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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좋아지라고 보여준 TV, 중독을 만들 수도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머리 좋아지라고 보여준 TV, 중독을 만들 수도

대한민국 교육부 2011. 4. 27. 09:31



저희 아버지는 텔레비전 중독이십니다. 제가 어릴 때는 워낙 바쁘셔서 일찍 회사에 가시고 집에 늦게 오셔서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그렇게 좋아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쯤 여가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시더라고요. 특히 아버지가 좋아하는 골프, 바둑 위주로 주말이면 텔레비전을 24시간 가동시키면서 사십니다.

최근에는 게임은 하지도 않으시면서 게임 프로를 그렇게 보십니다. 이런 아버지의 텔레비전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저는 텔레비전에 질려버려서 거의 텔레비전을 보지도 않았습니다. 워낙 저랑 취향이 맞지 않는 프로만 강제로 봐야했기 때문에 “텔레비전= 지루함, 재미없음” 으로 인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집에서 힘이 없는 저에게 채널 선택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텔레비전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텔레비전을 보여주면 조금 편하다.’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백일도 안 된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집중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울다가도 텔레비전을 보면 뚝 그치는 게 신기했습니다. 껌딱지처럼 딱 붙어서 저에게 매달려 있다가 텔레비전이 있으면 혼자 보고 있으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의 시간동안 세수라도 할 수 있으니 이렇게 좋은 도구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도 살아야지. 잠깐인데 뭐 큰일 나겠어.’라고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안도케 했습니다.

아이는 점점 텔레비전에 익숙해져 어느 날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웃고, 아동 프로를 보여주면 춤추고 따라하는 게 이렇게 좋은 교육 도구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밖에 나갈 수도 없는데 집 안에서 놀 거리가 마땅치 않은데 편리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돌도 안 된 아이가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텔레비전을 켜 달라고 리모컨을 들고 오더라고요. 텔레비전이 꺼져 있으면 이상한 눈으로 한동안 텔레비전을 응시하면서 저를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율동 동요가 나오는 프로만 보다가 이제는 이야기가 있는 프로그램까지 섭렵을 하면서 점점 반응 없이 텔레비전을 응시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가 넋을 놓고 보고 있다고나 할까.
 
저는 그제야 저의 잘못을 통감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 2학년 담임을 했을 때의 우리 반 정우(가명)가 떠올랐습니다.
 



 비디오 중독을 앓고 있는 정우 이야기
 

바쁜 맞벌이 부모님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던 정우의 일기를 살펴보면 한 달 내내 일기 주제가 텔레비전 프로였습니다. 당시 저는 알지도 못하는 케이블 티브이의 만화 프로가 매일 번갈아 가면서 일기 주제로 등장했습니다. 그림을 그려도, 글을 써도 모든 정우의 주제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친구를 마구 때려서 정우를 불러다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제 00 만화에서 본 장면을 흉내 낸 것뿐인데, 친구 00이가 그냥 화를 낸 거네요. 멋진 동작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우는 왜 그 폭력적인 행동이 잘못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보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정당한 행동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정우는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잘 안하고, 말도 서툴러 급우들과 잘 어울리지를 못했습니다.

그런 정우의 할머니를 불러 상담을 해 보았는데, 워낙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바쁘셔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봐 주었는데, 너무 힘이 들어서 매일 텔레비전만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정우는 거실에서 자는데 밤새 텔레비전을 켜 놓아야 잠이 든다고 합니다. 깊은 잠을 못자서 그러지 정우는 다른 아이보다 작고, 말랐으며 항상 기운이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텔레비전을 치웠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무심코 보여준 텔레비전이 자폐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그것이 바로 영상물 중독인 유아 비디오 중독 증후군이라는 이름까지 가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요.
 

