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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밥의 과학 본문
밥과 과학! 이 두 가지가 콜라와 칡즙처럼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미 과학의 원리를 이용한 밥을 누구나 먹고 있으며, 우리의 주식은 빵이 아니라 밥이기에, 오늘은 제가 그토록 좋아하는 밥이 어떻게 과학적인 경로를 통하여 만들어지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밥은 쌀과 여러 가지 곡물을 이용해 만들어지며, 한국을 중심으로 주로 아시아에 널리 퍼져 있답니다. 그중에서 우리나라의 쌀로 지은 밥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해요. 문득 어린 시절에 기차를 타고 할아버지 댁에 가다 보면, 창밖으로 끝도 없이 펼쳐진 가을의 황금빛 논이 떠오르네요.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의 혜택이 뚜렷하고 기름진 논에서 추수한 쌀로 해먹는 밥의 맛은 당연히 최고가 아닐까요?
저는 한참 먹성이 좋은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는데요, 뭐니 뭐니 해도 밥이 제일 맛있고요, 가끔 밥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복 받은 것이라 생각될 때가 있어요. 과거에는 임금님들 수라상에 올려놓았던 밥이 지금은 우리의 주식이 되었는데요, 우리 할머니는 어릴 때 가마솥으로 밥을 지어먹었대요. 혹시 도시에 사는 사람 중에서 가마솥에 밥을 해먹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요? 우리가 자주 애용하는 기구는 압력 밥솥이거나 전기 밥솥일 거예요.
사실 가마솥은 열전달이 빨리 되지 않아 쉽게 안 뜨거워진답니다. 그렇데 어떻게 음식을 하는데 유용하게 쓰이냐고요? 가마솥은 뜨거워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그렇답니다. 도가니에 찌개나 국을 담아서 주는 식당을 보면, 여전히 도가니 안에 음식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이것도 가마솥과 같이 열이 오랫동안 남아있기 때문이랍니다. 한번 끓인 물은 쉽게 온도가 내려가지 않으므로, 밥과 국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는 아주 좋은 기구이지요!
누구나 그랬을테지만, 제가 아주 아기였을 땐, 호기심이 가득했어요. 항상 웃음을 입에 걸고 살았고,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도 크게 웃을 수 있던 시절에, 밥솥은 어떻게 밥을 만들까? 프라이팬은 어떻게 음식을 구울까? 냉장고는 어떻게 계속 시원하지? 궁금증이 끊이질 않았고, 한번은 밥솥에서 취취~하며 나오는 김을 신기하게 생각하다가, 펄펄 끓는 김 위에 손가락을 대어보았죠. 뭐, 예상하신대로 진짜 뜨거운 맛을 보고, 그대로 엄마 등에 업혀서 병원에 직행했던 적도 있었지만, 마음만은 다시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밥솥의 원리를 살펴보고 싶네요.
가정용 압력 밥솥은 167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드니 파뱅이 발명해 낸 증기 찜통을 계량한 것이 처음입니다. 솥 속의 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서 압력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압력밥솥입니다. 이렇게 하면 끓는 온도의 시작 점이 높아져서 잘 익지 않는 음식을 쉽게 익힐 수 있고, 같은 시간에 많은 열이 전달되어 빠른 요리를 할 수 있으며, 비타민,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의 손실은 최소화시키며, 연료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압력밥솥은 기압을 1~2도 정도 올려 120도 정도 되는 온도에서 물이 끓게 합니다.
또 하나, 전기밥솥도 있지요. 전 요즘 들어 전기 밥솥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밥솥은 절실한 존재예요. 부모님이 직장에 나가 늦게 들어오시니, 수시로 배가 고프면 밥솥에 있는 밥을 퍼먹고, 동생에게도 한그릇 떠주며 형아의 애정을 과시할 수가 있어서 그렇답니다. 전기 밥솥이 우리와 함께한 지는 1세기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압력밥솥과 함께 뱃속에 밥을 품고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열판식과 IH식! 열판식은 말 그대로 밥솥 안에 열을 전달하는 열판이 자리 잡고 있고, 열판 위에 밥과 물이 들어갈 내솥이 자리하지요. 취사가 시작되면 열판이 가동되면서 100도 정도 되는 온도에서 밥이 익어가고요, 취사가 끝나면 밥솥의 옆면과 뚜껑에 달려있는 보온히터가 보온을 시작하지요.
IH 취사의 전기 유도 방식은 내솥 자체가 뜨거워지는 원리입니다. 내솥의 밑면과 측면을 감싼 구리코일에 강한 전류를 보내면, 코일 주위에 강한 전련선이 만들어져서 내솥 전체를 따뜻하게 합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뭐가 있을까요? 딩동댕~ 맞습니다!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전자레인지입니다. 전자레인지는 사실 심하게 과학적인 기구랍니다. 고주파를 이용하여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것인데, 이 고주파는 음식의 분자 운동을 아주 빠르게 만들어 뜨겁게 하는 것인데, 빠른 시간에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왠만하면 집에 압력밥솥,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하나 쯤은 다 가지고 있어서 따뜻한 밥을 먹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밥을 먹을때 반찬이 없어 투정하기 보다는 따뜻한 밥 한끼가 얼마나 우리 속을 달래주는지를! 그리고 그 뒤에 숨은 과학의 원리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그것은 그나마 배부른 삶을 누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가끔 따뜻한 밥을 못먹을까 봐 두려울 때도 있거든요. 어쨌든 여러분이 지금 먹는 쌀 한톨에도 과학이 가득 담겨져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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