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교육부 공식 블로그
지구 닮은 '골디락스 행성'에 생명체가? 본문
최근 외계의 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지구와 약 2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글리제 581g’라는 행성이다. 지난 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시티븐 보그트 교수가 “이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은 100%”라고 주장한 것을 CNN, BBC 등의 외신들이 보도하면서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인류의 가장 큰 호기심이라 할 수 있다. UFO나 외계인에 대한 내용은 많은 영화, 만화, 소설 등의 주제가 돼 왔으며 각종 미스터리에 관련된 TV프로그램이나 기획기사 등에도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우주가 끝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광대하기 때문에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추측만 해왔을 뿐 이렇다 할 증거나 확실한 가능성은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글리제 581g 행성은 생명체가 살 가능성을 가진 ‘골디락스 지대’에 있는 ‘골디락스 행성’으로 밝혀져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 글리제 581항성계의 상상도. 이전부터 주목받았지만 이번 발견된 글리제581g행성이 생명체 존재행성으로 가장유력하다. ⓒESO
골디락스 행성이란 하나의 행성 이름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이는 어떤 항성을 돌고 있는 행성 중 항성과의 거리가 적절해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가리킬 때 쓰인다. 사실 골디락스는 골드(gold; 금)와 락(lock; 머리카락)의 합성어로 금발을 가리키는 말이다. 외계행성과 금발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금발 여자아이의 이름이다. 이 여자아이가 세 마리의 곰이 사는 집에 들어갔다가 곰들이 만들어놓은 세 그릇의 스프 중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중간 온도의 스프를 골라 먹었다. 그리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의자에 앉았으며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푹신하지도 않은 침대에 올라 잠을 잤다. 여기서 보여준 골디락스의 선택은 한쪽으로도 너무 과하지 않은 딱 중간정도의 것들이다.
이에 골디락스는 평균값을 의미하거나 고도의 성장에도 물가상승이 없는 안정된 상태를 뜻하는 경제학 용어로 흔히 쓰이며, 천문학에서도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상태를 뜻한다. 바로 항성과 행성의 거리로 인한 온도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태양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절한 위치에 있기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지구와 같은 암석 행성이면서 크기도 비슷한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태양과 가깝게 있기 때문이다. 태양계의 전체적인 크기로 봤을 때 금성과 지구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편이지만 그만큼의 차이에도 환경이 매우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 항성의 규모와 밝기에 따른 골디락스 지대(녹색부분). 위쪽이 태양계 ⓒMbosch
이런 지구처럼 항성과 적절한 거리에 생명체가 살아갈 가능성을 가진 구역을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HZ; habitable zone)이라 부른다. 이것을 다른 말로 ‘골디락스 지대’라고도 부르며 이 영역대에 속한 행성을 골디락스 행성이라 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항성과 행성간의 특정 거리만 가지고 따지는 것은 아니며 항성의 규모와 밝기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번에 화제가 되고 있는 글리제 581g행성은 태양의 1/3 규모로 이 항성계의 골디락스 지대는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보다 가깝다. 골디락스 행성이 되려면 골디락스 지대에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생명체가 살 수 있을 만한 적절한 크기와 대기, 중력 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리제 581g는 중력과 지름은 지구보다 크지만 중력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많은 조건이 지구와 비슷해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액체의 물이 존재한다면 생명체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지구처럼 완벽하진 않다. 이 행성은 거의 자전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즉, 한쪽은 계속해서 해가 떠 있고 한쪽은 계속 밤인 것. 그렇다보니 ‘낮 지역’은 온도가 매우 높고 ‘밤 지역’은 온도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학자들이 주목하는 지역은 중간대이다. 지구로 말하자면 밤에서 낮으로 넘어가는 때, 새벽인 부분이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아 생명체가 살기 매우 적절하다는 것이다.
글리제 581g행성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구와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는 것이다. 20광년이면 빛의 속도로 갔을 때 20년이 걸리며 약 190조km의 거리다. 빛의 속도에 버금가는 우주선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평생 도달치 못하는 먼 거리긴 하지만 우주의 규모로 봤을 때 이는 매우 가까운 거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직 광범위한 관측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리제 581g와 같은 골디락스 행성은 더욱 많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리제 581g가 발견되기 전 태양계와 비교한 글리제 581항성계의 골디락스 지대. c와 d행성 사이에서 g가 발견됐다. ⓒLSWN
생명체 탄생 위한 까다로운 조건
하지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의 조건은 무척이나 까다롭다. 앞서 말한 항성과의 적절한 거리와 암석행성, 중력, 대기, 자전의 여부와 그 속도 등이 있으며 그 외에 은하계에서의 위치도 중요하다. 지구와 같은 암석 행성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무거운 원소들로 이뤄져야 하므로 은하계 중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선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하계 중심과 너무 가까워지면 외부 소행성이나 운석 등에 자주 노출돼 충돌이 잦아 생명체가 살기 불가능하다. 또한 주변에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초신성 등이 존재해선 안 되고 블랙홀이 존재해도 안 된다. 이렇게 은하의 차원에서 본 생명체 거주가능영역을 GHZ(Galactic habitable zone)라고 하며 이 또한 골디락스 지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골디락스 지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너무 지구와 인간 위주로 계산해 보수적이란 것이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특이한 생명체가 존재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적능력을 지녔으며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외계생명체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인 골디락스 행성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글리제 581g행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현재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존재 확률이 100%에 가깝다는 학자들의 주장에 온 지구인이 상상력을 자극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간을 닮은 외계인과 조우할 날이 머지않았을 지도 모른다.
조재형 객원기자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2016년 교육부 이야기 > 신기한 과학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긍정적 착각'이 몰고오는 엄청난 효과 (0) | 2010.10.14 |
---|---|
세계 최초로 혜성 착륙에 도전하는 '로제타호' (0) | 2010.10.13 |
과학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야심 (1) | 2010.10.06 |
가을을 타는 남자, 이유가 있다 (1) | 2010.09.30 |
여전히 의혹 투성이인 달에 관한 미스테리 (0) | 2010.09.22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