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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지나친 독서 강요는 자녀에게 해가 된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1. 2. 28. 07:00


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6년까지 한동네의 아파트상가에서 12년간 책대여점을 했다. 상점을 개점할 때 초등학생이었던 학생들이 내가 상점문을 닫을 때엔 대학생이 돼 있었다.
 
12년동안 참 다양한 학생과 부모들을 만났다. 그중 한 명이 세준(당시초6년) 이었다. 세준이 아버지는 외항선원이어서  일 년에 한번 귀국하면 3개월 있다가 다시 외국으로 나가곤 했다.
 

* 사진은 남편이 하는 서점의 모습입니다. 아동코너가 가장 큽니다.




 1. 매주 두 권의 책을 빌려가던 어머니
 

상점을 개점 할 때부터 세준이 엄마가 단골손님이라서 세준이 형제가 같이 오곤 했다. 세준이 엄마는 임선영 소설을 주로 빌려갔다. 아들들에게는 두 권의 동화책을 빌려주었다.
 
나는 다른 대여점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창작동화를 많이 들여 놓았다. 창작 동화의 작가는 주로 현직 초등 학교 교사라서 재미있고 교훈도 얻게 된다.
 

세준이 엄마는 어떤 때는 형제들만 보내곤 했다. 주로 내가 권해주는 동화책을 그대로 가지고 갔다. 그렇게 2년이 지나간후 세준이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을 했다.
 
 
중학교에 진학을 한 후에는 세계명작을 빌려주었다. 역시 한 번에 두 권의 얇은 단편을 빌려주었다. 세준이가 골라온 책을 컴퓨터로 확인하니 모두 읽었던 책들이었다.
 
"세준아! 너 이책 읽었던 책들인데? 너 안 읽었었니?"
"아줌마 ! 저 책 읽기 싫어요. 엄마가 빌려주어서 그냥 다 읽은 척 했어요"
"아니! 세준아! 그럼 그동안 빌려간 책들은 다 읽지도 않고 그냥 가져왔다는 말이니?"
 

"재미 있는 것은 다 읽은 것도 있지만 거의 다 반 정도 읽고 그냥 가져왔어요"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그랬어?"
"아빠도 집에 안 계신데 우리가 그러면 엄마가 실망하실 것 같아서요."
 
나는 세준이에게 책을 좀 쉬었다가 보라고 했다. 세준이가 중학교에 입학을 한 후에는 상점에 거의 오지 않았다. 나는 학원에 다니느라고 바빠서 그런 줄 알았다.
 

 

 2. 자녀가 읽는 책을 엄마도 읽어야 하는이유
 

초등학교 자녀들이 읽는 동화책을 되도록 부모도 같이 읽어야 한다. 서로 읽고 그내용에 대해서 대화를 하면 자연히 책에 흥미도 생기고 말을 조리있게 하는 훈련도 된다.
 
책에 대한 자녀의 생각을 알 수도 있고 잘못된 해석은 자연스럽게 대화로 수정해 줄 수도 있다.부모가 명령보다는 친구같이 독서를 놀이 하듯이 할 수가 있다.
 

 

 3. 특수 절도죄로 경찰에 구속된 세준이
 

어느날 세준이 엄마가 상점에 왔다.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하소연하듯이 세준이에 대한 말을 했다. 나도 아들만 둘이고 먼저 키워서 동네 아줌마들이 종종 자녀 문제로 상담을 하러왔다.
 
"세준이 때문에 속이 상해 죽겠어요. 중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을 잘못 사귀었어요. 방과후에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는 친구들과 남의 가게의 오토바이를 허락도 안받고 타고 돌아 다녀서 특수절도로 구속이 됐었어요. 제가 매일 가서 잘못했다고 빌어서 겨우 풀려 났어요. 
 
"어머! 한동안 안보이더니 그런 큰일이 있었군요.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겠어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른 아이들 엄마들 태도에요. 집에서 내논 아이들이니까 모르겠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때부터 하도 사고를 치고 다녀서 이젠 아주 포기 했다네요."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루 자고 나온 세준이는 그후 집에 일찍 들어왔다. 엄마가 수업이 끝날 때쯤이면 교문밖에서 기다렸다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세준이 엄마는 그사건을 함께 한 친구들과 떼어 놓으려고  중학교 3학년에 올라 갈 때까지 교문앞을 지켰다. 3학년으로 진학을 하고 나서 그학생들과 완전히 헤어지게 됐다고 했다.
  

세준이의 일을 보고 지나치게 엄마가 구속을 하면 언제 터져도 사고가 터지는 것을 알았다.
 
책을 읽는것이 좋은 일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독서도 훈련이 돼야 계속 하는 것이다. 옳바른 독서 습관은 부모가 가르치는 것이다. 아주 어릴때는 함께 동화책을 읽어주며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서서히 자녀가 스스로 읽도록 해야한다.
 
 
세준이 엄마는 아빠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으므로 두 아들을 늘 데리고 다녔다. 아이들만의 시간을 주지 않고 모든일을 엄마가 지시를 했다. 자녀가 스스로 하게끔 해야 더 지혜로운 엄마라고 생각을 한다.
 
세준이는 중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집에서 가까운 공고에 진학을 했다. 세준 엄마의 자식에 대한 정성은 아들에게 전해져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는 착실하게 잘 다녔다.
 
나는 부모가 옳다고 생각하고 자녀에게 한 일이 오히려 자식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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