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어느 장애인 부부의 훌륭한 웰빙 교육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어느 장애인 부부의 훌륭한 웰빙 교육

대한민국 교육부 2010. 4. 22. 07:00
대전으로 이사온지 온지 햇수로 2년 째가 된다. 이제 도시의 윤곽이 파악이 되고 동네에 단골도 생겼다. 진잠은 월요일마다 요일장이 서지만 평소에도 늘 길바닥에 채소를 놓고 파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있다.

56세의 김순자(가명) 씨를 알게 된 것은 작고 왜소한 몸매가 눈에 들어 와서 관심을 가지면서 부터였다. 우리 동네 사람이 제일 많이 다니는 네거리 길목 약국 앞에서 늘 좌판을 펼쳐 놓고 시멘트위 찬 땅에 앉아 있었다.

* 김순자(가명) 씨에게 인터뷰 허락을 받고 손만 나오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태어 날 때부터 손과 발이 다 오그러든 상태로 태어났다고 말해주었다. 시진에 보이는 손으로 야채를 까만 봉지에 늘 넉넉하게 넣어 주었다. 주로 상추 1,000원, 나물 2,000원, 고구마 3,000원... 고추가루, 검은 콩... 그렇게 팔았다. 직접 비닐하우스에 농사를 지은 것이라서 채소는 늘 싱싱하고 좋았다.

어느날 그 앞을 지나 가는데 교양있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옆에 앉아서 순자씨에게 묻고 있었다. 

"아줌마가 아들들을 그렇게 잘키웠다면서요? 좀 들어 보려고 왔어요." 하며 가까이 당겨 앉았다. 나도 교육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아서  같이 들었었다.
 
아들이 둘인데 (현재 31, 29세) 큰 아들은 OO자동차에 다니고, 둘째 아들은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유학을 마치고 현재 박사 과정중이라고 했다. 서울의 S K Y 중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다고 했다.

참 놀랍고 고마운 말이었다. 그때는 구체적으로 묻지않았다. 그후 근 10달 가까이 지났다.
 

나는 매일 그 아주머니 앞을 지나서 정형외과에 '발목아킬래스건 염증'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근 일년을 오며 가며 인사를 하고 야채도 사곤했다. 어느새 눈이 마주치면 서로 웃는 사이가 됐다.
 
나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 제3기 블로그기자단'이 됐다. 지원목표가 훌륭한 교사이야기나 자녀를 잘키운 우리 세대의 부모들을 인터뷰해서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였다. 인복이 많은 나는 주변에 사례가 많다.

사교육비를 많이 들이고도 교육에 실패한 부유층들도 알고 평생을 농사를 지으면서 사교육 하나 없이 자녀들를 모두  잘 키운 훌륭한 어머니들을 많이 알고 있다. 


내가 교과부 블로그기자단 명함을 주며 인터뷰를 해도 되겠냐고 묻자 순박하게 웃으며 해줄말이 별로 없다고 했다. 다음은 내가 질문한 것에 대한 순자씨의 대답이다.
 


Q1 자녀들을 키울 때 어떤 방법으로 키우셨어요?
내가 몸이 이러니까 아이들이 아주 애기 때부터 농사일을 도왔어요. 큰 애는 OO 농고를 나왔는데 성실하고 착한 것을 본 친척의 소개로 OO 자동차에 취직을 했는데 아적 다니고 있슈. 막내는 OO 공고를 나와서 선생님 도움으로 일본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서 대핵교를 나왔슈. 그리고 서울에서 대학원들어 갈 때 지 형이 등록금 한번 내주고 줄창 장학금으로 다녀유. 지금 전자공학 박사 학위 공부중이라는디유. 중, 고등학교 다닐 때도 아이들이 다 농사일을 거들었시유. 우리는 그렇게 살았시유.

엄마, 아빠의 몸이 불편하니까 아들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오면 모두 스스로 집안 일들을 했다 밥도 차려먹고 세탁기도 돌리고 청소도 하고... 완전 셀프교육이었다. 엄마, 아빠가 열심히 착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아들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어릴 때부터 부모를 도와 준 것이다.부모에 대한  따뜻한 정과 배려를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Q2 아드님들이 자주 집에 내려 오나요?
2주일에 한 번은 오쥬. 주말에는 쉬니까유. 오면 비닐하우스에서 우릴 도와서 일을 많이 하고 가지유.
 
옆자리에서 곡식을 팔던 아주머니가 더 설명을 해주었다.
서울에서 오면 엄마가 팔던 야채를 차에 싣고 함께 집으로 간다고 했다. 유성에 살다가 그곳이 개발지로 변경되자 보상받고 진잠 근처로 땅을 조금사서 이사를 왔다. 비닐 하우스 한 동은 자기네 땅이고 두 동은 남의 땅을 빌려서 야채를 심어서 팔아 살고 있다고 했다.
 