비디오 증후군이란?
유아가 비디오의 일방적인 시각적 자극과 기호화된 메시지에 과다 노출돼 혼자 지내려고 하는 유사자폐증, 즉 말을 못하거나 텔레비전 소리만 따라 말하는 언어장애 및 사회성 결핍 등을 겪는 증세 
 
 
 

 유아 비디오 중독 증후군의 원인과 문제
 

아기의 뇌는 배속 태아시절 80% 완성 되서 나온다고 합니다. 나머지 20%는 태어난 후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24개월 이내에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뇌발달이 채 이루어지기 전인 24개월 이전의 유아가 혼자서 영상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아이가 모방하는 언어는 계속 똑같이 반복되는 녹음된 대사와 행동에 그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폐 증세와 비슷한 언어 장애를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어 발달은 특정 시기를 놓치면 재교육이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유아 비디오 중독 증후군의 증세
 


비디오를 너무 많이 보는 경우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 자폐와 비슷한 증세를 보여 엄마의 말에 반응을 늦게 보이는 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텔레비전을 보고 잘 따라하고 언어를 빠르게 배우는 것 같지만 기계음에 상호작용이 없는 언어에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성이 없는 언어 투입으로 결국은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게다가 타인과의 소통 경험이 적어 사회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에 언어적 의사소통이 저조하고 반복적 패턴에 집착하는 경직성과 자해행동, 공격적 행동, 비디오와 현실세계 혼돈 등 증세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기피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비디오 중독 증상으로 영상 매체를 끄면 아이가 비디오를 다시 보여줄 때 까지 울거나 욕설을 내뱉는 경우도 생긴다고 합니다.
  

 

 유아 비디오 중독 증후군의 실태
 


각 병원과 학계에 따르면 최근 비디오 증후군으로 소아정신과를 찾는 어린이 환자가 전체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신종 정신 질환으로 분류될 정도라고 합니다. 또, 한국발달활동과학임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비디오 증후군’으로 진단된 아동 50여명의 연령은 3살부터 17살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그들의 발달 수준은 12개월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텔레비전 등 영상 매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주변의 유아 비디오 중독 증후군의 현실은 심각한 지경인 것입니다. 시중엔 ‘아이 봐주는 비디오’가 나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디오를 보여주시기 이전에 비디오 중독 증후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대인의 필요 악 텔레비전 제대로 보는 방법
 

 

1. 한번에 30분 이하로
유아의 경우 한 번에 30분 이상은 시청하지 않도록 합니다. 어린이의 경우에도 시간을 정해 놓고 보도록 하고 한꺼번에 긴 시간을 보지 않습니다. 아이와 하루 일과 중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정해서 약속하고 보도록 합니다. 다 본 뒤에는 스스로 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부모님도 함께 시청하기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은 부모님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모든 방송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시청해야 합니다. 아이 혼자 비디오를 보면 그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습관화 되면 중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부모님은 텔레비전 등 영상 매체는 어쩔 수 없는 실물 대체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함께 보셔야 합니다. 실물을 보고 직접 부모나 친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건이 마땅치 않아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게 해준다는 인식을 하고 계셔야 합니다. 이에 항상 부모님이 함께 보면서 비디오에 나오는 내용 중 아이가 관심 보이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 아이의 수동성을 다소 줄일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대사나 동작, 노래와 춤 등을 함께 따라하고 가족이 함께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면 좋습니다. 항상 비디오를 능동적으로 평가하며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인다면 아이는 커서도 텔레비전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지겹고 흥미 없는 교육적이고 필요한 프로그램도 볼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3. 유아전문 교육방송을 제대로 활용하고 아이의 발달을 고려해 프로그램 선택
요즘 유아용 한글이나 영어 같은 학습용 비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미리 보고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지, 지적 탐구심이나 자발적 학습 욕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인지 확인 한 후 제대로 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른 시각에서 주입식으로 지나친 지식을 넣어주는 프로그램은 아이를 더욱 수동적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합니다. 유아 전문 프로그램에서 하는 함께 만들고, 춤추고, 움직이면서 활동하는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조기교육 열풍 속에서 어릴 때부터 영어 비디오, 교육용 비디오를 보여주는 부모님이 계십니다. 하지만 교육용 비디오가 지금 내 자녀의 나이에 정말 교육적인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내 아이에게 가장 교육적인 도구는 부모와의 교감과 접촉일 것입니다. 비디오 중독 증후군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부모와의 교감 시간, 스킨십, 대화라고 합니다. 아이와 비디오를 볼 시간에 살을 맞대고 놀아보세요. 밖으로 나가서 신나게 뛰어놀아보세요. 어린이들에게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선생님이며 교육자료랍니다.
 

참고자료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1968563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93553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8&aid=0000117199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3&aid=0000638104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8&aid=0000264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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