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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온 유학생, 유가성입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6. 6. 29. 10:55

북경에서 온 유학생, 유가성입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로 유학을 온 유학생들을 접할 기회가 지금보다 적었다. 특히, 과거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리에 종영했던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처럼 우리나라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왠지 모를 신기하단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대학가에는 이전보다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을 캠퍼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유학을 결정한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한류'를 경험한 젊은층으로 문화적 호기심에 의해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은 중국 북경에서 온 유학생, 유가성(중국명, 유찌아신)씨이다. 학창시절 무용을 전공했다고 한 그녀는 중국 내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북경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여느 유학생처럼 그도 '엑소'가 좋아서 한국행을 결정했고, 남들처럼 대학원 입학 전에는 서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약 2년 정도를 한국어 공부를 했다. 


여하튼 그녀를 만나기 위해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를 방문하여 약 1시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유가성입니다.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한국에 유학 온지는 4년 정도 됐습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고, 관심사는 고등교육 특히 동북아 교원 양성제도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구실에서 공부 중인 유가성 대학원생






Q : 우리나라 대학원은 어떠한 계기로 준비하게 되었나요?

A : 처음 한국에 대한 관심은 '엑소' 때문에 갖게 된거 같아요. 아시다시피 중국 내 한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자연스럽게 유학까지 결정한 친구들이 주위에 많아요. 게다가 한국 유학은 다른 국가에 비해 비용면에서 저렴한 편이거든요. 하지만 처음부터 대학원 과정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단순히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학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한국어학당으로 입학하게 됐어요. 그러다 한국어자격증도 취득해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 외국인 입시전형과 관련해서 정보는 어떻게 얻으셨나요?

A : 학교마다 입시전형이 서로 다르지만 보통 요구하는 항목들이 '한국어등급'이랑 '영어성적'이에요. 저는 중국에서 토플 성적이 있어 자격조건은 갖춘 상태였지만 막상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삼을 때에는 전공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애를 많이 먹었어요.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SKY대학은 중국 유학생 사이에서 이미 많이 공유가 되어 있어 어느정도 자격만 갖추면 외국인전형으로 충분히 입학할 수 있어요.


Q : 전공을 교육학으로 하신 이유가 있나요?

A : 사실 후회가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막연히 학부때 하던 전공이고, 잘 할 수 있는 전공이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지원하게 됐는데 막상 다니고 보니 학위를 마치고 중국에 돌아가 취업할 생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보통 우리나라(=중국인) 친구들이 한국에서 선호하는 전공이 방송과 관련된 미디어학과와 경영학과 두 학과에요. 두 학과는 중국으로 돌아가도 한국에서 공부한 학위나 경력들을 우대해주는 편이거든요. 과거에는 산업기술발전과 연관된 공과대학을 선호하긴 했는데 최근에는 중국 내에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들이 많아 한국행을 선택하진 않아요. 



Q : 국내 대학원 과정 수업은 만족스럽나요?

A : 대부분 영어로 강의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은거 같아요. 가끔 미국에서 학위를 받으신 분들만 교수로 채용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애써 배운 한국어를 강의시간에 활용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선 그간 투자한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도 더러 들어요. 저와 같은 유학생들이 낯선 타지인 한국까지 유학을 온 이유가 해당 분야에 대한 한국 내 연구이지 미국에서 연구한 내용은 아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많이 아쉬워요. 



Q : 학교 내에서 유학을 온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모임이 있나요?

A : 제가 다니는 연세대학교에서는 '멘토스 클럽'이란 외국인 동아리가 있어요. 한국 친구들에게 한국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동아리인데 보통 교환학생이나 대학원으로 유학 온 친구들이 한 번 정도 들리는 나름 유명한 동아리에요. 보통 운영을 1:1로 진행하는데 한국친구들은 영어로 외국인은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면 콘서트나 유적지 방문과 같은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Q : 한국 대학만이 갖고 있는 색깔이 있다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요?

A : 한국대학은 나름의 문화가 있어요. 특히 제가 다니고 있는 연세대학교에서는 매년 고려대학교와 정기전을 벌이는데 단순히 스포츠제전에서 끝나지 않고 선후배가 함께 어울리는 축제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출신 별로 동문회를 진행하는 모습들은 개인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한국 대학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접할 수 없는 스포츠 종목들을 한국에서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저는 대학원생 신분이라 학부교양 수업을 들을 수 없지만 청강이 가능해서 관심 있는 운동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대학 간 학점교류가 자유로워서 이번 학기에는 이화여대에서 사회연결망 강좌를 듣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원하면 학교에서 충분히 서비스를 제공해주려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여요.





평소 펜싱을 좋아한다는 유가성 대학원생 


 


Q : 앞으로 한국 유학을 준비한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학부를 선택하는 유학생들이 가고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 전에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정보를 얻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 서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다닐 때, 서울대로 바로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단 사실을 대학원에 입학하고 나중에 알게 되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정보부족이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나름 학문적 욕심이 있어 대학원을 선택하는 친구이라면 가급적 미국으로 진학하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이런 현상은 한국 학생들에게도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잖아요.


여하튼 한국 대학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대학교는 유학생들에 대한 편의시설이나 서비스가 많이 제공되고 있어요. 특히 한국 대학생이나 원생들이 외국 학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직접 언어를 배우는 경우가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결론적으로 한국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학문에 열정을 불태우는 유가성 대학원생





이번에 인터뷰한 유가성씨처럼 한류 영향으로 국내대학에 유학을 결정한 유학생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학생들이 다수였다면, 근래 유학생들은 각 대륙별로 다양하게 분포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인터뷰한 내용처럼 무리하게 세계화 흐름을 쫓으려는 대학 내 풍토로 인해 자칫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고유한 학풍을 그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재한 외국인 유학생 7만명(교환학생 포함) 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대학원 석, 박사과정 유학생도 추산 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국행을 선택한 유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형 인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과거 선진국 대학들이 그러하듯, 우리 나름의 학문적 이해와 지원책들이 뒷받침 되어야 우리나라를 찾는 유학생들이 늘어날 걸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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