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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지영은 기자가 말하는 방송기자의 매력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0. 15. 09:28
뉴스를 만드는 중심에는 방송기자가 있다. 단순하게 보기로는 뉴스 내용의 전달자이자 뉴스 끝자락에 마이크를 잡고 “OOO 뉴스, OOO입니다”를 말하는 사람이다. 물론 시청자들에게 좀 더 생생한 뉴스를 전하기 위해 폭설이 오는 날에는 직접 눈을 맞으며, 장대비가 퍼부을 땐 큰 우산을 받쳐 쓰고 뉴스를 전달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모습은 눈에 보이는 방송기자의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사람이 방송기자라고 하는 것도 절반의 정답이다. 그렇다면 방송기자는 누구인가. 지영은 MBC 보도국 사회1부 기자는 방송기자를 이렇게 정의한다. “방송기자는 기자이자 PD입니다. 이것이 신문기자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지요.”
 



   아이템 회의·자료조사·끊임없는 섭외 
 

뉴스 한 꼭지에 할애된 시간은 1분 30초. TV 뉴스에 나오는 단 1분 30초를 위해 방송기자는 꼬박 12시간 동안 뛴다. 방송기자의 하루는 빠듯하다. 아침 8시가 되면 각 기자들은 정해진 출입처로 출근을 하고, 그 사이 보도국에서 열린 부장회의를 통해 저녁 뉴스 아이템이 결정된다. 

아이템이 결정되면 부장이 각 기자들에게 취재 지시를 내리고, 기자는 바로 사전 취재에 들어간다. 일단 아이템이 무슨 내용인지 전후좌우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기존에 나왔던 기사며 관련 문서들을 뒤져서 모조리 훑어보고 관련 사람들에게 전화 취재를 한다. 이와 동시에 어떤 식으로 기사를 전개할 지, 어떤 그림이 필요한 지, 누구를 인터뷰할 지 등 기사 구성에 대해 고민한다.

이 순간 방송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순발력, 판단력, 사교성, 자신감. 지영은 기자는 “기자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가를 상대로 취재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아야 한다.”면서 “분야에 관계없이 책을 많이 읽고, 신문도 읽고, 사람들과 토론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출입처에서 브리핑을 마친 후에는 추가 취재 및 관계자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는다.


 

   개인적인 슬픔도 객관화하는 게 ‘직업병’ 
 

수습기자라는 고된 시간을 견뎌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지 기자가 “방송기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사에 갓 입사한 수습기자의 업무시간은 24시간. 처음 방송기자에 입문하면 가장 먼저 서울의 경찰서에 배치된다. 수습기자는 당직 사건 기록부를 확인하고 ‘사수(기자 세계에서 선배를 지칭하는 용어)’에게 보고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 밤사이 병원 응급실이며, 소방서, 관내 시민단체, 대학까지 일일이 챙겨야 한다. 이 생활을 4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을 버텨야 비로소 ‘수습 딱지’를 떼고 기자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렇게 빡빡한 과정을 소화해서일까. 기자라고 하면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기자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지 기자 역시 수긍한다. 

“기자는 큰 사건 사고 현장에서 당황하거나 감정을 이입하면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기자가 인간미가 없고 냉정하며 치밀하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래야 잘 할 수 있는 일인 것도 사실입니다.” 

지 기자는 “몇 해 전 아이가 넘어져 기절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놀라기보다는 ‘어떻게 쓰러졌느냐, 토를 했느냐’ 등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남편이 놀란 적이 있다.”며 “개인적인 슬픔도 객관화하는 게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말한다. 

 

   이동 중인 차안은 또 하나의 사무실
 

기자의 오후는 본격적으로 현장취재(제작)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우선 인터뷰이(interviewee)와 스케줄을 결정한 뒤 카메라 기자와 함께 인터뷰 장소로 이동하는데, 기자에게 이동 중인 차안은 또 하나의 사무실이다. 차를 타고 취재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하는 등 이동 중에도 취재는 계속된다. 

방송기자는 시청자들이 들었을 때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짧은 문장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전달하는게 중요하다.


인터뷰이를 만나 아이템에 대해 잠깐 얘기를 나누고 인터뷰이의 멘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카메라에 담는다. 촬영 전 짧은 시간 동안 어디를 배경으로 찍을지 카메라기자와 상의하고, 어떤 멘트를 영상에 담을 것인지 인터뷰이와 논의하는 일까지 방송기자의 몫이다. 오후 6시. 회사로 복귀하자마자 기사를 출고해야 한다. 

기사는 구어체에 가까운 6~7개의 짧은 문장으로 전달하기 쉬워야 한다. 시청자가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 기사 출고를 끝내고 바로 영상 편집에 들어간다. 방송기자가 직접 편집을 하진 않지만 편집과정에 참여해 함께 편집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취재한 내용이 최대한 방송기자의 의도에 맞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때 방송기자는 완벽히 PD로 변신한다. 그리고 8시, 드디어 뉴스가 시작된다. 

 

   기자로서 400:1 경쟁률 뚫고 앵커로도 활동
 

일간지 신문기자로 출발해 현재 방송기자를 하고 있는 지영은 기자는 “방송기자나 신문기자는 취재와 기사 작성이라는 같은 절차를 밟지만 방송기자는 ‘방송화’라는 작업을 하나 더 거친다. 영상화 과정에서 방송기자는 신문기자와 다른 또 하나의 과정, PD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지 기자는 앞으로의 방송기자 전망 또한 ‘밝다’고 말한다. 인쇄매체는 사양길에 접어드는 반면, 영상·방송매체는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방송기자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방송기자라고 하면 뉴스에 나오는 방송기자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방송기자가 뛰는 분야는 상당히 다양하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뉴스 방송기자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스포츠, 국제, 기획취재 부문 등 보도국 소속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기자들 가운데 높은 경쟁률을 뚫고 뉴스 앵커로 활약하기도 한다. 지 기자는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 1년 동안 아침 뉴스 앵커로도 활동했다. 

그는 “뉴스 앵커조차 아나운서보다는 방송기자를 더 선호하는 추세”라며 “앵커로 뽑히기 위해서는 일단 기자생활을 ‘잘’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방송기자는 뉴스가 아닌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보도제작국에서는 3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리는 프로그램을, 다큐의 경우 길게는 1년까지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방송기자, 이렇게 선발한다

방송기자의 선발과정은 까다롭다. 서류전형에서 거의 80~90% 이상이 합격하지만 2차 필기, 논술 시험에서 10%도 안 되는 수십 명이 합격자로 압축된다. 그리고 3차에 걸친 면접에서 계속 지원자들을 걸러내 최종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1차 면접에서 카메라 테스트, 2차 심층면접, 3차 최종 임원 면접을 보게 된다. 특히 2차 심층면접의 경우 방송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하루 종일 몇 건의 미션을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면접의 형태도 매번 달라 면접관들은 이때 기자로서의 순발력과 기질을 보게 된다. 일례로 시사성 있는 단어가 적힌 작은 쪽지를 두 장 뽑은 뒤 5분 내에 기사를 만들어서 리포팅을 해야 한다. 각 단계마다 탈락자가 생기고 소수의 사람만이 방송기자로 선택되기 때문에 최종 합격자는 10명도 안 된다.

글|김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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