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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어릴적 경험이 창의성을 키운다

대한민국 교육부 2009. 9. 28. 09:09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키울 때 자신의 아이를 천재로 착각한다. 서너 살 때쯤 길거리를 걷다가 간판을 읽거나 만국기를 보고 국가 이름을 맞히기라도 한다면 정말 머리가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온갖 학원을 ‘쇼핑’하며 좋다는 교재를 사들인다. 이런 풍경은 한국에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어떤 이는 이런 치맛바람에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다. 유아기의 과도한 교육은 아이들을 망친다고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어린이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유아와 청소년들의 지능과 창의력을 살찌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보고 있다. 자식을 혹사시키지 않는 수준이라는 전제하에서다.



   성격과 달리 지능은 어릴 적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어릴 적 지능은 가족과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비록 유전적으로 낮은 지능을 받고 자랐더라도 환경에 의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적인 부모와 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그렇지 못한 어린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세 이하의 경우 가족이나 공통의 환경이 지능의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40% 정도라고 한다. 어른이 될수록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성격은 어릴 때부터 거의 대부분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뇌의 능력에는 결정적 시기가 존재한다  
 


뇌에는 회백질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뉴런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양의 많고 적음은 유전적으로 타고 난다. 회백질의 양이 절대적으로 지능의 높고 낮음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능이 높은 사람이 회백질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즉, 뉴런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뉴런이 많다고 해도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면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그 네트워크가 어릴 때 형성된다. 이것이 자식이 어렸을 때 천재로 아는 부모들이 많고, 자식을 위해 온갖 교육을 시키려는 치맛바람이 필자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조기 외국어 교육만 해도 그렇다. 찬반 논쟁이 많지만 필자는 조기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편이다. 기능성자기공명장치(fMRI)로 뇌를 들여다보면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를 공부해 모국어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나이가 들어서 배운 사람의 뇌는 다르다.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뇌는 외국어를 들으면 뇌의 한 곳만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는 사람은 뇌의 두 군데가 활발하게 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박방주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

이는 외국어를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배운 사람은 외국어를 들으면 모국어로 번역을 해 알아듣는다. 이 때문에 모국어 부위와 외국어 부위 두 곳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뇌는 한 곳에서 번역할 필요 없이 그 언어 그대로 받아들인다. 뇌인지 과학자들은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뇌 성숙 단계의 경계를 ‘크리티컬 피어리어드(Critical Period)’, 즉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이 경계를 넘어선 나이에 외국어를 공부하면 그 이후 아무리 외국에서 오래 살았더라도 어색한 외국인 발음을 벗어던질 수 없다고 한다.

뇌라는 것이 이렇게 신기하다. 창의성이나 지능, 언어 습득 등을 결정짓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도 어렵고 거기에 미치는 영향을 똑 부러지게 잡아내기도 어렵다. 그만큼 뇌라는 것은 유전자와 환경 등 다양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영재들을 필답고사로 뽑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교과부의 정책 방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앞으로 영재들이 제대로 커가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역시 노력해야 한다. 어릴 적 뇌 발달은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입식 교육은 넣은 만큼만 나오는 ‘자판기 지능’을 양산할 우려가 크다. 어릴 때부터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은 생각을 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으로 방향도 함께 틀어주기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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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방주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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