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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인화 날개를 달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2. 07:00


지난달 30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시행령이 제정됨에 따라 준비 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 내년 1, 서울대 법인이 공식 출범하게 됩니다. 서울대 법인화는 준비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서울대 법인화 소식이 나온 후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법인화 반대를 외치며 행정관을 점거하는 등 거센 항의를 했었습니다.

한달 가량 계속된 점거농성은 학교 본부 측이 대화협의체 구성과 2012학년도 등록금 동결,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의 학생 참여 확대 등을 제안하며 합의에 성공, 6 26일자로 해제되었습니다. 점거농성은 해제되었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는 모습.


서울대 총학생회는 점거를 해제할 당시
법인화 문제는 재논의 돼야 하며 앞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국회 투쟁에 임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법인화에 반대하는 측은 왜 반대를 하는 것일까요? 반대 측의 주요 논리는 서울대가 법인화 되면 수익성 확보에 치우쳐 기초 학문이 고사되고 등록금이 인상된다는 것입니다. 서울대 법인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경쟁력 강화에 있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직개편과 재정 확보가 불가피 하기 때문에 교육의 공적 기능이 약화되어 상대적으로 돈이 되지 않는 기초 순수 학문이 홀대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사립대에 비해 현격하게 낮은 등록금 수준도 재정 확보를 이유로 점차 높아질 것이란 주장합니다. 교직원들 역시 법인화로 인해 신분이 공무원에서 법인 직원으로 바뀌면서 복지나 처우가 나빠지고 직업 안정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려가 실제로 발생할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서울대 법인화가 추진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 국립대학 체제는 1946년에 시작된 것으로 과거에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기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립대학 체제가 갖는 경직성과 비효율성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서울대는 정부의 하부조직으로 교직원 한 명을 채용할 경우에도 국가 공무원법에 의한 공무원 채용 규정에 따라야 하며, 예산 집행 역시 국가재정법에 따라 당초 교과부가 지정한 항목에 맞춰 사용해야 합니다. 이에 현행 체제 하에서는 예산의 탄력적인 운용과 교직원 임용 등에 많은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어진 것입니다. 물론 서울대가 국내 1위의 대학교 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더 이상 국경의 구분이 없어진 현대 사회에서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경쟁을 하기에는 이러한 경직성을 탈피하고 자율과 책임을 근간으로 하는 변화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서울대 법인화의 기본적 내용

이러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가 법인화가 되어 앞서 반대 측이 우려했던 것들이 현실화가 된다면 법인화는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국가적으로 더 이득일 것입니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서울대학교가 법인 전환 후 기초학문 분야에 대해 소홀해 지고 학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부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내용을 본다면 서울대학교는 법인화 이후에도 국립대 본연의 임무인 공공교육의 책무를 현행과 마찬가지로 수행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법률 제31조와 그 시행령을 보면,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는 기초학문 진흥위원회를 설치하여 기초학문 등에 대한 지원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하도록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률 제31조는 기초학문 등 필요한 분야의 지원·육성에 관한 4년 단위의 계획을 수립·공표하고, 매년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다짐. 다짐한 내용대로 되길 바란다.

다음으로 등록금 관련한 사항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대는 정부 재정지원에 힘입어 사립대의60% 수준의 등록금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법인화가 되면 국고지원이 감소해 등록금이 인상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와 같은 우려는 근거가 없습니다.

