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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대한민국 교육부 2015. 7. 3. 10:54


예술고등학교 문예

창작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 학생들의 생생한 문예창작 이야기-




한 고등학교의 쉬는 시간 풍경입니다. 어쩐지 낯선 풍경처럼 느껴지시지요. 사진에 나온 반 학생들은 모두 학교에 노트북을 가지고 다닙니다. 마치 미래의 교과서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사진 속 학생들은 고양 예술고등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늘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그 속에 자신의 창작물을 써서 넣어둡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문학을 공부하고 시, 소설 등을 창작하면서 자신들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혹시 전국에 문예창작과가 있는 학교가 딱 두 군데뿐이라는 것 아시나요? 고등학교 문예창작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저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 고양예술고 친구들을 취재해 보았습니다.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벌써부터 흥미진진한데요. 함께 그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 문예창작과에서는 어떻게 공부할까?



이곳은 학생들이 문학을 공부하는 문학실입니다. 40여명의 학생들은 실기 시간이 되면 4개의 반으로 갈라져 수업을 듣게 됩니다. 소수정예로 집중 수업을 하기 때문인데요, 각자의 반에서 문학 작품 읽기, 창작 수업, 합평, 시사 세미나, 작가론, 작품론 등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규 수업 4시간, 저녁 레슨 3시간으로 구성되어 일주일에 두 번씩 수업이 있으니 꽤 긴 시간이죠?

정규 수업시간에는 좋아하는 작가를 조사해서 발표하는 작가론을 하거나 문학 작품을 읽습니다. 각 반마다 차이점이 있지만 다같이 작품을 읽고 그 작품에 대해 비평을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본인의 작품을 돌아본답니다. 저녁 레슨 시간은 보통 대회나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정규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을 해 보는 셈이지요.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의 말입니다.

"저를 가장 발전시키는 것은 합평이에요. 친구들과 제 작품을 두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좋은 소재가 추가되기도 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기도 해요.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은 선생님만큼이나 도움이 되는 존재랍니다."

또 다른 학생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항상 상 받을 만큼의 수준 높은 작품을 쓰는 건 아니지만, 제 자신이 즐기면서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고 그래야 백일장에 나가도 보람을 느낄 수 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문예창작과 친구들은 글 쓰는 일이 좋고 재밌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그만큼 힘든 일도 많이 따른다고 하는데요. 

“편안한 일만은 아니에요. 일반고 학생들처럼 야간자율학습이나 주말자율학습을 하진 않지만 저녁 레슨 수업을 받아야 하고, 주말이면 백일장도 나가야 하죠. 가까운 경기도부터 춘천, 부산, 진주까지 지역을 구분하지 않아요.”


이 학생들이 그렇게 백일장을 많이 나가고, 멀리까지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물어봤습니다.



학생들이 백일장에 참가하여 급하게 끼니를 때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학생들이 얼마나 정신없이 백일장에 쫓아다니며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전국에 있는 많은 학생들과 실력을 겨뤄봄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참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백일장에 참가하면 공부가 많이 돼요. 제가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친구가 상을 받으면 기뻐요. 한편으론 자극도 되고요. 이 친구들이야말로 정말 좋은 경쟁자들입니다. 때론 좌절할 때도 있지만 졸업하더라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주말마다 백일장을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문학을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뛰는 학생들의 발 



백일장을 나가는 것 외에도 ‘진짜 문학’을 하기 위해 이 친구들은 매일 노력하고 달리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자판을 두드린다고 좋은 글이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인데요. 쓰고 싶은 소재가 생기면 더 세심한 표현을 하기 위해 소재와 관련된 현장에 직접 나가곤 한답니다. 인물과 인터뷰를 하고 쓰고 싶은 현장은 사진에 담고, 또 체험할 수 있는 건 직접 손으로 느껴봅니다.

“더 좋은 창작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들을 직접 보고 느껴야 하죠.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생생한 글, 공감 가는 글, 감동이 있는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안산역에 소재를 찾으러 갔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안산역에는 외국인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학생은 음식을 꼭 한 번씩 먹어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한 숟가락을 목으로 넘기는 순간! 향신료 냄새가 너무 심해서 먹을 수 없었다고 해요. 소설은 국적을 뛰어넘어 공감대를 가질 수 있지만, 음식은 도저히 그 벽을 넘을 수가 없겠다고 말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힘들었겠지만 지금 이렇게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건 이들에게 또 다른 공부고 추억거리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오늘도 직접 피부로 느낀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고등학생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지 않으신가요?^^


■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 ‘문학제’



학생들이 고교 시절 3년 중 가장 큰 행사로 여기는 축제는 문학제입니다. 2학년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 축제는 거의 6개월 가까이 준비하는 행사인데요. 학생들의 글이 담겨있는 문집 소개와 창작 작품 발표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시와 소설을 낭송하는 자리에서 벗어나 시극, 연극, 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상 등 꽤 다양한 창작 작품을 발표합니다. 이 축제는 선후배의 축하를 받으며 매년 가을에 열고 있는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와서 참석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문학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 대해 조금 관심이 생기셨나요? 한편으로는 문학을 일찍부터 배우는 학생들에 대해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편견을 깨고 본다면 이 학생들도 보통의 학생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는 늘 말합니다. "누가 뭐라 하든 끝까지 예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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