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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대처하는 영우엄마의 자세.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영우엄마의 자세.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6. 07:00




[학교폭력, 이제그만!] 기획연재기사 7탄. 



2009년은 당시 중2였던 김영우(가명)군에게 끔찍한 한 해로 기억 된다. 김영우군과 김영우군의 어머니가 동시에 “회상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그 시간. 그 해 김영우군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시간을 잘 참고 견뎠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해 낼 자신이 있어요. 소외받고 차별 받는 사람을 위해 제 능력을 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반기문 총장님 같은 인물이 되고 싶어요.”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김영우군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기로 하자.

 

영어를 잘하는 게 학교폭력 당하는 이유


김영우군은 남들이 소위 말하는 “괜찮은(?)” 학군의 평범한 학교의 중2 학생이었다. 어릴 때부터 영우는 어학에 소질이 있었다. 책을 좋아했고, 6살 때는 스스로 영어유치원을 보내달라고 했을 정도로 외국어를 좋아했다. 영어에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영어를 좋아하고, 잘하고, 영어 수업을 좋아하는 것이 남들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네가 그렇게 잘났어? 네가 영어를 잘 하면 얼마나 잘 해!” 
이것이 가해학생들이 처음에 영우를 왕따 시키면서 한 말이었다고 한다. “처음에 그렇게 경고를 한 것 같은데, 전 그냥 장난인줄 알았어요. 전 영어 수업을 좋아하고, 영어 선생님도 좋아했으니까 열심히 수업도 듣고, 대답도 하고, 영어 선생님과 대화도 했죠. 그런데, 쉬는 시간에 절 끌고 나가 왜 혼자 영어 수업시간에 크게 대답하느냐, 내가 재수 없어 하는 영어 선생님 수업 시간을 열심히 듣느냐며 저를 협박하더라고요.” 그 후 영우에 대한 학교폭력은 점점 심해졌다. 나중에는 급기야 수업시간에까지 끌고 나가서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안경이 깨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남자가 친구들에게 맞고 다니는 것이 창피해 말을 할 수 없어"


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씀을 드려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씩 웃으면서 하는 말 “그래도 남자인데, 친구들에게 맞고 다닌다는 말을 하기가 죽을 만큼 부끄러웠어요. 차라리 맞고 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님이 저 힘들게 키워주셨는데, 그런 이야기 하는 게 죄송스러웠고요.”

자신보다 부모님 걱정에 이야기를 못했다는 영우의 말이 참 안타까웠다. “선생님께는 말씀드릴까 생각했지만, 괜히 제대로 수습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았어요. 제가 말씀드린 것이 알려지면 더 큰 폭력에 빠질까 걱정이 돼서 감히 말을 못 꺼내겠더라고요.”라고 이야기해서 교사와 제도 학교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풍토가 와 닿았다.

 

엄마의 관심이 더 큰 피해 막아..


영우 어머니는 영우의 안경이 몇번이나 깨지고, 몸에 상처가 나자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우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대답을 회피하려 하자, 영우와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믿을 만한 아이에게 몰래 근황을 물었다.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우리 아들이 그렇게 고통 받고 있었는데, 부모로서 모르고 있었다는 게 너무 미안해서 밤새 울었고요.” 아들의 고통을 대신 아파하고 싶어 하는 영우 엄마의 말이다.

하지만 영우 엄마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는 영우에게 자신이 물었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 다시 영우와 대화를 했다. 영우 엄마의 빠른 대처와 아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으로 영우의 학교폭력 사건은 그나마 큰 상처가 되기 전에 해결이 된 것이다.



<학교폭력은 조기에 방지 못할 경우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에게도 화재의 현장처럼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긴다>

 

학교 폭력 진단표-청소년폭력예방재단(www.jikim.net) 제시
※ 다음 12개의 문항 중 2~3가지가 자녀에게 감지되면 학교폭력피해를 의심해보세요.

