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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입은 성적순이 아닌 '입학사정관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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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입은 성적순이 아닌 '입학사정관제'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1. 16. 07:00


10월 24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2011학년도 입학사정관제 면접이 실시되고 있다. 성신여대는 언론사와 시민단체 간부 5명을 외부 입학사정관으로 위촉하여 입학사정관제의 균형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 송원영 기자, 세계일보


11월18일. 무슨 날일까?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자기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이날.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다.

‘4당5락’, 4시간 자면 합격,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 피터지게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명문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2005년 대학에 입학한 백지애(25·한국외대)씨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내신, 수능점수 관리를 잘 하는 것”이였다며 “성적이 대학진학의 절대기준”이였다고 말했다.

2010년 현재, 좋은 점수 없이 원하는 대학에 갈 방법은 없을까. 좋은 점수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교육과학기술부는 수능점수 없이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바로 ‘입학사정관제’ 라는 제도다.



   입학사정관제란?
 

점수중심의 줄 세우기식 입학 제도를 탈피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올해로 도입 3년째를 맞았다.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위주의 획일적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 대학의 설립이념 및 모집단위 특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이라는 전문가를 두어 학교생활기록부, 수능 성적, 각종 서류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해석하여 학생들을 선발하게 하고 있다.
 
 
10월 14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구민회관에서 열린 한 사설학원의 입시설명회에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대거 몰려 강연을 듣고 있다. / 정하종기자, 문화일보
 

   ‘걸음마 단계’에서 나오는 문제점들
 

제도 초기,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대해 여론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권이 바뀔 마다 교육정책은 극과 극을 오갔고, 이 와중에 수험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 같은 입시제도는 한국에서 성공할 수 없다”라는 말이 주류를 이뤘다. ‘입학사정관’ 에 대한 불신도 많았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입학사정관이 과연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제 전형이라고 해서 성적과 전혀 무관한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다수 대학들은 전형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몇 배수를 선발한 후 2차 면접으로 최종 선발을 결정한다. 잠재력과 소질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가 과연 가능할까.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약속과 성공사례... ‘가능성’ 보인다.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가 틀을 갖추기까지는 5~10년, 정착하기까지는 40~5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60년 동안 계속된 고질적인 입시문제가 아직 팽배하고, 2010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도 건국대, 서울대, 숙명여대, 한국외대 등 29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지난 9월26일 KBS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지금은 입학사정관제의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내실화를 기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 대학을 현재 60개에서 내년도에 더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 장관은 "60개 대학을 유지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든가 기존 취지에 역행해 특목고 학생만 뽑는 대학이 있다든가 하면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식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안착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 엄격한 규제와 더불어 입학사정관제의 덕을 본 학생들의 합격 수기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건국대 인문학부에 합격한 박모(19)양은 학생부 성적이 다소 부족했지만, 역사학이라는 한 우물을 판결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입학사정관들의 눈에 들었다. 박양의 꿈은 '조선왕실문화사를 전공하는 규장각 연구원'. 고교 3학년 때 경기도 광주의 조선 실학자 안정복 유적지를 답사해 논문을 내고, 시청에 건의해 유적지에 안내판을 설치하게 하는 등 발로 뛰는 향토사학자나 다름없었다.

서울대의 경우 수능이나 학생부 성적만으로 판단했을 때 떨어질 학생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해 합격시키기도 했다. 경남 K여고 의 모 학생은 수능 및 학생부 성적 기준으로 지원자 24명 중 12등 이었다. 최대 8명을 선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점수’ 기준으로는 불합격 처리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면접을 통해 학업 능력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은 이 학생은 만장일치로 합격 판정을 맞았다.
  
8월 13일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연수원 3층에서 열린 모의면접에서 면접관들이 한 학생을 대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면접관들은 서울대 교육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입학사정관 양성과정 수업을 듣고 있는 현역 고등학교 교사들이다. / 이미지 기자, 동아일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입학사정관제지만 마냥 나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제도 취지에 맞는 성과가 나오고 있고 교과부에서도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60년간의 줄 세우기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하는 시도가 단 3년간의 결과물로 ‘평가 절하’ 당하는 것은 왠지 공정하지 못해 보인다.

교육은 ‘백년대계’ 라고 했다. 숫자놀음으로 순서를 정하는 풍토를 ‘입학사정관제’가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 될 일이다.


입학사정관제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알아보기 | http://uao.kcu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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