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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영법이 하는 거짓말

대한민국 교육부 2015. 11. 18. 10:25

투영법이 하는

거짓말



■ 지구의 모습을 종이 위에 그대로 담을 수는 없을까?

아무리 조심스럽게 해도 귤 껍질을 온전한 모양의 사각형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느 한 곳은 찢어지고 벌어지게 되지요. 마찬가지로 둥근 구 모양의 지구를 지도에 표현하려면 어쩔 수 없이 특정 지역의 모양을 다르게 그리거나 크기를 바꾸어 그려야 합니다. 이로 인해 지도 위에 표시된 여러 지점 사이의 각도, 거리, 땅의 모양, 면적 등이 실제와 다르게 그려집니다.


입체인 지구의 모습을 평면으로 옮겨 표현하는 것을 투영법 또는 도법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세계지도나 우리나라 전도의 경우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6세기 네덜란드의 지리학자인 메르카토르는 전 세계의 모습을 한 장의 지도 안에 모두 담으려 하였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딴 메르카토르 도법을 생각해 내게 되었습니다.


▲ 메르카토르 도법(출처: 에듀넷)


메르카토르는 극지방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경선의 간격을 일정하게 맞추고 경선과 수직으로 위선이 만나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볼록한 입체인 지구를 평평한 평면에 옮겨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르카토르의 지도는 신대륙을 찾아 탐험을 떠나는 사람들이나 항해를 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습니다. 출발하는 곳과 가고자 하는 곳을 직선으로 연결한 뒤 이 방향을 따라 계속 항해를 하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도에 나타난 거리가 실제 거리와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탐험가들과 군주들에게 메르카토르의 지도는 보물 상자를 여는 열쇠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해 그린 세계지도(출처: 에듀넷)


실제로는 극지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경선의 간격을 적도지방과 동일하도록 맞추어 지도를 만들다보니, 넓어진 경선의 간격만큼 극지방의 면적이 넓게 그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한 지도는 극지방으로 갈수록 면적이 넓어 보인답니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지도에서 그린란드는 남아메리카만큼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아메리카의 1/8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남극대륙은 지도 아래쪽에 넓게 자리잡고 있어 마치 가장 넓은 대륙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도와 중국을 합친 것 정도의 넓이로 러시아보다도 작은 대륙입니다.


이렇듯 메르카토르 도법은 극지방으로 올라갈수록 면적의 왜곡이 심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정치적인 목적으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19세기 영국은 대영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한 세계지도에 자신들의 식민지를 표시해 곳곳에 걸어두었습니다. 또 소련과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들의 위상을 나타내기 위해, 캐나다나 미국 등 비교적 북쪽에 위치한 국가들은 자국의 강하고 큰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한 지도를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한편, 냉전시대 미국에서는 소련이 크게 나타나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를 일부러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그 지도는 사람들을 속이고 있어!

사람들은 메르카토르 도법이 면적의 왜곡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은 모르는 채 이 지도를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도에 익숙해지면서 미국과 캐나다, 유럽과 러시아, 중국 등은 실제보다 넓은 영토를 가진 국가로 인식되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국가의 힘과 연관시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지적한 사람이 바로 독일의 역사학자 페터스입니다.


페터스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만든 지도가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을 중심으로 크게 그려져 있어 서구 우월주위를 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제3세계, 개발도상국들을 작게 그림으로서 식민주의를 정당화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세계를 동등한 시각에서 보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페터스는 이러한 자신의 주장을 담아 제임스 골이 만든 지도를 바탕으로 각 나라 면적의 상대적 비율을 비교적 정확하게 나타낸 페터스 도법의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 페티스 도법을 사용해 그린 세계지도(출처: 에듀넷)


페터스 도법은 사람들에게 세상의 중심이 더 이상 서구 열강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넓은 나라라고 생각했던 유럽도 실제로는 남아메리카보다 훨씬 작고, 미국령인 알래스카도 인도보다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지도와 페터스 도법으로 그린 지도를 비교해서 보면 메르카토르 지도가 면적의 왜곡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메르카토르 지도에서는 아주 크게 보이는 러시아도 페터스 도법의 지도에서는 옆으로 길게 나타나 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크기도 서로 다릅니다. 메르카토르 지도에서 봤을 때 훨씬 크게 보이지요. 이 지도를 보고 나면, 캐나다와 미국이 메르카토르 지도에서 비정상적으로 크게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페터스 도법의 지도는 이전에는 관심을 받지 못하던 제3세계 나라들이 상대적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유네스코나 종교 단체와 같이 제3세계와 연관된 단체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페터스 도법 역시 단점은 있습니다. 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는 면적의 상대적 비율을 중심으로 나타낸 것이어서 각 지역 간의 방향이나 모양이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이 실제보다 길게 보이는 것이 그 예입니다.


페터스가 제안한 지도 역시 완벽한 지도는 아니지만 지도가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만든 사람의 의도와 관점을 담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도의 왜곡, 그 자체는 지도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입니다. 메르카토르 지도 또한 어떤 분야에서는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도이지요. 즉,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도를 볼 때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도를 사용하는가’를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랍니다.



[자료출처: 에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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