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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스트레스 저항성 식물'이 지구 지킨다

대한민국 교육부 2009. 6. 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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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지구의 사막화를 막아라!”
앞으로 사람이 아닌 식물에게 이런 막중한 임무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사막화가 가속되면서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식물이 절실히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름하여‘스트레스 저항성 식물’이 그것이다. 현재 진행 중이자 앞으로 더 심각해질 고온·건조한 상황에 적응하고 더 이상의 극한 환경을 예방해줄 강력한 식물, 그 비밀은 과연 어디에 숨어있는 것일까.


식물 스트레스 ‘샤페론’이 잡아준다
영화 속 ‘슈퍼맨’을 보면 평상시에는 평범하지만 위기의 순간, 주인공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놀라운 점은 식물에게도 이러한 초인적인 기질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평상시에는 발현되지 않다가 극한 상황에 처하면 구조와 기능이 180°변신하는 ‘티오레독신계열 단백질(AtTDX)’, 일명 ‘샤페론 단백질(Chaperon Protein)’이 그것이다. 샤페론은 식물 생체 내에서 경호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위험한 상황에서는 경호원이 많을 수록 안전하듯이 식물도 샤페론 단백질이 많을수록 극한 환경에서 안전태세를 강화할 수 있다.

이 단백질은 스트레스가 없는 평상시에는 산화-환원 반응을 촉매하는 일반적인 기능을 수행하다가 식물체가 고온과 건조 등의 환경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흩어졌던 단백질 수백 개가 순식간에 모여 마치 축구공 모양의 거대분자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샤페론 기능을 획득해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수많은 생체 내 고분자들의 변성을 막고 식물체를 보호하게 된다.

샤페론 단백질인 스트레스 저항성 유전자를 분리해 포플러나 잔디 등 유용식물체에 발현시키면 고온, 저온, 건조, 염해 등의 다양한 환경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갖는 맞춤형 식물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트레스 저항성 식물을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에 식재하면 사막화도 막고 식량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상대 환경생명연구센터 이상열 교수는“스트레스 저항성 유전자를 이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가뭄, 건조 등의 환경변화에 적응이 가능한 식물체 개발이 실용화되면 사막화와 환경오염 방지 등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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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건조 등의 환경 스트레스 상황에서‘티오레독신 계열 단백질(AtTDX)’의 구조가 단일체에서 고분자복합체로

변하는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이 과정에서 샤페론 단백질을 획득해 스트레스 내성을 발현한다.



식물 이용한 ‘환경정화기술’연구 활발
하지만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스쳐지나가는 우려감도 있다. 공상만화에서 나타나듯 형질 전환된 식물들이 결국 다른 식물들을 집어삼키면서 점점 다른 기질을 발현할 것 같은 공포감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우려는 우려일 뿐 그야말로 상상으로만 가능한 일이며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안전성을 강조한다.

앞으로 연구팀은 선인장이나 알팔파(콩과 식물) 등과 같이 건조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생육이 가능한 식물체의 유전자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스트레스 저항성 식물체와 더불어 다양한 환경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식물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중금속 저항성 식물체를 폐광촌 등 중금속 오염이 우려되는 곳에 식재하면, 식물이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듯 중금속을 흡수해 오염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오염된 물이나 식물을 먹어 피해를 입는 일도 줄일 수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스트레스 저항성 식물체가 덥고 건조한 극한 환경뿐만 아니라 중금속에 대한 저항성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질병 저항성 식물, 제초제 저항성 식물 등 이미 다양한 기능성 식물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제초제 저항성 식물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고 있다. 참고로, 이렇게 식물을 이용한 환경정화기술을 통틀어 ‘파이토레미데이션(phytoremediation)’이라고 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2010년에는 환경정화기술 시장이 1조 원을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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