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나만의 인공위성을 쏘아보자!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나만의 인공위성을 쏘아보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6. 10:00
음료수 깡통만한 인공위성이 있을까요?
이 정도라면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고,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짜 ‘나만의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지금부터 약 20년 전에 있었습닏. 바로 미국의 밥 트윅스 교수였죠. 

그는 “위성의 기본 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터, 전원, 통신 이 세 가지를 깡통 안에 집어넣으면 인공위성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견은 1998년 11월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일본, 영국 3개국 인공위성 심포지엄에서 발표됐죠. 다 마시고 난 음료수 깡통으로 인공위성을 만든다는 뜻에서 ‘캔샛(CanSat)’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음료수 깡통을 뜻하는‘캔(Can)’과 인공위성을 뜻하는 ‘샛틀리트(satellite)’에서 따온 거죠.

심포지엄에 참가한 미국과 일본의 12개 대한 연구팀은 1년 동안 각각 ‘캔샛’을 만들었습니다.전원장치와 컴퓨터회로, 카메라렌즈,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빈 깡통에 담고 인공위성으로 만든 겁니다. 이 ‘캔샛’은 우주로 날아가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아마추어로켓에 실려 지상 4km까지 올라갔죠. 이들은 지상과 대기의 사진을 찍고 온도와 기압을 측정한 뒤 데이터를 전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99년 미국에서는 ‘캔샛 경연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이 대회는 전 세계로 퍼졌죠. 덕분에 우주를 향해 날아간 위성의 숫자도 꽤 많습니다. 물론 실용 인공위성들처럼 일일이 주파수를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를 알기는 어렵지만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이런 초소형 위성 경연대회가 열 예정입니다. 인공위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 대회에 사용되는 것은 초소형 위성(피코 위성)으로 ‘캔샛’이나 ‘큐브샛(CubeSat)’처럼 무게가 1kg보다 작은 것입니다. ‘큐브샛’은 가로와 세로, 높이가 10cm인 상자 모양이고 무게가 1kg 정도입니다. ‘캔샛’의 무게는 600g 정도입니다. 이런 위성은 비교적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피코 위성보다 큰 위성도 있습니다. 무게가 10kg 내외면 나노 위성에, 10kg~100kg이면 마이크로 위성에 포함됩니다. 100kg~500kg의 무게를 가지면 미니 위성이라고 불립니다. 이처럼 500kg 이하의 무게를 가진 인공위성은 주로 고도 1000km 이하의 저궤도에서 비행하고 소형 위성이라고 불립니다. 

미국의 한 대학과 기업은 지난 2003년 3개의 ‘큐브샛’을 우주에 올렸습니다. 이들은 산안드레아스 지진대의 단층 움직임을 잡아내 지진을 미리 알아내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일본 도쿄대가 제작한 ‘큐브샛’은 2005년 10월 27일 우주로 올라갔고, 여기에 실린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지구로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AIST와 한국항공대에서 ‘큐브샛’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고, 최근에는 경희대에서 소형위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일반 국민 누구나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소형위성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먼저 아이디어 및 설계(디자인) 경연대회를 실시해 우수한 팀을 뽑고, 이들에게 위성 개발비나 위성부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이죠. 만약 이 대회에서 뽑히게 되면 나만의 위성을 시연하거나 발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초․중․고등학생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전 국민에게 인공위성에 대해 알리는 차원에서 추진될 ‘저변확대형 프로그램’은 매년 운영될 예정입니다. 먼저 경연대회를 통해 지원팀을 뽑고, 시연대회에서는 헬륨기구(Balloon)나 모형로켓에 ‘캔샛’을 싣고 수 km의 높은 상공에 올립니다. 여기서 ‘캔샛’을 떨어뜨린 뒤 온도와 압력 등의 데이터를 얻는 것입니다. 우수팀은 영상촬영과 목표 지점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등 임무수행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서 뽑히게 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큐브샛’ 같은 피코 위성을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에 비유합니다. 집집마다 혹은 각자의 컴퓨터를 가진 오늘날이 온 것처럼 미래의 어느 날에는 모두 각자의 ‘큐브샛’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죠. 내가 직접 만든 인공위성에 내가 원하는 어떠한 임무를 주어도 좋고, 그저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무사히 돌아오는 데 만족해도 좋습니다. ‘초소형위성 개발 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우리도 ‘나만의 인공위성’을 갖는 꿈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글 I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한국과항공우주연구원  리스쿨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