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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를 위한 500일간의 여행 본문
얼마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출신이자 최초의 우주여행객인 데니스 티토가 5년 후 첫 민간 화성 여행 계획을 밝혔습니다. 티토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 회사인 화성인스피레이션재단(IMF)은 태양-지구-화성이 정렬되어 지구와 화성 간 직선거리가 5,800만km로 짧아지는 2018년 1월, 501일 여정으로 2인용 화성 유인왕복선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유럽우주기구(ESA)도 오로라 프로그램을 통해 2030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2037년쯤 인간을 화성에 착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화성으로 가는 길이 그리 순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 개발된 로켓의 속도로 화성을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3년입니다. 그동안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화성으로 탐사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생길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서 진행된 재미있는 실험을 소개합니다. 러시아와 유럽우주기구(ESA)가 진행한 ‘마스 500 프로젝트’입니다.
2010년, 6명의 남자가 러시아의 모스크바 의학생물문제연구소 안에 총면적 550㎡의 철제 모형 탐사시설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520일간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화성으로 가는 데 걸리는 250일, 화성에서 탐사활동 30일, 지구로 귀환하는 240일을 생각한 것입니다. 그들은 햇빛이 차단된 밀폐된 공간에서 미리 준비한 음식과 재활용한 물을 먹고 마시면서 지냈고, 외부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수신이 20분이나 지연되는 무전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일정에 맞춰 우주선 실내와 화성 표면을 재현한 시설에서 매일 임무를 줬습니다.
화성여행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이뤄진 이 프로젝트에서
참가자들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심리적인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동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1년 이상을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늘 같은 사람만 보게 됩니다. 그리고 먹고 마시고 일하는 등 하루 동안 거의 모든 일을 함께해야 합니다. 개인의 비밀이란 없을 것이고 잠잘 때만 혼자가 될 테니 아마도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지겠지요. 집을 떠나 오랫동안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집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향수병 또한 탐사를 진행하는 내내 괴로움을 줄 것입니다. 거의 같은 모습만 보이는 곳에서의 지루함과 우주공간이 주는 두려움, 탐사 성공에 대한 부담감 등 우주인들이 느낄 심리적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 오랜 기간 머물게 되면 사람의 뼈는 점점 약해지게 됩니다. 골밀도의 저하 때문에 정작 중력이 있는 행성에서는 제대로 된 활동을 하게 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근육의 양도 감소하기 때문에 우주인들은 하루에 2시간 이상 특수기기로 어려운 운동을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뼈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먹을 것을 잘 먹을 수도 없습니다. 지구에서처럼 다양한 음식재료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1년 동안 튜브 속에 있는 비슷한 메뉴의 음식을 짜먹기만 한다면 식욕이 생길까요? 먹는 즐거움이 사라진다면 그 여행은 무척 괴로울 것입니다. 그 밖에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들이 배제된 화성여행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만큼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화성을 탐사하는데 로봇보다는 인간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화성을 탐사한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로 5년에 걸쳐 진행된 연구를 두 사람이 단 일주일이면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화성에 우주기지가 건설된다면 화성의 광물자원을 개발하고 고품위 소재와 약재 개발, 우주 관측 및 연구가 수행될 것입니다.
글 : 이기정(서울 개일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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