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팩토리 :: "미래에 대한 답은 인문학 속에 있습니다"
 


2017.01.12 22:00 교육부 소식

"미래에 대한 답은 인문학 속에 있습니다"


 


기술과 인문학. 극과 극 두 분야를 아우르며 모바일시대 새로운 책 세상을 구현하고 있는 청년이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책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 앱 ‘비블리’ 론칭을 앞둔 스타트업 라이앤캐처스의 허윤 대표(36)입니다.





광운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카이스트 석사과정으로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한 허 대표에게 인문학은 무엇일까요?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해요. 나부터 시작해서 가족, 친구 등 범위를 넓혀 세상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곧 인문학입니다.”

  미국 작가 J. D. 샐린저(J. D. Salinger)의 대표작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에서 영감을 얻은 회사이름만 봐도 그의 원대한 포부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치명적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책을 통해 젊은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펼치며 생길 수 있는 실패와 낙오를 방지하는 파수꾼 역할을 꿈꿉니다.

◇아홉살부터 논어 맹자 공부…컴퓨터도 매뉴얼 책으로 익혀 

  엔지니어로서 인문학적 사고의 기초를 갖추게 된 계기로 허 씨는 어린 시절 배운 논어와 맹자를 꼽았습니다. 한글도 겨우 뗀 아홉살 초등 2학년 시절 윤리교사였던 외숙부가 매일 한 장씩 회초리를 들어가며 그야말로 주입식으로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뜻도 모르고 암기했던 논어와 맹자를 통해 생각하는 훈련이 됐습니다.

  컴퓨터를 접한 것도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초등 3~4학년 시절 그림 하나없이 텍스트만 빼곡한 MS DOS 매뉴얼을 골방에 틀어박혀 읽었습니다. 이후 혼자서 코딩까지 하면서 컴퓨터에 깊이 빠졌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입시공부에 들어가면서 잠시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면서 컴퓨터와의 인연을 다시 이어가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는데 깊이 들어가보면 인문학이나 컴퓨터공학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컴퓨터를 이론보다는 실습 위주로 공부해서 실생활에 적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운대 컴퓨터공학과에 99학번으로 입학한 허씨는 여느 공대생들과는 달랐습니다. 1학년 때는 창업동아리에서 웹기획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당연히 프로그래밍을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기획 업무를 하다보니 사람에 대한 생각과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휴학까지 하면서 1년간 창업에 매진했지만 정식 오픈도 못하고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신분이 학생들이다 보니 각자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고 학업을 계속해야 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2~3년 병역특례 근무 후 학교를 졸업하고는 바로 대기업에서 6개월간 인턴생활을 했습니다. 인턴과정을 무사히 거쳐 정직원이 됐지만 1년 일하고 그만뒀습니다. 자신의 5년후, 10년후 미래라 할 수 있는 부장, 수석급 선배 직장인들의 타성에 젖은 생활을 직접 목격하고서 도저히 그곳에 안주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공부 해보면 재밌겠다”…6개월간 중남미여행서 '자아찾기' 

  더 큰 도전을 꿈꾸며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마이닝 등을 공부하며 새로운 기술에 심취했고,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교차강의로 소셜컴퓨팅 수업을 들으며 사회학에 눈떴습니다. 컴퓨터 공부보다 훨씬 더 재밌는 세계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사람에 대해 공부하고 사회구조를 사회학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사람공부를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이르면서 어린시절부터 내면에 잠재해 있던 인문학에 대한 학습욕구가 폭발했습니다. 가볍게 당시 ‘거리의 철학자’ 강신주의 인문학책부터 서양철학사까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학이든 철학이든 이론은 이론일 뿐, 그것만으로는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인공지능 같은 공학기술이 실제 세상에는 어떻게 적용될까?’, ‘학교에서 배운 공학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졸업해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끝없는 물음표가 이어졌습니다.

  서른이 넘도록 전공에 따라 IT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정해진 코스를 밟아왔지만 정작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해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면 내가 속해 있던 집에서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6개월 동안 나를 찾아 떠난 중남미 여행에서 허씨는 진짜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청년들 사이에서 의사결정자로서 그들을 이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허 씨는 남의 지시를 따르는 팔로워보다 리더로서 역량을 발휘할 때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진로를 바꾸기엔 늦은 나이였지만 33세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남들이 뭐라하든 사실 30대 초반이라는 나이는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지도, 너무 빨라서 미숙한 나이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페친의 책장’, ‘느리게읽기 북클럽’…책 추천 서비스 앱 ‘비블리’ 창업 

  ​일단 스타트업에서 실전 경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1년은 개발업무, 6개월은 비즈니스 파트에서 일했고, 또 다른 스타트업에서는 3개월간 CTO(Chief Technical Officer)를 경험했습니다. 당시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네 책장에는 뭐가 있냐?’ 궁금해하며 서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곤 했었는데, 이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본격 앱 서비스에 앞서 그는 ‘페친의 책장’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과 ‘느리게읽기 북클럽’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시작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누구나 자기 책을 갖고 와서 2시간 읽고 1시간은 책담을 나누는 형식인데, 의외로 젊은층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1년도 안돼 서울 홍대 앞에서 시작한 모임은 현재 서울 강남, 부산, 창원 등 전국 4곳으로 확대돼 참여인원도 늘고 있습니다. 조만간 서비스를 시작할 도서추천 앱의 초기고객을 모집하는 채널이자 마케팅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SNS로 서로의 생활을 꿰뚫고 있는 시대에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책장에는 어떤 책들이 있는지 궁금해 한다는 점에 착안, 2014년 9월 4명의 친구와 함께 본격 창업준비에 들어갔습니다. 2015년 7월 라이앤캐처스 회사를 설립하고 현재 빅데이터 기반 도서추천 서비스 ‘비블리’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비블리(BIBLY)’는 스페인어로 도서관을 뜻하는 ‘비블리오떼까(Biblioteca)’의 줄임말로 독자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고자 지은 서비스명입니다.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편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인문학이라는 안 팔리는 상품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명쾌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10~20년 후에는 많은 일들이 기계로 대체될 겁니다. 당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직장에서 사라질 일을 하며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보다, 지금 좀 힘들더라도 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창의성, 통찰력, 관점이 달라야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답은 인문학 속에 있습니다.”​

[출처]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 VOL.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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