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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번뜩이는 STEAM 교육 사례 본문
미국 등 선진국들은 현재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STEM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STEM이란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공학), Mathematics(수학)를 의미한다. 이들 네 분야의 학문을 연계한 융합교육이다.
김준태 공주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한국과학창의재단 주최로 열린 제38회 융합카페에 참석해 최근 미국 교육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STEM 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미 교육당국에서는 STEM 교육을 위해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http://www.scienceeducation.gov)에는 방대한 양의 교육 자료가 학년별로 분류돼 교사, 학생, 일반인 등에게 공개되고 있다.
현재 3만5천 쪽 이상의 콘텐츠가 서비스되고 있는데 강의계획서(lesson plans), 교육과정(curricula), 교재(class room activities), 과제 도움자료(homework help)와 전문가 개발정보(Professional development information)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 교육현장에서 STEM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감소로 과학기술 전문 인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초·중등학교의 과학과 수학교육 분야에서 STEM 교육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1년 STEM 교육 예산에 3조원이 넘는 거금이 배정됐다.
STEM 교육의 방향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례로 미국기술공학교육자학회와 NASA가 개발한 'Learning by Design'을 들 수 있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의 교육 전문가들이 공동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기술·공학 현장에서 여러 가지 실제적인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학·과학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8개 주에서는 소외계층과 여학생을 대상으로 MESA(Mathematics, Engineering, Science, Achivement)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근 대학의 STEM 분야 전문가들과 연계해 과학, 수학, 공학 분야의 진로교육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STEM에 Arts(예술)를 더해 다섯 가지 학문을 융합한 STEAM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의 초·중등학교 시스템만으로는 창의적인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교사·기업 등과 협력해 이 융합교육 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도입단계를 막 넘어서고 있지만 일부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교육 모델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부흥중학교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부흥고등학교 이복희 교사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는 과학 등 여러 과목에 STEAM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과학 책을 보면 '생물의 유기적 구성과 다양성'이란 단원이 있고 가장 먼저 세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부흥중학교 추광진 교사는 책에 있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세포를 만들어 가져오도록 했다.
학생들에게 부여된 과제에는 '3차원 세포모형 만들기'란 제목이 붙었다. 학생들은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3명씩 팀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모았다. 어떤 재료를 사용해 세포의 모양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지, 또 이 세포를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떤 설명서를 첨부해야 할지 등등.
▲ 부흥중학교 과학시간. 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3차원 세포모형 만들기'를 하고 있다.
교사가 의도한 대로 학생들은 갖가지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과제들을 가져왔다. 찹쌀떡, 달걀껍질, 라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멋진 세포 모형들을 선보였으며, 첨부된 설명서에 이 세포 모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과학시간에 있었던 매우 성공적인 과학·예술 융합교육 사례다.
부흥고등학교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지구과학 커리큘럼을 선보였다. 기후에 대한 교육을 할 경우 역사, 경제, 스포츠 등 다른 분야 내용들도 동원하는 방식.
과거 지구상에서 가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먹을 것이 없어 큰 전쟁이 벌어졌는지 등에 대해 학생들이 과거 기후 상황을 찾아가기도 하고, 미래 기후상황을 예측해 지금의 심각한 기후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학생들이 함께 고민하는 내용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영화를 이용하기도 한다. 2003년 제작된 'The Core'란 영화가 있다. 지구 핵이 그 기능을 멈추면서 자기장이 소멸하고 지구가 멸망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으면서도 학생들에게 꽤 재미있는 영화로 알려져 있다. 부흥중학교에서는 이 영화를 이용해 '영화 속의 과학 찾기' 교육이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김준태 교수는 STEA 융합교육을 설명하면서 '핵심 역량(core competence)'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역량이란 "개인의 성공적인 생활과 행복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삶의 여러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될 뿐 아니라, 모든 개인들 누구에게나 중요한 역량"을 의미한다.
이 정의에 의하면 소수의 특정인들에게만 중요하거나 필요한, 그래서 삶의 특정 영역에서만 중요하게 발휘되는 역량은 핵심 역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래는 이 핵심역량을 지닌 인재들이 다수 필요한 시대라며, 인재 육성을 위해 STEAM 융합 교육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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