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구정책
우리나라의 인구정책
■ 1960년대의 인구정책
2006년 개봉한 영화 ‘잘 살아보세’는 해방 이후 우리나라 인구 문제를 재밌게 풀어 낸 영화입니다. 영화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모여 경제 성장을 두고 회의를 하며 시작합니다. “인구 성장이 경제 성장을 잡아먹는다”는 결론 아래 출산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실시합니다. 출산율을 낮추기 위한 홍보뿐만 아니라 출산율이 높은 시골 마을에 가족계획요원을 파견하여 피임법을 보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합니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인구 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통제 하에 출산율을 낮추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인구 문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요?
1960년대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나면서 일어난 출산붐(baby boom)과 의학 기술의 보급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꿈꾸던 우리나라는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정책에 발맞추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인구 성장을 제어하기 위해 196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족계획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60년대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와 함께 출산억제정책을 시작하였습니다.
■ 1970, 1980년대의 인구정책
70년대 들어서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며 출산율을 낮추는 정책이 계속되어 60년대 가구당 6명이던 출산율이 70년대에는 4명으로 줄었습니다. 가구당 출산율이 2명 대로 접어든 80년대 들어서도 출산억제정책은 계속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인구 증가를 ‘인구폭발’이라고 표현하며 핵폭발보다 무서운 문제라고 인식했습니다.
▲ 197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출처: 에듀넷)
▲ 198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출처: 에듀넷)
우리나라 70~80년대는 산업화로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여성들이 직장을 가지며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였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예전처럼 5~6명의 자녀를 양육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사교육비 문제,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등은 정부 정책과 맞물려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아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 1990년대의 인구정책
90년대 들어서는 또 다른 인구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시기의 인구 정책은 “선생님 착한일 하면 여자 짝꿍 시켜주나요”라는 인구 정책 포스터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사회의 변화로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1990년대는 가구당 출산율이 1.5명으로 낮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유교적 전통이 강하여 한 명을 출산한다면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남아선호사상이 심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당시 출생 성비가 갑자기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비는 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로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성비가 99인 지역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성비가 101인 지역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90년대 우리나라 출생 성비가 115를 넘어갈 정도로 남초 현상(남성의 인구가 여성의 인구보다 많음)이 심각했고, 이는 출산율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남아선호사상에 의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출생 성비 / 199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출처: 에듀넷)
■ 2000년대의 인구정책
2000년대 들어서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경험하게 됩니다.
IMF 경제 위기와 같은 경제 문제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을 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한 명의 자녀만을 출산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출산율의 저하는 미래의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장려금, 양육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출산을 장려하지만 출산율의 증가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3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1.24명으로 전세계 224개국 중 21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출산율 순위(2013) / 200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출처: 에듀넷)
■ 저출산 문제와 관련된 신조어
저출산 문제는 고령화와 함께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나타난 새로운 신조어들이 있는데요. DINK족, PINK족, TONK족, NEET족에 대해 혹시 들어 보셨나요?
DINK(Double Income No Kids)족은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말합니다. 상대방의 자유와 자립을 중요시하여 돈과 출세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현대 세대를 대표하는 신조어입니다.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잘 보여 줍니다.
PINK(Poor Income No Kids)족은 딩크족과는 조금 다른 이유로 자녀를 가지지 않습니다. 즉,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녀를 가지지 못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인데요. 우리나라 경제 위기로 인해 이러한 핑크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TONK(Two Only No Kids)족은 자신들만의 오붓한 삶을 즐기려는 노년 세대를 말합니다. 과거 노년 세대들이 자녀에 의지하거나 손자를 돌보는 역할이 많았지만 최근 경제적 능력을 갖춘 노년 세대들은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둘만의 생활을 즐기며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노년 세대를 통크족이라고 합니다.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은 취업 인구 가운데 교육을 받지도 않고, 취업도 하지 않으며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취업을 희망하지만 취업이 되지 않는 실업자와 구별하여 무업자라 부릅니다. 이들은 국가의 경제 위기가 원인으로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저출산으로 인해 외동으로 곱게 자란 세대들이 자립심이 부족하여 취업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자료출처: 에듀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