① 비싼 옷이나 운동화 등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습니까?
② 몸에서 다친 상처나 멍 자국을 자주 발견하게 되며, 물어보면 그냥 넘어졌다거나 운동 하다 다쳤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까?
③ 교과서나 공책, 일기장 등에 “죽어라” 또는 “죽고 싶다” 와 같은 폭언이나 자포자기 표현이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④ 용돈이 모자란다고 하거나 말없이 집에서 돈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습니까?
⑤ 풀이 죽고 맥이 없거나 입맛이 없다고 하면서 평소 좋아하던 음식에도 손대지 않습니까?
⑥ 두통, 복통 등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며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까?
⑦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려 하지 않거나 친구에게 전화 오는 것조차 싫어합니까?
⑧ 친구, 선배들에게 전화가 자주 걸려오거나 통화 후 불려나가는 경우를 본적이 있습니까?
⑨ 갑자기 전학을 보내달라고 자주 말하곤 합니까?
⑩ 갑자기 짜증이 많아지고, 엄마나 동생처럼 만만한 상대에게 폭력을 쓰거나, 공격적으로 변한다.
⑪ 학교생활, 교우관계 및 자신의 신변에 대한 가족과의 대화를 회피합니까?
⑫ 평소보다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고 있습니까?

 

 

학교폭력을 참고 견뎌온 아들에게 “장하다”란 말로 위로..

“우선은 영우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가해자 처벌, 학교 전학, 항의는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을 했어요.” 영우 엄마는 우선 영우가 상처가 되지 않게 용기를 주는 말을 끊임없이 했다. 
“부당한 폭력에 모르는 척을 하는 사람이 가장 부끄러운 거야. 폭력을 당한 것이나 폭력을 목격한 것을 그냥 두고 보는 것이 가장 부끄러운 행동이지. 그건 제2, 제3의 폭력을 묵인하는 거나 다름없어.” 라는 이야기부터 가해자와 피해자 중 누구의 행동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또한 “네 뒤에는 엄마와 네 가족이 있어. 넌 혼자가 아니야. 어떤 상황에도 나와 우리 가족은 네 편이야.”란 말을 수시로 해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영우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점차 자신의 폭력 상황을 이야기 했고 어머니는 흥분하기 보다는“장하다.”라고 한마디로 아들을 위로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합법적 절차로 처리해 

영우엄마는 아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나서 학교에 문제를 이야기했다.
"처음 피해사실을 확인하고서는 가해학생을 당장 찾아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어느 부모나 그런 마음이 들었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 아이를 때리면 폭력을 행사한 가해학생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영우엄마는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보다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다. "저는 비전문가잖아요. 그래서 우선 은사님게 문의를 드리고 학교폭력 상담사이트 등에 문의를 했어요"
영어엄마는 은사님의 조언에 따라 담임선생님께 직접 가지 않고 교감선생님을 찾아가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 전에는 영우친구의 증언과 영우가 받은 협박 문자 등의 증거를 확보했다.

<학교폭력 상담 및 전문 기관>
117 학교 여성폭력피해자 긴급지원센터 http://www.117.go.kr/ 117
학교폭력 사이버1388 www.cyber1388.kr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02-3453-5227 http://www.1318love.net
청소년폭력예방재단 02-574-3305,052-234-1844 http://www.jikim.net
한국 청소년 쉼터 협의회 02-403-9171 http://www.jikimi.or.kr
학생고충 상담 전국청소년상담지원센터(1388) http://www.1388.or.kr
한국청소년상담원(02-730-2000) http://www.kyci.or.kr

 

피해자가 전학을 가는 모순이나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영우엄마는 그후 증언과 증거를 가지고 가해학생을 만나 순조롭게 사과를 받아낼 수 있었다. “학생이기 때문에 큰 처벌을 원하지는 않았어요. 가해 학생의 부모님과 가해 학생도 정중하게 사과와 정당한 보상을 했고요. 감정적으로 처리해서 제 아이가 그 학교에서 다시 왕따를 당하거나 마마보이로 낙인찍혀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는 사태는 없었으면 했거든요.”

