋은 풍경은 온 가족이 함께 걸으면서 만나는 봄이었습니다. 팔공산에 오시면 꼭 대구 올레길을 한 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대구의 새로운 매력 팔공산의 새로운 매력을 만나는 길, 온 가족이 함께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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