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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과서의 파격적 변신, 현장 반응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11. 10:00

전국의 고등학교에 ‘융합형 과학 교과서’가 도입된 후 한학기가 지났다. 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빅뱅’처럼 등장한 새 과학 교과서에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융합형 과학 교과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집필된 과학 교과서로 융합 교육을 하자는 취지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구분을 없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기술과 교과서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와 같은 기술 내용도 담았다. 1부는 우주와 생명, 2부는 과학과 문명으로 이루어졌다.

 
 

 과학 교과서의 파격 변신
 

융합형 과학 교과서에는 기존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구분이 없다. 교과서의 첫 장은 우주의 탄생인 ‘빅뱅’부터 시작하고, ‘빅뱅 우주론’이 확립되기 까지의 과정 속에서 도플러 효과(물리), 양성자와 중성자(화학), 우리 은하(지구과학)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이러한 이론들을 따로따로 배웠던 학생들은 이제 하나의 현상에서 어떠한 과학 원리들을 발견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의 김모 교사는 “융합 과학의 시대가 오는 시점에서 개정된 과학 교과서는 훌륭한 시도”라며 “다른 분야의 교육도 융합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성과 내용 뿐만 아니라 수업자료의 질도 향상되었다. 마치 과학 잡지를 보는 듯한 선명한 은하 사진은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각종 가상 실험과 동영상 등을 보다 보면 수업 시간이 금새 지나가버린다. 서울 세화고의 김영훈 학생(16)은 “하나의 큰 이야기로 배우다보니 전체적인 틀을 알게 되서 재미있다”며 “질 좋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니 더 이해가 잘 된다”고 말했다.

▲ 기존 과학 교과서와 새 과학 교과서의 구성 비교 ⓒ천재교육

 


 과학 교양을 갖추게 될 학생들
 

복잡한 현대 사회는 과학 없이는 돌아갈 수 없다. 기초적인 과학을 모르면 현대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새 교과서의 개정 취지는 무엇보다도 과학 교양을 갖춘 시민 양성에 있다.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과학 탐구에 관심이 없는 학생에게도 과학을 교양으로 가르치자는 취지다. 현장에서도 지금까지 과학 교육은 과학도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제 학생들은 세세한 개념과 이론 보다는 과학 전반에 걸쳐 ‘숲’을 보듯이 배우게 된다. 
 
20세기 과학에서 더 나아가 현대 기술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기 위해 새 교과서의 절반은 최신 기술들이 주를 이룬다. 디지털카메라, 반도체, 나노, 태양 전지 등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로써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과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과학의 격차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의 류모 교사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이라 아이들이 친숙하게 생각한다”며 “최신 이슈들과 연결해 토론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 융합형 과학 교과서의 개요. 통합적인 과학 교양 교육형 취지에 공감하는 이가 많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스토리텔링
 

새 교과서는 스토리텔링 형식을 취했다. 더이상 학생들에게 원리와 공식만을 주입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따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원리를 이해한다. 토론 시간에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며 글로 쓰는 연습도 할 수 있게 했다. 읽고 쓰는 능력의 중요성을 과학 교육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경희여자고등학교의 김지광 교사는 “이젠 과학 분야에서도 읽고 창의적으로 사고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라며 “새 교과서가 통합논술 지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난이도 어렵고 아직은 낯선 반응 
 

물론 아직 문제점은 많다. 최신 기술이 반영되면서 갑자기 난이도가 올라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융합과 스토리텔링 방식이 낯선 일부 교사들은 새 교과서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나누어 가르치기도 했다. 새 교과서는 다양한 내용이 함께 기술되어 있다보니 교사가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내용을 만나면 가르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융합’이라는 기본 취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폭넓은 교사 연수가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교과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지 않아 일부 고교에서 외면당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서울 소재 고교의 박모 교사는 “입시가 우선인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수능에 포함되지 않은 교과목을 채택하기는 쉽지 않다”며 “새 교과서의 취지와 내용이 우수하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나누어 가르치고 있는 EBS 강의 ⓒEBSi.co.kr

 

 

 과도기적 현상일 뿐...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
 

 새 교과서를 기획하고 추진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일선 고교의 혼란스러운 반응을 받아들이면서 과도기적 현상으로 평가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올해 수업 보충 자료와 평가 문항을 지원하고 교사 연구회도 증설해 현장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최대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과학교육 정책 담당자도 “새로운 시도에 혼란스러운 반응이 있지만 융합형 교육이 필요한 때”라며 “학교현장의 융합형 과학 운영상 나타나는 문제점을 적극 보완하고, 시도교육청 과학교사 연수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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