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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학올림피아드, 직접 참가해보니


2009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학생 참가기②


1959년 루마니아에서 처음 개최된 후 올해로 50주년을 맞게 된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우리나라에서는 단장 김명환 교수님, 부단장 오병권 교수님과 여섯 분의 참관인, 여섯 명의 대표학생(강태구, 류영욱, 안태주, 이상훈, 임선규, 황현섭)이 참가하였다. 그리고 우리 대표단은 중국, 일본, 러시아에 이어 종합 4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대회 참가를 통해 나는 귀한 경험과 소중한 추억들을 얻게 되었다.

7월 13일 설레는 마음으로 브레멘으로 출발했다. 떨리고 긴장되기도 했지만 지난 6주 동안 집중교육을 받으면서 대표학생 6명이 더욱 친해졌기 때문에 서로 의지가 되기도 하였다. 

도착하고 이틀 후면 바로 시험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차를 빨리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였고, 그래서 우리는 가능하면 비행기에서 잠을 자지 않고 버틴 끝에 숙소인 야콥스 대학교 기숙사에 도착하여 짐을 풀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진행된 개막식에서 한 나라씩 국기를 들고 올라가는 순서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내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미래 세계의 지식공장 같은 시험장
  

▲ 이번 올림피아드에서 종합 4위의 성적을 거둔 한국대표단(앞줄 왼쪽이 글쓴이)

드디어 시험날이 되었다. 엄청나게 큰 시험장에 500여 개의 책상이 약 1.5~2미터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마치 영화에서 본 미래 세계의 지식공장 같은 인상을 받았다. 5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한 곳에서 시험을 보다 보니 시험 진행도 엄격하였다. 시험 중에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질문’, ‘물’, ‘화장실’ 등이 쓰여진 카드를 들어 올리면 요구대로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이틀간의 시험에서 나는 2개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한 문제는 워낙 어려웠지만, 다른 문제는 풀 수 있었던 것을 놓쳐 무척 아쉬웠다. 그리고 개인적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종합성적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했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되었다. 내심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 격려를 해주어 마음을 비우고 채점결과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 우리나라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로 전체 4위를 하였고, 나는 은메달을 받아 안타깝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과 추억을 얻었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다. 시상식에서는 주최측에서 북한대표단과 한국대표단이 동시에 무대에 오르도록 배려해 주어 나란히 서는 감동적인 광경이 연출되었다. 독일도 분단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깊은 듯이 느껴졌다.



경험이 금메달보다 귀한 메달이 아닐까

폐막식이 끝나고 열린 파티에서 우리는 수학을 통해 연결된 우정을 계속 이어나가자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되겠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지구촌에서 우리가 함께 이루어낼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국제수학올림피아드는 나에게 중요한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는 수학의 아름다움과 공부의 즐거움을 깨달았고, 여러 시험들을 거치면서 많은 귀중한 경험을 했다. 인생이 꼭 계획한 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며 보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앞으로 과학에 대한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이런 경험은 나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것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가 나에게 안겨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금메달보다도 귀한 메달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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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욱 서울과학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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