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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맞고 온 아이, 어떻게 하시나요? 본문
유치원 아이들과 하루 종일 생활하다 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쟤가 나 때렸어요!"고, 두번 째는 "누가 쟤를 때렸어요"입니다. 그리고 친구가 규칙을 어기는 행동들에 대한 것까지 말한다면 저는 하루 종일 민원처리 하느랴 바쁩니다.
부당함에 대한 것과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해 아이들은 전달력이 대단합니다. 보고 지나치지 못하지요. 정말 민주적인 아이들입니다. 이대로만 커준다면 깨끗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들 정도 입니다.
어쨌든, 아이들끼리 놀이를 하다 보면 다툼은 기본입니다. 유아 시기의 아이들에게 상대방의 아픔과 슬픔, 고통과 기쁨 같은 마음을 이해할 정도의 발달 수준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나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미칠 감정을 이해한다면 다툼은 현저히 줄어들겠지요.
그러니 다툼은 유아 시기의 아이들에게 있어 매우 정상적인 행동이라 봅니다. 다툼을 통해 민주적인 절차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도 생기고, 또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아픔도 느껴 보고, 미안함도 느껴보겠지요. 그러면서 사회성도 발달하구요. 그 경험들의 축적이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툼이 있으면 다치는 일도 생깁니다. 아이들이 놀다 보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당연히 다치는 일은 적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인테리어용 장식품이 아니니 가만히 앉아 있어라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왔다고 하잖아요. 어린이의 놀이는 끈기와 인내심을 가지게 하고, 건강을 증진 시킵니다. 또한 사회성과 상호협동심, 사고력, 비판력, 창의성 등등 부모님이 바라는 그런 배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학부님들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시면서 많이들 하시는 말씀 "다른거 다 필요 없구요 안다치고 오기만하면 되요" 하십니다. 이 말씀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모릅니다. 다치지 않게 신경써달라는 말씀이시거든요. 이런 아이들은 다쳐서 집에 돌아가면 큰일입니다. 아이는 괜찮을 지언정 작은 상처에도 예민하게 받아 들이시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러니 혹여나 아이가 다칠까봐 놀이하는 아이를 불러 세우는 일이 많아집니다. 아이도 교사도 맘 편히 놀수도 놀게 할 수도 없어집니다.
아이가 다치고 오면 정말 속상합니다. 아이를 낳아보지는 않았어도 그 마음 어찌 이해가 안될까요? 다치면 아이도 부모도 교사도 정말 정말 속상합니다. 누구 하나 속상하지 않는 사람 없겠지요. 하지만 그 마음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어 아이를 놀라게 하거나, 불안함을 심어주어선 안됩니다. 어른 답게 아이에게 대처하고 조언해 주어야겠지요. 그럼 아이들이 다치고 오면 어떻게 조언을 해주시나요?
예전에 제가 맡은 반에 수창(아이들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하겠습니다.)이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운동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아이였는데 힘이 쌔고 리더쉽이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지요. 늘 많은 친구들과 놀이를 했습니다. 근데 마음이 급한 겁니다. 놀이를 할려고 하면 친구도 하고 나도 하며 기다리기도 하고 차례를 지켜야 할 텐데 마음이 급하니 기다리지 못하고 자기가 먼저 할 거라며 빼앗거나 밀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을 하는 아이였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말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말도 울음이나 고함 소리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정상이긴한데 일곱살 아이 치고는 정도가 심했지요. 그리고 힘이 천하장사니 자기는 살살했다 해도 맞는 친구는 훅훅 날아(?)가기 일쑤였습니다.
끝내는 괴롭힘을 당하던 동수의 어머니께서 전화가 오셨습니다. 몹시 흥분하신 상태셨지요. 수창이가 때려서 동수가 유치원을 가기 싫어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맞고 온 적이 많았지만 계속 참았노라 말씀하시며 속상한 마음을 쭉 늘어 놓으셨지요. 이제는 못 참겠다는 말씀과 함께 말입니다.
그래서 동수 가족은 대응책으로 "너도 때려라"를 가르치고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누나들과 함께 상황극을 펼쳐 가며 맞았을 때 급소를 때려 힘이 약해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가르치신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쟁을 만들 뿐입니다. 다툼을 더욱 크게 만들뿐이지요.
