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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진짜 범인 찾아내는 놀라운 과학수사의 세계 본문
TV를 즐겨보는 사람이나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즈음은 CSI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범죄 드라마들을 보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들을 동원해 범인을 찾는 모습에 신기함을 금치 못하지요. 저도 여러가지 수사 기법을 능숙하게 활용하면서 범인이 남긴 작은 흔적마저 찾아내, 그 미세한 흔적으로 범인을 검거하는 요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런 방법들이 드라마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극본 상의 상황이 아닌, 실제로도 범인을 잡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들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실제로 수사현장에서는 가장 흔히 알려진 지문, DNA 채취 뿐만 아니라 시체에 남아있는 흔적 그리고 심지어 시체 속에 있는 벌레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방법들이 수사에 동원되고 있답니다. 현실의 CSI, 과학수사단은 이러한 최첨단 과학기술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범죄사건들을 해결하는데요, 이들이 어떤 기술로 어떻게 활동하는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과학수사 기획전'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1. 과학수사란?
과학수사란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와 단서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범인을 찾아내고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방법을 말합니다. 잠복이나 심문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일반수사와는 달리, 과학수사는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사용해서 범인을 찾아낸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수사를 하는데 이용되는 학문을 통틀어 법과학이라고 해요.법과학에는 법의혈청학, 법치의학, 법의곤충학, 임상법의학, 법의독극물학, 법의컴퓨터학, 법의병리학, 법인류학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이러한 여러가지 법의학의 종류는 각각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서 수사를 한답니다.
↑다양한 법과학의 종류
자, 이제 기본적인 틀은 잡았으니 과학수사의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볼까요?
2. 죽은 자들은 의외로 조용하지 않다!
범죄를 수사하는 사람들은 범죄가 일어날 때 그 상황을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토대로 범죄사건을 재구성해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일 경우, 살인도구, 살인방법, 살인시간 등 여러가지 정보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경우 피해자는 이미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렇다면 과학수사단들은 어떻게 이러한 정보를 구할까요? 비록 피해자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몸에 남은 흔적들을 통해 여러가지 정보를 수사단에게 전해줄 수 있답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통해 과학수사단들은 사건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슨 현상들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야겠지요? 사람이 죽으면 대표적으로 세 가지 현상이 일어난답니다.
1.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다.
- 흔히 소설 등에서 시체를 표현할 때 ‘차가운’, ‘싸늘한’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요? 물론 죽음에 대한 일종의 비유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도 사람이 죽으면 그 시체의 체온은 주위 온도보다 떨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2.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 사람이 죽으면 뭄의 근육들이 굳게 되는데요, 죽은 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에 따라 근육이 굳는 정도가 다릅니다. 근육이 굳은 정도를 조사하면 그 사람이 죽은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이를 사후 강직 시간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1~2시간 후 안면근육이 굳고, 4~6시간이 지나면 팔다리의 근육이 굳습니다. 그리고 12시간이 지나면 온 몸의 근육이 모두 굳어버린답니다.
3. 피부에 반점이 생긴다.
- 심장이 멈추게 되면 혈액의 순환 역시 멈추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피가 혈관을 빠져나와서 중력에 의해 시체의 낮은 부분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 피가 몰려서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것을 혈액침하이라고 합니다. 반듯하게 누워있었을 경우 뒷덜미, 허리, 허벅지 쪽에 혈액침하가 일어나고, 허공에 매달려 있었을 경우 손과 발에 혈액침하가 일어나게 된답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이용해서 CSI 요원들은 시체를 보자마자 사망시간, 방법 등을 척척 맞추는 것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생각해봅시다. 12시간 후에는 온 몸의 근육이 굳어버린다는데, 그렇다면 며칠, 몇 달 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시체의 사망시간은 어떻게 구할까요? 시체가 부패 등으로 훼손되었을 정도이면 당연히 사망 후 12시간은 족히 지났을 텐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조사를 할까요? 이러한 경우를 위해 사후강직시간 이외에도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는, '법의곤충학'이라는 다른 방법이 있답니다.
