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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은 어떤 학생을 선택했을까? 본문
지난 4월 2일(토) 경희대학교에서 대교협 주최 '2012학년도 대입 전형계획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4,000여개의 좌석에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오셨는데요, 모두가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회를 경청했습니다.
역시 이 날의 주요 내용은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학업 능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다른 방면에 뛰어난 소질이 있는 학생,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꿈을 잃지 않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학생 등 점수만으로 그들이 가진 창의력과 잠재력을 평가할 수 없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대학은 다양한 재능과 적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여 전문성을 키워주고 차별화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학생을 교육해야 한다는 필요성 아래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학생선발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2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비중이 60%를 넘으며 처음으로 정시보다 선발비중이 높아졌고 수시모집의 가장 중심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점에서 이 제도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이해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명회에서 배포한 자료 중에 특히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의 사례와 대비 방안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어떤 학생들이 입학사정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을까' 이니까요. 합격 사례를 보고 대입 전형의 맥을 이해한 후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길을 찾는다면 합격의 문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떤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되었는지 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역경 극복 사례
* 서울대 생명과학부 K군
수능성적이 6개 과목에서 1,2,3등급 각각 2개씩으로 높지 않으나 시골에서 홀어머니와 살면서 이과 1등을 유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받음.
* 연세대 상경계열 P양
고교 1학년 때 난소암에 걸려 1년간 투병생활을 했고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있었으나, 우수한 성적과 원만한 교우관계를 바탕으로 학교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으로 성장한 것이 높이 평가받음.
* 한양대 생활과학부 P양
어린 시절 왕따 경험이 있었으나 고등학교에 와서 원만한 교우관계를 위해 요리를 배우고 이후, 한식, 제과, 제빵 국가조리기술자격증을 딴 점이 높이 평가받음.
* 가톨릭대 인문학부 K군
장애인인 아버지가 타인의 도움 없이 한라산을 등반하는 모습을 보며 의지와 끈기 그리고 자신감을 배웠으며, 독거노인을 돕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교내 및 교육청 내 행사의 MC로도 활동하는 등 따뜻하고 밝은 학생임. 학업 성적 역시 고등학교 3년간 점차 향상되어 앞으로 대학에서의 발전이 기대되어 선발.
* 광주교대 J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부모님을 돕다 손가락의 2마디가 절단된 학생으로 섬지역 낙후된 학교에 다니면서도 초등교사의 꿈을 잃지 않았으며 수능, 교과성적 모두 1학년부터 3학년때까지 지속적으로 향상을 보인점이 인정됨. 수능은 5등급.
* 연세대 경제학부 P양
교육 소외지역인 농촌지역 학교에서 공부하였고, 어려서부터 갖게 된 난청이라는 신체적 장애로 인해 남들보다 학업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성실한 학습태도로 높은 학업성취를 보임. 또한 학생회장을 역임하여 탁월한 리더쉽을 보여주어, 장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줌. 게다가 꾸준한 장애인 공동체 봉사활동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봉사정신을 보여주는 등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키워온 창의력과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
* 포스텍 P군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대단한 집중력과 끈질긴 집념, 노력을 통해 성적 향상을 보였고(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성적은 상위 45% 수준 → 3학년 1학기 4.7%로 향상), 학원이나 과외 등을 할 형편이 아닌 상황에서 학교수업과 혼자만의 노력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점이 높이 평가됨. 특별한 경시대회 수상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교내 학력우수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오로지 학교생활에 충실한 점도 높이 평가됨.
② 학생의 적성, 소질, 열정을 반영한 사례
* 연세대 생명공학전공 K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전자기파의 파동을 연구하여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실은 경력 인정.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J군
중고등학교의 꾸준한 방송반 활동,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 리포터로 활동한 경력이 높이 평가.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W양
초등학교 때부터 한 편씩 시를 쓰기 시작하여 중2때는 시집을 발간하였고, 고교 때 친구들과 함께 문학동호회 '몽상가'를 조직, 정기적으로 문학작품을 논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함. 학생부 교과 전체 성적은 부족하나 국어 성적 상위권 유지 인정.
* 건국대 응용생명과학부 H양
초등학교 때 과학자를 목표로 한 뒤 한번도 과학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으며, 고1 때 청소년인터넷신문에 과학기자, 2008년 제1회 한중 청소년 교류기념 청소년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활동이 높이 평가됨.
* 건국대 지리학과 H군
한국지리를 제외한 세계지리, 경제지리 과목은 배우지 않았으나 수능 모의고사에서 세계지리, 경제지리 과목에서 항상 1~2등급을 받았고 3학년 때는 학교에서 과목별로 모집한 명예교사(해당 분야에 우수한 학생을 뽑아서 방학, 주말 등을 이용해 같은 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활동을 했고, 평소 구독하던 지리 관련 잡지 독자의견란에 몇 차례 글을 싣기도 함. 좋아하는 과목에 대한 열정이 면접 과정에서 높게 평가됨.
* KAIST K군
고교 수준의 교재 2권(수리, 과학 논술집, 수학이론 및 해설집)을 저술한 경력을 인정받음.
* 동국대 법학과 M군
사회 선택과목인 '법과 사회'가 개설되지 않아 스스로 해당 교과서를 구하여 공부를 하였으며, 교과서를 분석하고 정리하여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기도 하고 법과 사회를 선택하여 공부하는 학생들의 질의에 답변을 해주는 등 법학에 대한 꾸준한 활동을 해온것이 인정받음.
