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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서울국제도서전, 책의 모든 것을 담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6. 25. 13:00

무더운 여름,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수박을 먹는 것과 계곡이나 바다로 물놀이를 가는 것을 비롯한 여러 가지 더위를 잊는 방법이 있을 텐데요, 저는 시원한 곳에 앉아서 책을 읽을 때 이만한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는 많은 책을 읽으며 알차고 시원한 방학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는데, 막상 읽으려고 하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책을 읽고 싶은데 말이죠.


이러한 고민에 빠진 저에게 답이 되어 줄 전람회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서울의 코엑스에서 매년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인데요. 올해는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총 5일간 개최되었습니다. 저는 두 번째 날인 20일에 참여했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의 전경>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의 주빈국 인도와 컬쳐 포커스로 선정된 캐나다를 중심으로 세계의 나라들이 각각 부스를 마련하여 자국의 책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1954년 서울도서전으로 시작하여 1995년부터 서울국제도서전으로 확대되었다니 그 역사가 대단하죠? 큰 규모의 2013 서울국제도서전은 건물 벽 위쪽에 현수막으로 장소들이 구분되어있는데요. 크게 세계의 문화와 책이 모여 있는 주빈국관과 국제관, 우리나라의 다양한 책이 모여 있는 일반관과 아동관, 특별전과 인문학 아카데미, 저자와의 대화, 시 낭송 등의 행사가 열리는 이벤트 홀로 구분할 수 있어요.


<주빈국인 인도의 부스><인상깊던 사우디아라비아관>

저는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주빈관과 국제관에 가보았습니다. 주빈국인 인도의 부스는 정말 크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입구에 인도의 사원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도 있어서 눈에 확 띠었습니다. 주빈국답게 특별행사가 많았는데, 제가 갔던 날에는 4명의 인도 예술가와 함께하는 시 낭송회가 있었습니다. 느릿느릿하고 조용한 인도 문학가의 말투는 시를 낭송하는데 참 잘 어울려 제 마음도 고요해졌답니다. 또 인도의 시를 들으면서 나라마다 다른 언어를 뛰어넘어 공유할 수 있는 시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국제관에는 프랑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를 포함한 25개국이 참여하여 그들의 나라와 책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부스마다 의상과 건물 디자인 등을 통해 나라마다 특성을 잘 살려 부스에 들어갈 때마다 그 나라에 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신기하더라고요. 특히 한국인과 더불어 해당 나라의 외국인들이 책과 문화를 알린다는 점에서 색다르고 흥미로웠어요. 질문하고 싶은데 언어를 몰라 망설였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이 한국어에 능숙한 외국인들이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답니다.


저는 그 많은 나라 중에서도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인상 깊었어요. 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히잡을 두른 아랍 여성들과 수염이 덥수룩한 아랍 남성들을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엽서에 한국이름을 아랍어로 써주는 행사가 있어 저도 참여했답니다. 그 사이에 아랍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돌아다니면서 아랍어로 쓰여 있는 책들을 펼쳐보며 아랍어를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제관에서 정신없이 구경하던 저는 시계를 보고 얼른 이벤트홀로 달려갔습니다. 이벤트홀에서 열리는 인문학 아카데미, 저자와의 대화, 북 멘토, 시 낭송 및 해설 등의 프로그램들은 시간이 정해져 있거든요. 날마다 프로그램의 내용이 바뀌니 가기 전에 미리 알아보고 간다면 관람하는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답니다. 


<치료적 책 읽기 관련 강연을 들으며><윤구병씨의 인문학 아카데미>

저는 두 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첫 번째로 참여했던 프로그램은 ‘치료적 책 읽기로 성장시키는 나’라는 제목의 강연입니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지식과 교훈, 재미를 목적으로 한 독서가 아닌 치료를 목적으로 한 책 읽기라는 점과 그 책들이 특별한 책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책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여러 책 중에서 선정된 책이라는 점이 매우 신선했어요. 실제로 강연에서 치료에 이용하는 세 권의 책을 읽어주었는데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세 권 모두 들을수록 어떠한 마음이 따뜻해지고, 용기와 희망이 생기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책 한 권이 각박한 사회 속에서 심리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을 데우고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책의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두 번째로 참여했던 프로그램은 ‘철학을 다시 쓴다’의 저자인 윤구병씨의 인문학 아카데미입니다. 주제가 ‘철학’이길래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이야기만 나올 것 같아 걱정했던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러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올 수 있었답니다. 많은 사람이 저처럼 철학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피하려고 해서 철학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쉽게 접근하기 위한 강의였거든요. 인문학도의 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책보다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 더 익숙한 저 자신을 반성하며 학문의 깊이를 쌓기 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답니다.


<김동리 탄생 100주면 기념전><북 아트 특별전>

두 개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특별 전시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북 아트 특별전 ‘0의 담론’, 주제가 있는 그림책 ‘우리 동네’, 김동리 탄생 100주년 기념 ‘김동리’, 독립 출판물 특별전 ‘지금, 여기’, 아름다운 책 특별전 ‘아름다운 책’, 조선 활자 책 특별전, ‘조선 활자 책’ 이렇게 총 6개의 특별전시가 마련되어 있었어요. 입장할 때 주는 소책자 맨 뒷장에 특별전시 스탬프를 모으는 곳이 있는데요. 특별전시를 관람하고 나면 스탬프를 하나씩 찍을 수 있어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는 저에게 특히 김동리 기념전은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김동리와 더불어 그의 제자인 박경리와 이문구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강의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전시내용과 연관 지어 관람하니 더욱 깊고 진지한 관람이 된 것 같아 참 좋더라고요. 주제가 있는 그림책 ‘우리 동네’에서는 의자에 앉아 동화책을 읽으며 동심으로 돌아가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꺼내볼 수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 의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답니다.

<2013년 서울국제도서전을 기억하며>

엄청난 수의 책들이 뿜어내고 있는 책 특유의 향기가 가득했던 서울국제도서전. 모든 프로그램과 관람이 끝나고 나서는 일반관과 아동관에 들러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과 신간을 찾아보고서야 완전히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저는 처음에 가지고 있던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생각보다 많고도 다양한 답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빈 관과 국제관을 보면서 다양한 나라의 책을 접해보고 싶어지기도 했고 특별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관심이 없었던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되었거든요. 다양한 책의 가치를 깨달음과 동시에 책이 더 가깝게 느껴지게 된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 책을 읽는 시간을 늘려보기로 하기도 했답니다.


단순히 책은 읽기만 하는 것이라는 지루하고 따분한 생각을 하고 있거나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매년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저처럼 답을 얻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올 여름에는 책과 함께 보람차고 시원한 방학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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