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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우리들은 1학년] 입학후, 적응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4. 3. 19. 13:00

가방 메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어떠신가요?
[우리들은 1학년] 입학후, 적응기
학부모 I 긴장 I 웃음 I 축하 I 담임선생님 I 학교 준비물 I 알림장 I 설렘

룰루랄라~ 가방 메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어떠신가요? 정말 대견하고 기특하지요? 이번에 돼지띠 친구들이 학교에 입학하는 해입니다. 7세 한해 동안 내내 엄마와 함께 집에서 지냈던 아들은 이 시간을 정말 기다렸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선생님과 공부하는 자신이 그리던 미래가 있나 봅니다.

<입학식날 자신의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6학년 선배가 1학년 후배를 업어주는 모습>

3월 3일, 드디어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긴장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없고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친구를 발견해서 즐거운 대화가 이어지고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6학년 언니, 오빠들이 나와서 축하해주고 그 의미로 업고 강당을 한 바퀴 도는데 마른 형이 통통한 동생을 업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즐겁게 어부바해주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는 영문도 모른 체 그저 형의 등위에서 한 바퀴 도는 게 신 나는 모양입니다. 교장 선생님 말씀이 이어지고 학교에서 신입생들을 위해 멋진 오카리나도 선물로 주셨습니다. 두 시간여의 시간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는 이미 적응이 된 상태로 보였습니다. 담임선생님도 20년 베테랑이신 분인데 아이들이 우선이 될 것이고 하나하나 챙겨보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에 믿음이 갔습니다. 20년의 경력을 자랑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면 실망하고 나왔을 것입니다.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학부모 입장에선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학교 준비물>

 

아이와 집으로 돌아와 내일부터 다닐 학교 준비물을 준비했습니다. 마트에서 필요한 것을 조금 사고 이미 가지고 있는 필기구류를 먼저 쓰는 게 좋다고 생각돼 아이와 함께 스티커 붙이기 작업을 했습니다. 준비물을 보니 이제 좀 실감이 나는지 내일이 정말 기대된다며 웃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등교하는 중>

 

드디어, 여느 아침과 똑같이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씻고 아빠랑 엄마랑 모두 함께 학교로 향했습니다. 가방을 멘 아이의 발걸음엔 설렘이 보였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공부를 할지, 어떤 얘기를 할지 등 아이는 가까운 등굣길에도 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1학년으로서 뭐든지 스스로 하는 법을 알아야 할 때라 가방 메는 것부터 실내화 갈아신고 교실 찾아가서 주머니 놓고 자신의 명찰이 있는 곳에 앉기까지 아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데 선생님 안내에 따라 잘 움직여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무사히 일주일이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사이 집에 올 때마다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친구들은 사귀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등 질문세례를 하면 항상 긍정적인 대답에 부모 입장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학교 2주 다닌 아이의 이야기

-엄마, 첫날은 선생님이 웃으시기만 했는데 둘째 날 호랑이 표정이 나왔어. 어떤 애가 떠들었거든.

-선생님이 우리 모두 말씀 잘 들으면 사탕을 선물로 주셔. 난 안 먹어서 내 뒤에 앉은 아이한테 줬어. 사탕을 좋아하더라. 그 모습 보니까 또 주고 싶었어.

-오늘은 친구 4명 사귀었어. 남자친구 3명, 여자친구 1명. 근데, 내 짝은 나만 보면 눈을 흘기는 것 같아. 아직 말도 많이 안 해봤어. 안하게 되더라. 그래서 뒤에 있는 애들이랑 놀아.

(어느 날, 제가 학교에 데리러 갔을 때 짝을 만나게 되었어요. 친구에게 사탕 꾸러미선물을 주라고 보냈는데 그걸 건네고 있더군요. 아이의 표정은 아주 좋아 보였어요. 아마도 그전엔 낯선 환경에 서먹하니까 그랬을 것 같아요.)

-엄마, OO랑 토요일에 놀이터에서 놀기로 했어. 선생님이랑 수학 공부하면 좋겠어. 근데 아직은 안 한데. 지금은 국어 쓰기하고 있어. 그것도 재미있긴 해. 도서관에 이제 출입할 수 있대. 그래서 이제 학교 끝나면 한 시간씩 도서관에 갈래. 알았지?


<학교놀이터에서>

그리고 2주째 되면서 아이는 여전히 즐겁다고 이야기하는데 왠지 엄마인 제가 뭔가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것저것 많이 하는 아이도 아닌데 시간활용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아이의 체력이 그전보다는 쉽게 피로해진다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비 오는 어느 날,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우산이 없는 채로 데리러 갔습니다. 아이는 우산 없이 비 맞고 온 엄마 모습이 꽤 이상하게 보였나 봅니다. '우리 누가 집에 빨리 가는지 달려가 보자!'라고 제안했더니 그제야 얼굴이 활짝 핍니다. 신 나게 웃고 달렸더니 몸도 마음도 상쾌한 기분이 들고 아이랑 씻고 뜨끈한 방에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별다른 일도 없고 잘 지내고 있는 아이는 이미 학교에 적응했지만 어쩌면 부모는 이제야 적응을 하나 봅니다. 부모 입장에선 그동안 대화도 예전보다 뜸해서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나 봅니다. 아이랑 누워서 아이를 꼭 껴안고 입맞춤을 해주면서 아이가 엄마의 사랑이 필요하듯 엄마인 나도 아이의 사랑이 필요했음을 배웠고 '우리들은 1학년'인 아이들이 학교에 일주일간 사이에 많이 성장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함께 학부모 1년 차로 성장하는 거겠지요?

<알림장>

오늘도 아이는 알림장을 가져와 제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전 흐뭇한 미소로 아이의 글씨를 바라보며 내일을 함께 준비해줍니다. 하나하나 해나가는 아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아직은 학부모로서는 초보지만 그동안 즐거운 양육을 해 온 베테랑 엄마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제게도 칭찬해주는 1년을 보낼 생각입니다.

  

오늘, 어떤 분이 제게 그랬습니다.

'아들 학교 다녀서 이제 좀 한가해졌겠네?'

제 대답은 '네. 몸은 한가한데 마음이 분주해요.'

저처럼 마음이 분주하신 학부모님들, 학생처럼 학부모도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하나씩 선생님의 리드에 맞춰 학교라는 집단에 새로운 위치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경험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렇게 여유를 하나씩 찾아가려고 합니다. 2014년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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