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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필요한건 뭐? 터치! - 상리초등학교 학생회 전자투표 현장

대한민국 교육부 2009. 3. 19. 08:10

지금필요한건 뭐? 터치!
부산 상리초등학교2009년학생회 전자투표 현장 스케치
 이 글은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 최지원 학생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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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가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서 '변화'(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었죠? 그의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훔쳐내던 미국인들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었습니다.

3억이 넘는 미국인을 감동시킨 버락 오바마!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그 순간! 그는 얼마나 떨렸을까요?

하지만 버락 오바마는 역대 다른 대통령들보다 떨었던 순간이 짧았다고 합니다.그건 바로 '전자투표 시스템' 덕분이었죠.이번 선거에서는 미국의 24개주가, 전체 유권자의 30%가  전자투표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전자투표 시스템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터치스크린' 방식입니다.말 그대로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는 선거 방식이죠. 그런데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 (이하 터치스크린 투표)는 미국에서만 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바로 여기 대한민국에서도 터치스크린 투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초등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죠.

2009년 1월. 미국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했고 2009년 3월 부산 상리초등학교에서는 새 학생회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지난 3월 12일 상리초등학교에서 전교임원선거가 있었는데요, 터치스크린 투표를 실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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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은 선거 열기로 뜨거웠습니다.학교 곳곳에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담은 포스터들이 개제되어 있었고 이미 5, 6학년 유권자들은 강당에 모여 투표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전교 임원 선거에는 총 3명의 후보자들이 있었습니다. 수줍게 웃던 기호1번 전수현 어린이, 샤프한 느낌의 기호2번 이승준 어린이, 장난기가 넘치는 기호3번 신동근 어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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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하기 전 마지막 유세는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죠?저도 진지한 마음으로 후보자 어린이들의 공약을 들어보았습니다. 활기찬 학교 만들기, 야구부 창설, 쓰레기 없는 학교 만들기, 학교 폭력 없애기 등등 모두 솔깃한 공약들을 제시했는데요, 저 또한 고민이 되는 쟁쟁한 선거였습니다.

드디어 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줄을 지어 투표를 하기 전 간단한 '선거인 명부 확인 시스템'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반 이름과 번호를 이야기 한 후에 엄지손가락 지문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칩니다. 확인이 된 학생에게는 선거 카드가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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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카드를 받아든 학생은 기표소로 향해 단말기에 카드를 삽입합니다. 카드를 넣고 나면 터치스크린 화면에 후보자의 사진과 이름이 뜨고학생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간단히 '터치' 하면 투표가 완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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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하고 나온 학생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는데요, 새로운 투표 방식을 경험한 친구들의 상기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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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빈 어린이 
과학을 잘 못한다는 김유빈 어린이는 터치스크린 투표를 해보니 기계 안이 궁금해진다고 하네요. 그리고 내년에도 했으면 좋겠다고 교장선생님께 '강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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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찬 어린이
"처음에 손으로 누르니 정말 신기했고요 작년에는 종이로 했는데 이번에는 기계로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학생들을 취재하던 도중 눈에 띄는 한 학생이 있었는데요, 기표소에 선생님과 함께 들어가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자세히 다가가 보니 특별반 학생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한 박계순 특수학급 보조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학생은 정신지체 3급으로 도움이 필요한 친구였습니다. 선생님께 투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여쭈었더니 긍정적으로 대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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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순 선생님 
"얼굴이 나오니깐 선택을 하더라고요. 어려워 할 줄 알았는데 얼굴을 보더니 바로 선택을 하더라고요. 앞으로 이러한 선거 방식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는 투표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할 것 같아요."

실제로 2008년 과학저널 <네이처>는 미국의 전자투표 시스템 논란을 다룬 특집기사를 다루었는데요.전자투표가 미국 같은 다민족 국가에서 여러 언어로 투표를 안내할 수 있고 시각장애인 등의 투표권 행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모든 학생들이 기표를 끝내었습니다. 기표가 끝난 순간부터 터치스크린 투표를 돕기 위한 영도구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손길이 바빠졌습니다. 선관위는 먼저 터치스크린 기계에서 기표 내용이 저장되어 있는 USB를 모두 수거하였습니다. 그리고 USB를 모두 한 포트에 연결한 다음 전자개표시스템에 접속시켰습니다. 영도구 선관위의 신속한 움직임은 기표 후 5분 만에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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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구두구두구~ 이제 마지막 개표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학교 강당 앞에는 개표 시스템 화면이 띠어졌고 선관위에서 개표 시작 버튼을 클릭 하였습니다.기다릴 새도 없이 채 30초도 되지 않아 아이들의 함성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당선자가 결정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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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어린이는 기호 3번 신동근 어린이였습니다. 기호 3번의 당선을 알리는 발표 후 신동근 어린이의 당선 연설이 있었습니다.동근 어린이는 앞으로 상리초등학교를 활기찬 학교, 녹색 초등학교, 쓰레기 없는 학교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합니다.그리고 기호 1번 전수현 어린이와 기호 2번 이승준 어린이는 각각 여자 부회장, 남자 부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개표 결과가 끝난 후 담당 선생님이신 유민영 선생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교육 현장에서 가지는 과학기술에 관해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받아들이는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저희들이  터치스크린 투표를 하기 위해서 이틀의 사전 교육을 거쳤는데요, 저희 선생님들은 직접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하는 반면에 아이들은 한번 듣고 나서도 다시 말할 수 있을 만큼 빨리 받아들였어요. 완전히 이해했다는 거잖아요. 아이들은 지금 알게 모르게 과학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들이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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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리초등학교 전교임원선거 담당 유민영 선생님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교육 현장에서 최첨단 과학기술이 어린 학생들에게 더 많이 투자된다면 좋겠어요.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거라고 생각합니다.이번 터치스크린 투표만 해도 도대체 어떻게 집계되는지 궁금해 하는 학생들을 여럿 봤거든요.

일부에서는 터치스크린 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투표 지연과 해킹, 개표 부정의 위험이 있었죠. 또 투표용지가 없기 때문에 부정 의혹을 사후 검증할 체제도 미흡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최근에는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서 해킹 등 투표결과의 조작을 막기 위해 기기를 온라인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각각 별개의 오프라인 형식으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자기표기에서 기표기록을 인쇄해 유권자에게 주거나 자체 보관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리초등학교의 김정이 교장선생님께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를 도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최근 정보화 시대에 아이들에게 터치스크린 투표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합니다. 상리초등학교는 현재 학교 특색 사업으로 ‘7Happy 활동을 통한 상리행복지수 높이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7가지 활동 중 1가지가 정보화 품성을 기르는 활동이라고 합니다.학생들에게 정보화 품성에 대한 동기부여와 사기진작을 위해서 터치스크린 투표가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였죠.

또한 기존의 종이투표에서는 사표가 많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장난기가 발동해 여러 후보에게 도장을 찍거나 글자를 일부러 고쳐 적어 무효표가 많이 발생했다고 합니다.그래서 교장선생님은 민주적인 선거를 학생들이 진지하고 신중하게 익힐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 후보만을 터치하도록 하는 터치스크린 선거를 도입했다고 하네요.선거가 가지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 선거와 함께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도 직접 경험하는 배움의 현장!그곳에서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꿈을 꾸는 아이들의 미래가 오늘은 더 기다려지는 것 같습니다.

  

<<< 최지원|교육과학기술부 대학생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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