법의곤충학은 이름에서 알려주듯이 곤충들을 이용하는 법의학이랍니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이 죽으면 시체에는 금파리, 쥐며느리, 송장벌레, 딱정벌레, 나방, 진드기 등 여러 벌레들이 몰려들게 되는데요, 이러한 벌레들을 ‘부식동물’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부식동물들은 사람이 죽은 후 흐른 시간에 따라 찾아오는 시간대가 다른데요, 벌레마다 시체에 꼬이는 시간의 차이를 통해 사망시간을 추정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벌리는 금파리인데요, 이 금파리는 3km 밖에서도 시체의 냄새를 맡고 모여든답니다. 금파리는 우리가 흔히 보는 파리들과는 달리 시체에 알을 낳는데요, 이 알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도 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답니다. 이 알은 약 14일이면 성충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것들이 증거가 되는군요. 시체에 남은 흔적뿐만 아니라 벌레들마저 이용한다니, 과학수사의 폭은 정말 넓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에요.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도 아주 중요하겠지요? 그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단들은 사건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물들을 최신 과학기술을 이용해 검사해서 범인을 추려낼 수 있답니다. 그 증거로 무엇이 사용되는지 알아볼까요?
3. 난 네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다!
사람은 어딜 가나 무의식 중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답니다. 그 형태는 지문, 머리카락, 땀, 발자국 등 다양한데요, 이러한 흔적들은 범인을 잡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과연 어떤 것들이 증거가 될까요?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봤습니다.
1. 손가락 끝 내 이름표 – 지문
요즈음은 대부분 터치폰을 사용하는만큼 한 번 즈음은 액정에 묻어있는 자신의 지문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지문이 액정 같은 화면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손을 대는 모든 곳에 묻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손가락에는 땀샘이 있는데, 여기서 체액이 땀과 함께 분비된답니다. 손가락에 어떤 물체에 닿을 때마다 이 체액이 묻어나면서 지문이 남게 된답니다. 지문은 다른 사람들끼리는 물론 같은 사람의 손가락 내에서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지문을 확보하면 그 사람을 알아낼 수 있답니다.
2. 범인의 발자취를 따라 – 발자국
회사마다 다양한 신발 밑창 무늬를 가지고 있지요? 친구들끼리 운동장이나 질퍽한 바닥을 밟으면 그 신발 자국이 남는 것, 모두들 한 번 즈음은 본 적이 있을 거에요. 이러한 발자국은 운동장이나 흙바닥이 아니어도 남게 된답니다. 경찰들은 이러한 신발 밑창 무늬에 대한 자료가 있는데요, 이 자료와 범죄현장에 남은 발자국을 비교해서 발 사이즈부터 어떤 회사의 제품인지도 파악할 수 있답니다.
3. 내가 흘리고 간 내 자신 – DNA
사람의 모든 세포에는 DNA가 있다고 볼 수 있답니다. 그런 만큼 자신의 DNA 정보를 흘릴 확률도 높답니다. 머리카락, 손톱, 핏자국, 침 등 자신의 몸의 일부였던 거의 모든 것에서 DNA를 구할 수 있답니다.
4. 눈에 안 보인다고 무시하면 안 돼요 – 미세한 증거들
범인이 입고 있던 옷에서 나온 섬유, 유리조각, 페인트 껍질 등 보통 때는 신경도 안 쓰는 미세한 것들도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답니다. 과학수사단이 가지고 있는 초정밀 현미경으로 이러한 단서들을 검사하면 어떤 회사의 제품인지, 어느 상점에서 누구에게 팔렸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답니다. 놀랍지요? 그것뿐만이 아니랍니다. 음식에 남은 이빨자국은 치과진료기록을 통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립스틱 자국을 통해 어느 회사 제품인지도 알아볼 수 있어요.
5. 너를 지켜보고 있다 – CCTV
CTV가 현장 근처에 있었다면 범인이 찍혔을 가능성은 매우 높답니다. 녹화 테이프를 보면 사건이 일어날 때 즈음에 수상한 사람이 찍혔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러한 자료를 통해 범인의 인상착의나 생김새 등도 파악할 수 있답니다.
↑ 좌 : 반자외선 이미징 - 눈에는 안 보이는 반자외선을 이용하여 인체분비룰(지문, 침 등)의 흔적들을 찾아낸다. 우 : 휴대용 가변광원 장비 - 빛으로 발자국이나 지문을 찾을 수 있다.
↑구강상피세포 속 DNA를 추출하는 과정
이렇게 많은 종류의 증거물들이 있기 때문에 완전범죄가 그렇게 힘든 것이겠지요? 제가 여지껏 돌아다니면서 흘렸을 증거물이 얼마나 많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네요. 지금 앉아있는 의자에도 제 못의 섬유가 묻어있을 테고, 제가 지금 마시고 있는 음료수의 빨대에는 제 침이 남아있을 것이며, 지금 치고 있는 키보드에는 제 지문이 덕지덕지 묻어있겠네요.
