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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성(性)교육, 너무 ‘디테일’ 해서 문제?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2. 19. 07:00


기자가 진짜 ‘성(性)교육’, 요즘말로 ‘레알(Real) 성교육’을 접한 때는 중학교 2학년. 그러니까 한국 나이로 15살 때 일이다. 지금도 과연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배운 것을 제대로 실천(?) 하고 있는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동, 서양의 문화 차이가 많이 극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성교육, 그리고 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는 아직도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캐나다 나이로 15세이면 성에대해서는 ‘박사학위’를 받아도 모자람이 없을 나이니까.
 



 캐나다 성교육, 한 번 파헤쳐보자. 팍팍!
 

학교에서는 대개 5학년부터 기초적인 성교육을 실시한다. 이 덕분에 학생들은 아기가 황새가 물어다 준다거나, 다리 밑에서 주어 왔다는 이야기는 그냥 동화에 불과 했구나 라는 것을 일찌감치 알게 된다.

6학년 때 부터는 본격적인 성교육이 시작되는데, 성교육 전문 강사가 남자 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을 분리해서 일주일에 걸쳐 집중적으로 지도한다. 이 기간에 담당 선생님은 수업을 참관하기만 한다.

-캐나다 '공립학교(Public School)'의 수업모습-




캐나다 Public School(공립 학교)에서 지향하는 성교육 수업 목표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사춘기,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변화에 대하여 알아보고
2.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알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3. 성에 대하여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고
4. 정보를 올바르게 찾는 방법도 알아보고 (최근 급증한 인터넷 이용으로 인해 새로 생긴 사항)
5. 나 자신을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을 알려 주고
6. 타 인의 건강도 지켜주는 방법도 알아보자

수업은 시각, 청각적 효과는 물론, ‘구체적’으로 진행된다. 과연 얼마나 구체적일지 기자의 ‘홈스테이 맘’ 이였던 Fransca(38, 주부)에게 물어봤다. 그녀의 딸은 이제 6학년이다. 그녀는 “딸애가 민망하다고 수업 교재를 저에게 안 보여 주는데, 몰래 한번 봐 보았더니 조금 자세하긴 하더군요” 라며 웃어 보였다.

한편, 한국과 캐나다의 성교육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경우 교재에서 남녀 성기의 해부도 등을 이용하는 반면, 캐나다의 성교육 교재를 들여다보면 고화질의 선명한 ‘실제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캐나다 여자 학생들의 경우 남성이 자위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7학년(한국에서는 중학교 1학년)때 배운다고 하니 질적, 양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 유명서점 Indigo의 Sexuality코너. 서점 한중간에 ‘개방’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조금 더 vs 이정도로 충분
 

캐나다 온타리오 주 교육부는 이 정도로 ‘리얼한’ 성교육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올 1월 교육부 웹사이트 공개된 성교육 새 교재는 초등 1학년에게 성기 등 신체의 이름을, 3학년에게 동성애(homosexuality), 6학년에게 자위(masturbation), 7학년에게 구강성교와 항문성교·성병(MITs)을 가르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캐나다 성교육 교육자료 - Toronto Star(캐나다 유력일간지) 발췌


가톨릭 교육청과 무슬림, 보수적인 학부모 그룹은 새 교재 채택을 격렬히 반대했다. 종교, 특히 카톨릭에서 ‘성’은 말 그대로 ‘성스러운 것’ 이기 때문 이였다.

이에 토론토시보건국 관계자는 “성행위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부모들은 노골적인 용어에 당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성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새 교재 채택’ 문제는 해를 넘겨 논란이 가속될 전망이다. 필자가 여기서 하나 꼬집고 싶은 것은, 캐나다는 성교육이 너무 ‘디테일’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교육은 조금 더 ‘디테일’ 해지지 못해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성교육은 작게는 아이들의 인성, 크게는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아주 커다란 과제다. 그런데, 캐나다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이런 성교육에 대한 논쟁이 ‘이슈’ 조차도 되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쉽다. 캐나다는 자기네들의 성교육이 너무 자세해서, 너무 적나라해서 문제라고 설레발이다. 하지만, 몇 년을 걸쳐 커리큘럼을 짜고, 교재를 만드는, 성교육을 바라보는 ‘자세’는 박수받을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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