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와 농업의 관계
종자와 농업의 관계
크리스마스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캐럴,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 선물 등 중에서도 화려한 장식과 조명으로 예쁘게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를 빼놓을 수 없죠. 전 세계에서, 특히 유럽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선호되는 나무는 ‘구상나무’라고 합니다.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수종입니다. 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 우리나라 남쪽에 서식하고 있는 나무에요. 하지만 1900년대 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외국으로 반출되었고, 품종 개량이 되어 현재 세계 크리스마스 트리의 6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으며,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중한 씨앗
우리나라 고유의 종자(씨앗)들 중 상당수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그리고 1970∼80년대의 국토개발 등을 겪으면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종자라는 자원 보존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으며, 우선 생산량이 많고 맛이 좋은 개량 품종에만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재배한 것이 우리 토종 종자가 다른 나라로 유출된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죠. 그동안 외국으로 유출된 종자만도 수 천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 등 선진국은 농업 관련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자원을 수집해 왔습니다. 미국에서 유명한 ‘미스킴 라일락’은 서울 북한산의 정향나무를 개량한 것이고, 또 ‘데이릴리(Daylily)’는 고유종인 ‘원추리’를 개량한 것이라고 합니다.
2012년에 세계 종자 시장의 규모는 약 780억 달러(83조원)에 달하고, 토마토 씨앗 1g이 최고 13만원, 파프리카 씨앗 1g의 가격이 최고 9만원에 육박하고 있어 ‘종자 전쟁’이라는 말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종자 사용을 위해서는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므로 우리나라는 2002년에 국제 신품종 보호동맹인 UPOV에 가입했습니다. UPOV에 가입한지 10년 동안은 종자 사용료 지급을 미루어 둘 수 있지만, 그 이후인 2012년부터는 종자에 대해 사용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게다가 2013년부터 ‘국제 신품종 보호제도’가 적용되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종자의 비율은 거의 9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규모로 농사를 짓게 된다고 해도 외국의 종자를 사용하면 엄청난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농산물의 가격은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가격이 싼 수입 농산물의 수입으로 막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농촌 지역에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됩니다.
출처 : 에듀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