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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로켓도 다이어트를 한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2. 11. 3. 09:00

우주발사체(로켓)는 엄청난 지구 중력을 효과적으로 벗어나기 위해 

야무진 다이어트를 해야만 한다. 


연료를 다 채운 상태에서 이륙할 때의 나로호 질량은 얼마나 될까? 무려 140톤이 넘는다. 이 무거운 나로호가 지구를 출발해 나로과학위성을 정해진 궤도에 무사히 투입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날아가야 할까? 

위성이 분리되는 순간, 발사체 상단은 초속 8 km 정도로 빠르게 날고 있어야만 한다. (시속으로 생각하면 무려 28,800 km/h물론 위성이 분리될 때의 발사체는 단 분리와 연료 소모로 이륙 당시의 나로호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가볍지만, 정지 상태에서 이륙한 나로호가 1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초속 8 km까지 도달해야 하니 나로호에게는 상당히 큰 가속 능력이 요구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로호 개발과정에서는 다른 우주 로켓들도 마찬가지로 몸무게와의 전쟁, 즉 다이어트가 필수다. 사실 140톤이 넘는다는 나로호 무게의 대부분은 추진제(연료+산화제)가 차지하고 있다. 추진제를 제외한 나머지 구조물과 부분품으로 구성된 나로호의 건조 질량(dry mass)은 10톤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총 무게 140톤과 비교하면 날씬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륙 시점의 질량 대비 연소종료 시점의 질량 비율은 로켓의 성능, 즉 로켓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속도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추진제를 뺀 나머지 부분의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잘 만들어진 로켓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마지막 순간 위성과 분리되는 로켓 상단부는 추진제를 제외한 구조체와 부분품의 무게감량은 탑재성능의 향상과 직결된다. 즉, 살을 뺀 만큼 더 많이 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로호의 몸무게는 개발 초기부터 엄격하게 관리되었다. 우선 목표 임무와 추진기관의 성능을 고려해서 발사체의 구조 질량 목표치를 결정한다. 나로호 시스템 전체의 ‘다이어트 목표’는 다시 각 부분품의 다이어트 목표로 세분화되어 담당팀에 할당된다. 각 부분품 담당팀은 초기설계 단계부터 각자가 맡은 부분품에 대한 ‘최대 설계 중량’을 할당받는 것이다. 따라서 담당 부품의 초기 중량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각 팀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이후 개발과정 내내 각 부분품의 중량과 더불어 발사체 시스템 전체의 중량이 자세히 관리된다. 개발 과정에서 특정 부분품의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도 초기에 할당받은 중량을 초과하게 되는지 아닌지가 주요 고려사항이 됨은 물론이다. 중량이 증가하는 방향으로의 설계변경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발사체 시스템 전체의 중량은 증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부분품의 여유중량을 각 개발팀 간의 합의와 시스템 종합팀의 승인 아래 얻어 써야 한다. 


물론 다이어트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발사체 개발팀은 중량과 성능,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발사 성공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140톤이나 되는 무게를 가진 나로호가 근지점 300km, 원지점 1,500km인 타원궤도에 쏘아 올리는 위성의 몸무게는 불과 0.1톤. 중량 기준으로는 1%도 채 되지 않는 위성을 우주공간에 무사히 쏘아 올리기 위해 나머지 99%가 넘는 부분의 희생이 필요한 것이다. 우주기술 선진국들이 재사용 가능한 우주발사체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글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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