③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우수자 선발 사례
* 경희대 정치외교 B양
12년 동안 한 번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음. 인터넷을 통해 학습정보를 얻었고 스스로에게 소리 내어 설명해 주는 방법으로 공부하였지만 혼자 공부하면서도 교과영역 성적은 꾸준히 향상됨(1학년: 2.5등급, 3학년: 1.3등급). 특히, 사회교과 성적이 우수하고, 정치 과목은 전교 1등을 하여 교과학력우수상을 수상함. 또한 학급회장으로서 교내 환경캠페인이나 체육대회, 과학 골든벨 등의 학교생활에 충실한 점이 높이 평가.
* 서울대 화학부 K군
지원자가 재학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학력 수준이 부산지역 최하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상승하고 있는 개방형 자율학교로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 지원자의 부친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3년간 식물인간으로 고생하다가 돌아가셨고, 현재 편모 슬하에서 어렵게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선생님들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만으로 학교 내에서 좋은 성취를 이뤄냄. 부산 교육청 주관의 화학심화반 활동을 하였으며, 인근 대학의 실험실에서 R&E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화학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 교내 과학경시대회에서 화학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함.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지속적으로 상승, 화학심화반 반장활동과 면학상 수상 등 학교 내에서 주도적인 노력을 한 점을 높이 평가.
* 포스텍 수학과 B군
학업능력 면에서 1학년 1학기 때 수학, 과학과목에서 3, 4등급, 국어, 영어과목에서 6등급 등 중하위권 성적을 보였으나 1,2학년 동안 꾸준한 향상을 통해 3학년에는 대부분의 과목에서 1,2등급을 보이는 등 급격한 성적향상을 보임. 아버지의 사업실패 등으로 인해 중학교 때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이후 보여준 학업 면에서의 성과가 사교육 열풍이 거센 일산지역에서 사교육이 아닌 본인의 노력과 성실함 그리고 본인만의 시간 관리와 학습방법으로 이루어낸 점을 높이 평가함. 수학은 지원자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자 할 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과목이자 자신에게 인생과도 같다고 표현할만큼 강한 흥미를 보인 과목이며, 과학 역시 과학동아리(팀장)에 참가하여 다양한 실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꾸준한 흥미를 보임.
/ 자료 출처 : 대교협
입학사정관들은 위에 소개된 학생들을 어떤 자료를 통해 파악하고 선택했을까요?
입학사정관제에서 활용되는 주요 전형자료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에듀팟) 기록 등입니다.
자료 출처 : 대교협
※ 대학, 모집단위, 전형의 인재상에 따라 대학마다 평가요소 및 평가내용은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 프로파일은 지원자의 학습환경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되는데요, 각 대학의 고교정보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자료를 활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 시스템(에듀팟)은 2010년부터 고등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교협에서는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을 마련하여 공인어학시험 성적, 교과관련 교외 수상실적, 해외봉사실적 등 사교육 유발요소를 배제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과정에서 학습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선발하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사교육기관에서 쌓은 스펙이나 허위서류 등을 가려낼 수 있도록 하였으며 고교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제공, 교사연수, 설명회 및 협의회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심층면접·토론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합니다.
서류평가의 경우 2명의 입학사정관이 독립평가 후 평가결과 차이가 크면 제3의 평가자에 의해 조정평가를 하게 되고, 조정평가자를 포함하여 입학사정관들이 평가한 결과는 제3의 평가자에 의해 최종 평가하며, 입학위원회에서 모든 지원자의 평가결과를 논의하여 합격자를 결정합니다.
간혹 입학사정관의 공정성에 관해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이 계신데요, 대학 및 전형에 따라 절차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다수·다단계 평가원칙을 준수함으로써 전형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예로, 아래 건국대학교의 입학사정관 전형 심층면접 절차를 살펴보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로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대학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대교협
그렇다면 점차 확대되어 정착되고 있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어떻게 준비해야할까요?
학교, 학생, 학부모가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점에 신경을 쓰고 대비를 해야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 입학사정관제가 대입 전형의 주요 유형으로 정착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전시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본인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해서 노력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데 취지가 있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 학생부 기록부터 에듀팟 관리, 추천서 작성 등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연수를 통해 인식 제고와 정보 제공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 / 학부모
■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대학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학업수행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업에 소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진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각종 활동은 교내에서 진행하도록 합니다. 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준비 및 결과물은 인정받지 못하므로 학교 범위 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교과외 활동에도 일관된 준비가 필요합니다. 본인의 진로에 관련된 일관성 있는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 등도 같은 맥락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부모의 지나친 욕심으로 무분별하게 다양한 경력을 쌓으려 하지말고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 잠재력을 고려하여 활동하기 바랍니다.
■ 에듀팟(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해 평소에 스스로 꼼꼼하게 이력을 관리해야 합니다.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전형 유형과 모집 단위에 따라 유형화를 하면 더 좋습니다. 학생부에 올라가는 내용은 극히 한정될 수 밖에 없으므로 에듀팟에 다양한 자료를 첨부하여 기록하면 비슷한 활동을 했더라도 좀 더 자세하고 차별화된 정보를 입학사정관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 '동기 → 과정 → 평가'가 포함되도록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로와 관련해서 왜 그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었는지, 위기가 있었다면 어떻게 대처했는지, 활동을 하고 난 후의 반성과 평가(추천서 등을 통해)는 어떠했는지 이런 내용들을 서류에 기록하면 입학사정관이 지원자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입학사정관 전형,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하게 열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똑같은 환경에서 자라지 않고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계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대학에 입학하고 있습니다.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찾을 수 있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위에 소개된 사례들처럼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사이트
창의·인성 정보넷 | http://www.crezone.net/
전국학부모지원센터 | http://www.allparent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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