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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상담 해볼까?

대한민국 교육부 2013. 6. 7. 11:00

요즘 청소년들의 고민이 정말 많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학업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교우관계에 대한 고민, 부모님 및 선생님과의 갈등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특히 교우관계나 선생님과의 갈등으로 비롯한 고민은 결국 학교 구성원끼리의 '소통'과 '관계'의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요. '소통'과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에는 '또래상담'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상담이 아닌 또래끼리의 상담을 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또래상담은 '일정한 훈련을 받은 청소년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른 또래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을 돕는 것'입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1994년부터 청소년 대상 또래상담자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국적으로 초, 중, 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프로그램이 [솔리언 또래상담] 입니다.

<솔리언또래상담 프로그램 지도자 지침서>< 학교또래상담 운영지침서>

또래상담자로 선발된 학생들은 사전에 10~12시간 상담 관련 교육을 받습니다. 사전 교육을 통해 또래상담자들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와 능력을 습득할 수 있게 됩니다. 또래상담자로 선발된 학생끼리도 친해지기 위해 자기소개나 게임활동을 통해 먼저 친해지는 '친교의 시간'도 갖습니다. 다른 또래들과 좋은 친구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고, 친구들과 의사소통을 잘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 등 다양한 상담 관련 교육을 받고 나면 본격적인 또래상담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또래상담자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초등학생은 대부분 남학생 상담자는 또래 남학생을 주로 상담하고, 여학생 상담자는 또래 여학생을 주로 상담한다고 합니다. 또래상담을 주로 점심시간에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우선 쉬는 시간은 10분밖에 되지 않아 진지한 상담이 힘들고, 방과 후에는 친구들의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상담할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에 운동장 쉼터나 교실 등 조용한 장소에서 상담활동을 하는데, 또래상담을 위한 상담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활동하는 또래상담자들은 주변의 친구들이 필요로 하는 지지적인 도움을 제공할 기회와 기쁨을 갖게 되는 점이 정말 좋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상담하면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경험을 통해 또래상담자 자신도 반성하게 되고 자기 성장도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올해 또래상담을 할 때에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학급에서 소외된 친구를 중심으로 친한 친구 되어주는 것 등을 중점적으로 해 보자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학급 내에서의 친구들의 관계를 먼저 살펴보고 대화하는 기본자세를 더 익히고 싶다고 했습니다. 덧붙여 친구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 또래상담자들끼리 상담했던 경험을 공유하여 친구를 돕는 방법을 알아보자고 했습니다.

또래상담을 받아본 친구들은 어떨까요? 또래상담을 직접 받아본 아이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작년에 또래상담을 받은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속에 있는 말을 친구에게 터놓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쉽게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을 또래상담자에게 이야기하니 기쁘기도 하고 속이 시원했다고 합니다. 또래상담자들은 비밀을 잘 지켜주기 때문에 모든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또래상담을 하면서 '친구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자기도 기회가 된다면 또래상담자로서 활동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또래상담을 하고 있으면 다른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 괜히 오해하고 하고 의심을 하기도 해서 또래상담을 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이 학교에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야기했습니다.

 

또래상담을 받은 친구들의 가장 큰 변화는 '학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한다.'라는 것입니다. 예전보다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좀 더 높아졌고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자기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힘든 점을 친구에게 터놓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변화의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또래상담자가 상담을 즐겁게 생각하고 뿌듯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또래상담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습니다. 어리다고 생각했던 초등학생이 또래상담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고 대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또래상담이 지속해서 시행되어 위 클래스와 함께 상담의 두 축을 형성하여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으면 합니다.

 

또래상담은 국가에서도 적극 장려하는 정책 중의 하나입니다. 교육부를 비롯한 여성가족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협력해서 추진하는 업무입니다. '학생중심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또래끼리의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는 '학생자치'의 근본이 됩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또래상담'은 앞으로 적극 장려하고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고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치유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상처받은 아이는 정말 괴롭고 힘이 듭니다. 또래상담은 친구가 힘든 순간에 다른 친구가 옆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는 부모나 교사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친구가 지속해서 관심을 쏟기 때문에 문제의 사후처방이 아닌, 사전예방 및 보호에 효과가 있습니다. 학교현장에서도 선생님이나 학부모의 개입 없이 학생끼리의 문제, 학교폭력, 자살, 따돌림 등의 문제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더 많은 학교에서 또래상담이 자리를 잡아 학생중심의 학교 문화가 조성되는 데 이바지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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