Q3 바깥 양반도 함께 농사를 지으시나요? 연세는 어떻게 되세요?
우리집 양반 나이가 많아유. 70이예유. 2급 장애인이라서 일을 잘못혀유.
그래도 저와 함께 농사를지어서 먹고 살지유.
 
남편과 14살 차이가 나는데 남편은 언어 장애로 말을 잘못한다고 했다.
 

Q4 이 야채들을 누가 여기에 옮겨 주고 있어요? 가실 때는 어떻게?
가까이 살고 있는 형부가 차로 싣어다 주셔유. 직장다니다 정년 퇴직한 형부유.
 
김순자씨는  2남 3녀중에 네 째라고 했다. 위로 언니가 둘, 오빠 한 명, 순자씨 아래로 남동생 한 명이 있다. 순자씨는 비닐 하우스옆에 작은 집에 사는데 아직 연탄을 때고 산다. 그 연탄을 언니가 사다준다고 했다. 형제자매 중에 순자씨만 몸이 태어날 때부터 달랐다.
 

Q5 아드님들이 생활비는 얼마나 주나요?
아적은 우덜이 이렇게 해서 살 수 있으니께유. 아이들에게 돈을 받으면 장가갈 때 돈을 내놀 수가 없잖유. 그돈을 받아서 쓰면 안 돼지유. 지내들이 번돈 모아서 장개가라구 했슈.
 
 
Q6 저도 아들만 둘인데 이제 며느리를 잘보셔야 할텐데, 아드님들에게 여자 친구있어요?
큰애는 아적 여자친구 없구유, 막내는 있슈. 형이 먼저 해야한다구 그러네유.
  

* 단골 손님들은 샐프로 야채를 봉지에 집어 넣는다. 순자씨가 그만 넣으라고 할때까지 넣으면 된다.


월요 장날이라서  손님이  많아서 나는 집으로 왔다. 글을 쓰려고 하니 좀더 알고 싶은 게 있어서 다시 갔다. 순자씨는 오늘 가지고 온 채소를 다 팔고 집으로 가고 없었다. 반이상 남았던 채소들을  2시간 반 정도 시간에  다 판 것이다.
 

다음의 내용은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들이 자세히 말해준 것이다.
 

Q+ 두 아들에게  실천의 삶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한지 10년이 넘었어유. 저 아줌니는 한 오년이 됐나? 유성이 개발되고 이곳으로 이사를 왔으니께. 저 사람보면 정말 성실하게 착하게 살아유. 배울점이 많아유. 누가 1,000원어치 야채를 사고 손을 보고 2,000원을 주면 절대 안받아요. 딱 1,000원만 받아유. 그런 적이 여러번이유. 지난번 가을에 그 아줌니 남편이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똑 부러졌시유. 아들들이 주말마다 와서 경운기로 밭을 다 갈아주고 올라갔어유. 아들들이 참 착해유. 부모를 닮았으니께유.
  
하루에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 팔어유. 아까 그 많던 상추를 다 팔고 갔잖유. 단골도 많고 손이 저러니까 동정해서도 팔아주고 그러쥬. 식당에서 단골인데도 많아유. 자기들이 직접 농사를 지으니께 반이상 남쥬. 그 아줌니 언니들이 그렇게 잘할 수가 없슈.
 
"그러게요. 매일 물건을 실어다 놓고 실어다 주는 형부도 대단히 좋은 분이시네요. 그러기가 어려워요."
나는  진심으로 감동해서  말했다.
 
 
 
 저는 이글을 쓰며 순자씨를 생각합니다. 누가 이 분을 보고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강남에 살며 부자고 외모도 멋진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순자씨는 넓은 집, 좋은 고급음식, 옷은 못 봐서 부럽지도 않을 것입니다. 순자씨는 몸은 비록 불편하게 태어났어도 좋은 형제자매가 있고, 나이차가 14년이나 되도 서로 위해주는 부부의 삶이 있습니다.
 
누가 공고, 농고를 나오면 살기 불편하다고 말합니까? 공고나 상고, 농고에 가면 자식의 인생이 고달프다고 말들 합니다. 순자씨의 아들들은 인문계를 못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집에 오면 온 가족이 힘을 합해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채소를 거두어 팔아서 살았습니다.

배우지도 못하고 돈도 없는 부모지만 아들들은 부모에게서 성실과 착함을 배웠습니다. 김순자 씨는 정규교육을 못받았지만 인간의 도리를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아들은 전자 공학 박사로 키웠습니다.
 
저는 이글을  열심히 착하게 잡초같이 강하게 살고있는 세상의 어머니들에게 고맙다는 말대신 보내고 싶습니다. 저도 잡초 중에 한뿌리 입니다. 세상엔 잡초가 더 많고 생명력 질긴 그 잡초들로 인해서 땅이 지탱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모과
 | IDEA팩토리 김성희 기자 | http://blog.daum.net/moga2641(모과 향기)
우리 나라 학생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쌓이면 대단한 폭발력으로 변하여 자기와 주변을 즐겁게 해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