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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통해 역사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맞춤공연” 본문
“무한도전 통해 역사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맞춤공연”
[진로체험 프로그램 돋보기] 아트브릿지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해 개관전시회를 열었는데 정말 많은 학생들이 관람을 왔습니다. 개관전시회답게 국보급 유물 100선을 특별 전시했죠. 걸어서 둘러보기만 해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행사였는데 학생들이 30분도 안 돼서 뛰쳐나오는 겁니다. 행사장 밖으로 뛰어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에서 팀장으로 일하던 신현길 아트브릿지 대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역사와 문화 등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박물관이라는 곳도 살아있는 콘텐츠보다는 박제화된 과거가 전시돼 있는 곳이라 학생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박물관뿐만 아니죠. 최근 새로운 자기계발 방법으로 인문학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상은 그때와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강의로 접해야 하고 암기해야 하고…. 공부 많이 하신 분들이 이렇게 만든 것 같아요.”
신 대표는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이 꼭 교실에만 있는 것은 아님을 강조한다. “음악과 춤 등 공연 형태로 수업을 해보면 확실히 아이들의 반응이 다릅니다. 최근 ‘무한도전에서 역사를 배운다’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역사를 가볍게 취급한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이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암기하고 시험만 보는 형태로는 역사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일 수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재미 없으면 바로 핸드폰을 꺼냅니다. 무한도전처럼 재미있게 해줘야 관심을 갖습니다.”
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는 2009년 설립 이후 문화예술을 매개로 역사를 쉽게 가르치는 일을 하며 수익금으로 문화소외계층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예술 체험과 역사교육을 결합시킨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활동 중이다.
“아트브릿지가 처음 기획한 공연은 ‘역사탐험연극 박물관은 살아있다-고구려 고분탐험전’이었습니다. 엄숙하기만 한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공연 무대로 바꾼 거죠. 학생들이 탐험대가 되는 일종의 체험 연극입니다. 고구려로 간 아이들이 주몽, 바보온달, 평강공주 등을 만납니다. 당시의 의상을 차려입은 배우들을 통해 고구려 사회를 경험하는 공연입니다. 이 공연은 MBC, KBS,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에서 취재를 나올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9년부터 시작한 문화예술과 결합된 역사교육은 다양한 콘텐츠로 이어졌다. ‘신라-서라벌탐험대’, ‘백제-예술탐험대’, ‘시아와 네시의 선사시대’, ‘근현대 추억의 거리-그땐 그랬지’ 등 시대별 교육 콘텐츠를 개발, 수많은 학교를 찾아가 공연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연도 제작했습니다. 2010년부터 정약용의 생가가 있는 남양주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약용과 함께하는 실학여행’이라는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정약용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보고 정약용과 함께 과거 시험을 보는 콘셉트입니다. 청소년들을 위해 만든 콘텐츠였지만 인기가 좋아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공연으로도 응용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청소년들과 함께 역사 현장을 방문하는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 묘소를 탐방해 난중일기 내용을 배우는 식인데 뻔한 내용의 수업이 아닌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탐방한 역사 현장에는 배우들이 분장을 하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공부 안 하고 밖에서만 노는 소년 이순신이 있고, 어머니의 죽음 앞에 목 놓아 우는 아들 이순신이 있습니다. 연극이 진행되는 도중에 에피소드에 맞는 난중일기를 배우들이 직접 학생들에게 읽어줍니다. 위대한 인물 이순신 장군 이전에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역사를 소재로 한 교육 콘텐츠는 고증이 필수적이다. 아트브릿지의 모든 콘텐츠는 전문가들에게 반드시 자문을 받아 진행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때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미되기도 한다.
“조선 시대 무과 과거 시험에는 원래 칼싸움이 없지만 공연에는 칼싸움 장면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소년 이순신, 무장을 꿈꾸다’ 공연의 경우 청소년들이 이순신의 친구가 되어 전쟁놀이도 하고, 과거 시험도 보고, 왜구도 무찌릅니다. 이 공연도 학생들을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대극장 공연으로 올릴 만큼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신 대표는 한 학부모와의 만남을 잊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아이였는데 우리 공연을 본 이후 아이가 역사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합니다. 시대별, 인물별로 책을 골라 읽으면서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깨닫게 된 것 같아 저희에게 무척 고맙다고 하셨어요. 저희들의 노력으로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만큼 큰 의미가 있을까요. 그때 저희가 하는 일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역사를 아는 아이가 문화를 이해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리더로 자라날 수 있다.’고 믿는 신 대표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만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역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유학기제 프로그램과 관련 아트브릿지가 제공하는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역사교육은 고객센터(02-741-3581)로 문의할 수 있다.
글_ 민신태 에디터
출처_ 꿈트리 Vol.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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