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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생소한 저온생물 연구에 밑거름 되고파

대한민국 교육부 2009. 1. 6. 18:11
한국엔 생소한 저온생물 연구에 밑거름 되고파

2009년 남극세종과학기지에 파견된 박승일 생물연구원을 만나다


남극은 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심하면 영하 70도까지 넘나드는 극한 환경 속에서도 펭귄, 크릴 및 저온 생물체가 생존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저온 생물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남극에 서식하는 저온 생물체 연구가 초보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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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당시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활동하는 박승일 연구원(사진 제공 : 박승일 연구원)

 

박승일(38) 연구원. 그는 이번 22차 월동 연구대에서 생물 탐구를 담당한다. 박 연구원은 4년 전인 2005년 이미 한번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된 바 있다. 그는 “저온 생물 연구 범위가 제한된 국내 연구를 위해 생물을 채집해 오는 일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남극에 서식하는 저온생물에 대한 기초 연구의 밑거름을 주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지원하게 됐다”며 소박한, 그러나 결의가 느껴지는 지원 계기를 밝혔다.


남극은 저온생물체, 크릴 등 극지 생물 연구의 보고 

세종 과학 기자 주변의 해수 온도는 연평균 -2도에서 2도 사이를 웃돈다. 영하 이하의 환경에서 극지 생물은 신진대사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극지 생물은 몸이 어는 것을 막는 결빙 방지 단백질과 같은 물질을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내 몸을 보호한다. 박 연구원은 “추운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은 결빙 방지 단백질 등을 연구해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며 외국의 연구 동향을 전했다. 결빙 방지 단백질은 인간 혈액을 냉동 보관하는 데 쓰일 수 있다.우리나라가 그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경제적 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찬 물에서 피가 어는 것을 막기 위해 헤모글로빈을 없애 버려 반투명하게 변해 버린 남극 물고기, 오른쪽 사진은 남극에 서식하는 저온 미세 조류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것
(사진제공 : 극지연구소 홍보팀)

남극에 서식하는 크릴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크릴은 차세대 식량 자원으로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양에 사는 생물 대부분이 크릴을 주 먹이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크릴 역시 영하 이하의 온도를 견뎌내는 저온생물이다. “크릴은 결빙 방지 단백질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효소들과 저온 활성 지방 분해 효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산업적으로 유용한 부분이죠.”

 


남극에서의 일상은 전혀 무료하지 않아

흔히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의 생활 하면 눈보라 속에 고립된 채로 보내는 무료한 일상을 연상한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연구원들은 매일 각자의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여유 시간도 그렇게 많지 않아요. 업무 시간이 끝나면 각자 계획에 따라 운동이나 공부를 합니다.”


지난 1999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인터넷이 개통된 이후 한국으로의 소통의 창이 열렸다. 박 연구원은 “인터넷이 느리긴 하지만 화상채팅을 통해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큰 불편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차가 한국과 정 반대라 오전에만 통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마지막으로 박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첫 파견 당시엔 선택되지 않은 사람들을 생각해서 열심히 활동하라는 의미로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뽑힌 것은 첫 파견 때 하지 못했던 일을 마무리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글 : 홍지미(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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