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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평을 열어라!
대학 캠퍼스에 웬 고등학생들이?
12월 1일, 경성대학교 캠퍼스에 고등학생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오늘부터 학점 따러 왔어요."
알고 보니 오늘이 개강식이다. '아니, 12월에 개강이라니.'라고 의아해 하실 분들을 위해 12월부터 시작되는'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프로그램'을 소개하려 한다.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프로그램'은 수능을 치룬 고3 학생들에게, 대학 수업을 미리 들어보게 함으로써 학점도 얻고, 대학 문화도 미리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전공이 무엇인지 탐색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얼마 전 있었던 수강신청 기간에는, 무려 1시간 만에 모든 과목의 수강인원이 마감되었다.
개강식 날, 고3 학생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하더니 총 199명이 참석하였다. 식순에 따라 개강식이 시작되고, 뒤이어 미래에 대한 설계를 준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격려사 뒤, 학생들을 가르치실 교수님들도 소개되었다. 교수님들은 각각'과학 산책', '이미지메이킹'.'에피소드로 즐기는 음악여행', '찍고 보고 말하는 디카세상', '탈춤'의 강의를 맡으셨다.
또한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프로그램'에 여러 방송사의 취재열기도 대단했다.
며칠 뒤,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강의실에 살짝 들렸다.
"안녕하세요? 여기가'과학 산책'강의실 맞죠?"
수업 전 일찍 강의실에 도착한 박영식 학생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알고 신청하게 됐어요?"
"처음엔 선생님께서 알려주셨고, 친구도 같이 해보자고 해서 신청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한 건 아니고요.^^ 미리 학점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지금처럼 여유가 있을 때 대학 공부도 해보고 싶었고요."
박영식군에게 프로그램을 소개한 친구와 함께
"직접 수업을 들어보니 어때요?"
"재미있어요. 제일 좋은 건 바로 남녀 합반이라는 거죠.^^ 저는 남고를 나왔는데 이렇게 남녀 합반 수업을 하니 저절로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 수업이라서 집중이 아주 잘 되는 것 같아요. 수능 준비하느라 책을 주로 봤었는데, 새로운 방식이라 더 재미있어요. 그리고 교수님도 무척 재미있으세요. 어려울 수 있는과학에 대한 사례를정말 엄청나게 많이들어 주셔요. 저절로 이해가 되고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박영식 학생이 선호하는 남녀합반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식 학생과의 인터뷰가 끝날 즈음, '과학 산책' 강의의 교수님도 만날 수 있었다.
"어머, 기자님 안녕하세요?"
푸근하게 말을 건네시는 모습에서 영식 학생이 교수님을 사모하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교수님, 특별히 고3 학생들의 어떤 부분을 고려해서 수업을 하고 계신가요?"
'과학 산책'을 담당하시는 박은경 교수님
“수능을 치룬 후라 학생들이 지쳐 있기도 하고 또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기도할 텐데,이 시점에서 학생들에게 지식일변도로 가르치기 보다는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과학과 관련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고 대화하는 수업을 많이 시도하고 있어요. 사례를 많이 들어서 일상생활에서 과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함께 찾아보기도 하고요. 또 학생들에게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수업이 되기 위해서 학교에 과학과 관련된 시설들을 견학해보는 수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오늘은 특별히 생물학에 초점을 두어, 경성대학교 내 조류관으로 이동하여 수업을 실시하였다.
이동하는 중 '과학 산책' 강의의 반장을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반장, 신해찬 입니다."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해찬 학생에게 반장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반장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죠?"
"저는 일단 교수님을 도와서 출결을 담당하고 있어요. 지각생을 체크하고 결석한 학생들에게는
연락을 해서 다음 수업에는 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태어날 때부터 과학을 좋아했다고 열변을 토해내는 해찬 학생에게서 ‘역시 반장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성대학교 조류관에는 총 1000여점의 조류 표본들이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조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의 의미를 직접 확인하기도 하였다. 학생들은 황새 옆에 있는 뱁새를 보고 "와 뱁새가 이렇게 작아?진짜 가랑이가 찢어지겠다!"라고 하며 즐겁게 학습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쉽고 재밌게 가르쳐야 한다고들 말한다. 물론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말에는 이미 ‘과학이 어렵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까?
박은경 교수님은,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과학이 어렵다는 편견과 또 그것이 사실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씀하셨다. 과학은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시는 교수님을 보며, 그리고 교수님과 함께 즐겁게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을 보며 앞으로의 과학에 대한 인식이변하리라 기대해본다.
인생의 첫 통과의례를 치룬 고3 학생들에게 인생의 여정은 계속 될 것이다. 또한 기말고사의 여정도 남아있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게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프로그램'은 새로운 시야를 가지게 하는 첫 시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도를 계기로 학생들의 미래가 정말로 새 지평을 여는 삶이되기를 바란다.
최지원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생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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