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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종말론에 뿔났다

대한민국 교육부 2009. 11. 17. 09:34
NASA, “과학을 포장한 2012년 종말론은 거짓이다!” 

문학의 장르 가운데 하나인 소설을 의미하는 픽션은 말 그대로 픽션이다. 다시 말해서 사실이 아니다. 

허구(虛構)라고도 한다. 라틴어 ‘픽티오(fictio: 형성하는 것)’가 어원이며 사실에 관한 직접적인 기록이나 묘사와는 달리 가공의 인물이나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가공의 이야기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고, 그럴듯한 과학을 담고 있다면 그것을 보는 독자나 관객의 판단은 색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더구나 인류의 멸망을 주제로 한 픽션인 경우는 강도가 더 심하다.


   최첨단 과학의 NASA, 불쾌한 감정을 토로 
 

지구 종말을 다뤄 충격을 주고 있는 영화 <2012>

세계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2012년 종말론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민간에 떠도는 신화적인 가설에 정색을 하고 공식적으로 반박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문제는 지난 12일부터 개봉된 SF 영화 <2012>에서 시작됐다.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가 감독한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과학을 가장한 종말론이 더욱 기승을 부리자 NASA가 적극 대응에 나선 것. 

SF 영화의 거장 에머리히 감독은 외계인이 지구를 습격하는 내용의 <인디펜던스 데이(Independence Day)>로 이 분야에서 이미 명성을 떨쳤다.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환경에 대해 경종을 울린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도 그의 작품이다.


   <인데펀던스 데이>, <투모로우>를 만든 SF 영화 거장 
 

NASA는 10일 홈페이지에 올린 “2012년 지구의 종말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에서 일문일답 형식을 취해 지구멸망설이 낭설임을 주장했다. 

이 영화에서 주장하는 종말론은 고대 수메르인이 발견한 떠돌이 행성 니비루(Nibiru)가 지구 궤도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서 충돌해서 대재앙을 일으킨다는 설에서 비롯됐다. 

▲ 행성충돌에 의한 지구멸망은 옛날 수메루 인들이 떠돌이 행성 니비루가 지구와 부딪히게 된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NASA는 이런 주장에 대해 “그런 종말이 애초 2003년 5월 온다고 하더니, 또 2012년 12월로 연기됐다”며 허무맹랑한 것임을 강조했다. 정확한 날짜는 2012년 11월 21일이다.

NASA는 또 “2012년 멸망설은 고대 마야의 달력이 2012년 겨울 태양이 지점(至點, 태양이 적도에서 가장 멀어진 지점)에 이르렀을 때 끝나고 그때 종말이 온다는 설에 근거했다”면서 “하지만 마야의 달력이 그 해 12월 21일에 끝난 것은 우리의 부엌에 걸린 달력이 매년 12월 31일로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마야의 달력 셈법에서 장기적 기간이 끝난 것일 뿐이고, 우리 달력이 1월 1일 새로 시작되듯 마야의 달력도 계속 이어졌다는 것이다. 

“행성들이 일렬로 늘어서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향후 수십 년간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종말론과 함께 기승,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 
 

▲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2012> 등의 작품을 내놓은 SF영화 거장, 에머리히 감독

<2012>는 기독교 국가나 다름 없는 특히 미국에서 종말론과 함께 기승을 부리며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미국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신문 가운데 하나인 볼티모어선(BaltimoreSun) 지는 “End of the world in 2012? Doomsday scenario sounds familiar to skeptic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근거 없는 주장으로 낭설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파장은 만만치 않다. 각종 기독교 관련 웹사이트에서는 종말론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 “기도하라, 주 예수를 믿어라. 기도만이 유일한 길이다”라는 내용이 인터넷을 포장하고 있고 길가에서도 흔히 목격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디스커버리 채널, “인류 한번에 사라지지 않아” 
 

종말론이 영화 <2012>년 개봉과 함께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자 디스커버리 채널도 이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이 채널은 인류는 언젠가 멸종할 지 모르지만 지구가 한꺼번에 완전히 파괴되지 않는 한 단번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미래학자들이 제시하는 여러 시나리오들은 한결같이 좋건 나쁘건 권력자의 의도가 개입할 것임을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인류는 궁극적으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진은 선물거래 잡지 퓨처스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매우 빠른 적응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라며, “인간은 달라진 환경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배울 능력이 있어 생존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핵무기 발사와 질병 창궐, 기술과 의학 발전의 예기치 못한 부작용, 비정상적인 환경 변화가 일어날 경우에는 틀림없이 “전지구적으로 진지한 심사숙고”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SF소설,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시켜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 
 

연구진은 기술의 부작용과 환경 변화는 더디게 나타나지만 바로 이 때문에 이런 신호들의 위험도는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또 지구 온난화 논쟁에서 보듯 모두가 눈에 보이는 현상이나 자료에 동의하지 않으며 여기에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작이 있으니 끝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고가 바로 종말론의 탄생배경이다. 행성충돌로 인한 지구의 멸망 가능성은 확률이 미미하더라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NASA는 최근 과학을 가장한 인기몰이를 위해 해괴한 SF소설이나 영화들이 등장하는데 대해 불쾌한 감정을 표시했다. 

사실 SF소설은 그 동안 우리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시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NASA의 우려는 자칫 과학이 오도될 수 있다는 염려다. 또한 너무 앞서가는 할리우드에 일종의 경고를 던지는 셈이기도 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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