영우엄마가 원한 것은 아이가 상처를 극복하고, 상처가 흉없이 아물기를 바란 것이었다. 다행히 학교의 배려로 영우는 친한 친구, 잘 지냈던 친구들과 3학년 때 같은 반, 같은 조를 배정받았다. 학교 선생님들도 수업 시간에 학교폭력 여부를 세심히 관찰하고, 왕따 등이 없도록 생활지도 및 인성지도를 열심히 하여 영우는 더 이상의 피해 없이 중학교 생활을 마쳤다. 


영우는 "회상하기 싫을 정도의 시간이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그 시간도 삶의 거름이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우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우를 지지해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또, 사후에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관리를 한 학교, 그리고 그것을 이해해준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학교폭력, 이럴땐 이렇게~!

한 아이가 괴롭힐 때
◦괴롭힌 당사자에게 먼저 얘기하고, 그 아이의 부모에게 알린다.
◦같은 부모로써 지혜롭게 해결하자는 태도로 얘기한다.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학교에 알리고 학교에서 대처해줄 것을 요구.

 

여러 아이가 괴롭힐 때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되도록 빨리 학교에 알린다.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혼자 다니지 않게 한다.
◦신체적, 심리적 피해 증거를 확보한다. 다른 아이들이 목격한 증언도 확보.
◦학교에 알린 뒤에도 피해가 지속되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요구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구합니다.
◦학교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교육청・경찰청 등 상급기관에 요구. 이때, 관련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의 자문을 구함.

 

가해자가 따로 남거나 보자고 할 때
◦가해자가 방과 후에 남으라고 하면 절대 가지 않고 즉시 부모에게 알리거나 신고.
◦길목을 지키고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친구와 동행하거나 부모에게 마중 나오라고 한다.
◦본인이 못할 경우 가장 친한 친구에게 대신 신고를 부탁하도록 한다.

 

금품을 빌려달라고 강요할 때
◦‘없지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빌려주겠다’고 하여 그 자리를 모면한 후 신고.
◦자꾸 강요하면 부모님과 교사에게 즉시 알린다.
◦어쩔 수 없이 강탈당할 때는 친구가 목격할 수 있도록 한다.

 

신체폭행 및 언어폭행을 당했을 때
◦누가 언제 왜 어떻게 폭행했는지를 상세하게 기록합니다. 기록은 증거가 된다.
◦폭행을 당한 즉시 병원(언어폭행은 신경정신과)의 진단서를 받는다.
◦폭행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친구의 증언물(녹음, 기록, 대필 등)을 준비한다.

 

학교폭력 자치위원회, 경찰 등을 이용할 때
◦신고하기 전에 먼저 마음을 가다듬고 피해사실(본인진술, 증언 등)을 기록.
◦신고할 때는 가급적 기록한 내용을 갖고 가거나 근거로 하여 신고.
◦자치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할 때는 먼저 상담전문가와 협의하여 충분히 준비.




영우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고등어를 금하노라"라는 책이 생각났다.  

한 여자 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나이. 학교 오는 길에 성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불쌍한 피해자가 아닌 책 안의 언어로 학급의 “영웅”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 아이는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 아이가 피해당할 당시 “싫어요.”라고 소리를 지르고 정당하게 거부를 하며 대처를 한 점. 용기 있게 성폭행 사실을 이야기 하고, 제 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바로 신고를 한 점 등을 높이 샀다고 한다. 피해자와 부모의 동의하에 이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성폭행 대처 방안에 대한 수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피해 학생이 사후 동네에 나오는 것을 무서워하자 학급 아이들이 조를 짜서 그 아이의 등하교 동반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렇게 그 아이는 상처 없이 성장했고, 다른 사람들도 그 아이를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여자아이가 불쌍한 '피해자'가 아닌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교육, 사회, 어른들의 생각의 힘이 아닐까 싶다. 만약,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의 피해학생이 아직도 죄인처럼 숨을 죽이고 살아가고 있다면... 이것은 피해자가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하는 사회, 학교, 부모님의 잘못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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