첫째
, 법률 제29조 및 제30조에 의하여 국가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에 대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의무화하고 있고, 둘째, 법률 31조 제4항은 학생의 경제적 부담과 관련 없는 서울대학교 자체재원 확보를 장려하고 있고, 셋째, 법인 전환 후 자율을 바탕으로 서울대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합쳐진다면 장학금 모금이 확대되고 연구비 수주가 증가하여 서울대학교 전체 재정구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할 것입니다. 넷째, 2010년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어 급격한 등록금 인상은 법인화와 무관하게 법률상 제한되어 있습니다. 또한 시행령에서는 장학·복지 위원회를 두도록 명시하여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서울대학교 법인화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오해중 하나는 서울대가 기업화 된다는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그렇지 않다입니다. 국립대학법인은 공법인으로서 법인의 한 종류인 기업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법인화로 인해 국립대학이 회사가 되거나 민영화 내지 사립대가 된다는 것은 오해이며 국립대학법인이라는 공법인으로서 국립대학의 역할을 계속하게 됩니다. 영문명칭 역시 법인화 이후에도 SEOUL NATIONAL UNIVERSITY로 유지됩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서울대를 법인화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일부 과장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물론 위에서 나온 대책들은 주로 제도적인 내용으로 실효성이 있는지는 법인화 후에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도적인 장치를 구비해 놓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로고. 법인화 이후에도 국가 주요 교육기관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인재 육성에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
에 대해서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 우선 서울대학교의 재정기반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앞서 등록금 관련 정보에서 알려드린 바와 같이 서울대가 법인화 되더라도 서울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끊기지 않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본다면 법률 제29조는 국가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교육의 질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서울대학교에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고 동법 제30조에 의하면 국가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의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하여 매년 인건비, 경상적 경비, 시설 확충비 및 교육·연구 발전을 위한 지원금을 출연하여야 한다로 규정하고 있고, 매년 출연금의 규모는 종전의 서울대학교의 예산, 고등교육예산 규모 및 그 증가율 등을 고려하여 산정한다로 명시하고 있어 국가의 재정지원과 이의 증가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도 서울대학교가 추진하는 사업에 출연하거나 보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률 제
28조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는 교육·연구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사업은 기초학문 진흥 및 장학금 확충 등 재정소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법률 제22조 제1항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국가로부터 양수받는 국유재산 및 물품 등을 자산으로 소유할 수 있고 제2항에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대학교가 관리하고 있던 공유재산 및 물품을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에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가로부터 자율성을 얻으면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계속 받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도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가 국립대학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초학문 등 국가발전에 근본이 되는 학문분야를 지속적으로 지원·육성해야 하며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연구환경을 조성하여야 하고 학비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학·복지 시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지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정문. 내년 1월 국립 서울대학교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새로 태어난다.


서울대학교 법인화가 결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서울대 특혜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대가도 치르게 됩니다
. 현행 국립대학체제 하에서 서울대학교의 운영성과에 대한 외부평가는 별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다만 정보공시제와 자체평가 등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인으로 전환되면 법률 제32조의 규정에 따라 서울대학교의 총장은 4년 단위로 대학운영 성과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반영한 연도별 대학운영계획을 수립·공표해야 합니다.

또한 대학의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기관에 의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결과는 매년 공표되며, 서울대학교에 대한 행정·재정 지원에 반영하게 됩니다. 따라서 법인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서울대학교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학교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법을 통해 그 성과를 평가 받게 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가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되는 것은 서울대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 소속기관에서 벗어나 법적으로 스스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 공법인으로 전환되는 것은 기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있어 국가 주도 방식에서 자율창의에 입각한 법인 주도의 방식으로 변화·혁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주립대학들과 영국의 옥스퍼드대, 캠브리지대들이 설립 당시부터 법인으로 출발한 것은 서울대 법인화에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조해온 유럽에서도 독일 괴팅겐대, 프랑크푸르트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등이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일본이 2004 89개 전체 국립대학을 동시에 법인화 했고, 싱가포르국립대는 2006년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법인화 하였습니다. 현재 세계 10위권 대학중에서 독립된 법인격을 갖추고 있지 않은 대학이 없다는 사실은 우리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1등하는 대학에서 세계에서 1등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서울대가 할 일이 많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앞으로 미래 한국을 가꾸어 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하고 학문후속세대의 지속적 양성해야 하고 글로벌 창조 연구를 선도해야 합니다. 글로벌 교육·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대학교로 나아가기 위해 법인화는 필수적인 시대적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서울대뿐만 아니라 국내 타 국립대학들도 앞으로 대학구성원의 의견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법인화 될 것입니다. 서울대 법인화를 통해 국립대학 법인화의 선도모델을 창출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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