말로해도 되는데~♪
오늘 종찬이가 형아들한데 맞았어요
종찬이가 형아들한테 야! 그래서요
그래서 형아들이 종찬이 때렸어요~
그런데 야! 한 사람이 나빠요? 아니면 때린 사람이 나빠요?
제 생각에는 종찬이가 먼저 나쁘고 형들도 잘못한것 같아요~
말로해도 되는데~
위 노래는 백창우선생님의 '말로 해도 되는데'라는 노래입니다. 아이들의 시로 노래를 만드셨지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아주 잘 표현한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친구에게 맞았다고 똑같이 때리라고 가르치는 방법은 옳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자기가 싫었던 것을 상대방에게 돌려주는 행동은 나쁜짓을 자기도 그대로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아이들에게 '하지마 3번 말하기'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친구가 싫은 말이나 행동을 할때면 "하지마"라고 말하는 거지요. 마음을 전달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 보는 능력도 키우는 겁니다. 그렇게 3번! 기회를 주고, 그래도 계속 한다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했지요. 그럼 내가 지켜주겠노라고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들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겠지요.
위 수창이와 동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주 잘 해결되었습니다. 부모님들끼리 친하게 되었거든요. 반모임에 함께 참석하신 어머님 두분이 서로의 속상한 마음을 털어 놓고 이야기하며 이해하게 되면서 친하게 되신겁니다. "막둥이여서 조그만 일에도 상처를 잘 받는다", "아이 세명 중 중간에 끼여 많이 치이다 보니 짜증이 많고 성격이 급해지더라"와 같은 이야기를 하며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이 생기는 겁니다.
부모님이 친해지니 아이들도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들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생기면 안되겠지요. 부모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 주면 아이들도 사이좋게 지냅니다. 서로 얼굴을 알고 친하게 지내면서 상대방들의 속사정들을 알게 되면서 이해하는 마음도 커진 것입니다.
아이들은 돌아서면 금방 까먹고 또 함께 놉니다. 아이들은 까먹었는데 가끔 부모님들끼리 원수가 되는 경우를 접할 때면 마음이 좋지 않지요.
부모가 친해지는 것이 힘든 경우에는 부모님이 때리는 아이를 직접 찾아가는 경우도 좋겠습니다. 물론 도깨비 같은 얼굴로는 찾아가시면 안되겠지요. 천사와 같은 얼굴이셔야 합니다.
예전에 쌍둥이가 있었습니다. 둘은 언제나 함께 였지요.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둘이 힘을 합쳐 무찌르고 또 약한 친구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독 유성이라는 아이를 괴롭혀 상처를 입히는 것이었습니다. 잘 놀다가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꼭 그 약한 친구만 때리는 겁니다.
당연히 그 유성이의 부모님이 속상하셨겠지요. 그래서 선생님이 쌍둥이에게 주의를 주고 아무리 감시(?)해도 안되더랍니다. 둘이 힘을 합치니 더욱 강해져 친구를 괴롭혔지요. 문제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괴롭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맞는 유성이의 보모님이 유치원으로 오셨습니다. 아주 상냥한 말투로 "쌍둥아~ 나 유성이 아빠야. 유성이하고 친하게 지내줘"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왜 유성이 아빠가 유치원에 까지 왔는지 느꼈지요. 그 뒤로 유성이는 괴롭히는 일은 없었습니다. 물론 놀다가 이유 있는 다툼이 있기는 했지만요.
맞는 아이의 부모도 속상하겠지만 때리는 아이도 부모도 속상한 마음 마찬가지라 말씀하십니다. 어느 것이 더 속상함이 크다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끈임없이 사고를 치고 오는 아이의 부모도 속상한 마음이 매 한가지 아닐까요?
'맞고 오면 큰소리라도 칠 수 있지 이건 뭐 속상하다 말로 못하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차라리 맞고 오면 속 시원하겠노라구요. 자신이 꼭 죄인이 되는 듯한 기분이시라고 말입니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다치면서 큽니다. 그래야 휼륭한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내버려 두자는 건 절대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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