하지만 이러한 증거물도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야 결정적으로 그 사람이 범인인지 아닌지를 밝혀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물로도 범인이 누구인지 역추적을 할 수 있겠지만, 그 범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다면 훨씬 편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있는 것이 범인의 모습을 추정해서 만든 그림, 몽타주입니다. 몽타주는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볼까요?
4. 퍼즐을 완성하면 범인이 나온다!
몽타주란 따로따로 촬영한 사진을 하나로 붙여서 새로운 모습을 만든다는 프랑스어입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수사단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범인의 모습을 추정해나가는데요, 이 때 몽타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한답니다. 이 컴퓨터에는 수 천 가지의 얼굴 모양이 저장되어 있어서 이러한 형태들을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퍼즐을 맞추듯이 짜맞추어 몽타주를 만들게 된답니다. 요즈음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과거 또는 미래의 모습을 가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한지 오래된 사건들에도 몽타주는 도움이 됩니다. 범인뿐만 아니라 실종된 아동들을 찾을 때도 컴퓨터그래픽으로 아이의 성인 모습을 가상으로 만들어서 찾을 수 있답니다.
↑몽타주 만들기 체험
이러한 방대한 양의 증거와 자료를 이용하면 범인을 잡는 것은 쉬워 보이지요?
하지만 과학수사가 발전하는 만큼 범죄도 진화하고 있답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증거가 하나도 남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럴 때도 다 방법이 있답니다. 과학수사단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5. 완전범죄는 용납할 수 없다!
아무런 증거가 남지 않은 범죄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이러한 까다로운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단은 '프로파일링(Profiling)'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답니다. 프로파일링이란 사람의 심리를 파악해서 사건을 유추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범죄자의 심리나 행동을 분석해서 범인을 잡거나 자백을 이끌어내는 범죄심리학자를 프로파일러(Profiler)라고 해요. 이들의 예측은 많은 단서와 증거를 기반으로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만하답니다.
그렇다면 프로파일링은 어떻게 할까요?
1. 범행 수법에 관한 정보 수집
우선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 현장사진, 살인사건일 경우 부검 보고서, 목격자 증언 등을 통해 범죄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예측을 내리게 된답니다.
2. 수집한 정보의 분류 및 분석
위에 나와 있는 방법 등으로 모은 자료를 분석해서 범죄에 대한 정보를 유추해냅니다. 범행 장소, 위혐 감수 정도, 범행의 종류, 범행의 동기, 범행 이후 했을 행동 등 여러가지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해요.
3. 분류된 정보를 바탕으로 용의자의 행동 추측
4. 용의자의 특징 예측 프로파일 작성
성별, 나이, 직업 유무, 종교, 사는 곳, 결혼 유무, 인종, 전과 유무 등 여러가지 방면에서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유추해냅니다. 이러한 정보가 있으면 용의자를 추려내는 데 훨씬 수월하겠지요?
이렇게 해서 완성된 프로파일을 수사관들에게 넘겨주면 이 추측을 기반으로 사건 조사를 추진하게 된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용의자를 잡았는데 한사코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부인하면 어떻게 할까요?
6. 피노키오가 아니어도 알 수 있어! – 거짓말 탐지기
엄마가 성적표 왔냐고 물어볼 때 아직 안 왔다고 거짓말 해본 적, 있나요? 그럴 때 긴장하게 되면서 심장이 쿵쿵 뛰고, 식은땀이 흐르고, 입에 침이 마르지 않았나요? 이러한 증세들은 우리들뿐만 아니라 범인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데, 이 때 맥박, 혈압, 호흡 등이 불규칙적으로 변하고 땀이 나게 된답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이용해서 거짓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거짓말 탐지기랍니다. 거짓말을 할 때 침이 마르기도 하는데, 그래서 예전에 조선시대에는 마른쌀을 입안에 물려서 거짓말 여부를 확인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 방법은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데, 이런 사람들의 거짓말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요즈음은 뇌파탐지기를 이용합니다. 뇌파탐지기는 뇌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에 반응하기 때문에 거짓말 여부를 바로 파악할 수 있어요.
7. 완전범죄, 과연 가능할까?
과학수사단에서는 최신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범죄사건들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범죄자들의 범죄방식도 발전하고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것들마저 증거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완전범죄가 일어날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비록 여지껏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은 있었지만 그러한 사건들은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의 사건이기 때문에 증거물들을 백분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요즘 시대에 완전범죄가 일어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이러한 과학수사가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하네요. 앞으로도 더 많은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하루빨리 범죄가 없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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