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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회는 무슨 일을 할까요? 본문
“학부모 총회에 가면 무슨 일을 하나요?”
“학부모 총회에 꼭 가야 하나요?”
“선생님과 상담할 시간은 있나요? 무슨 말을 할까요?
현직 초등교사인 제게 가장 바쁜 시기는 새 학기와 학부모 총회를 준비하는 3월입니다. 3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는 학부모 총회를 열고 학부모님께 학교 교육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제 곧 많은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가 열릴 텐데요, 특히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1학년 학부모님들은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걱정하시는 학부모님을 위해 학부모 총회 날 하는 일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학부모총회에서 하는 일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첫째, 학교장의 인사말과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고
- 둘째, 담임선생님의 학급경영관을 직접 들어볼 수 있습니다.
- 셋째, 학부모회를 조직하고 각종 단체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됩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학부모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학부모회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 걸까요?
지난 2월 5일 경기도의회에서 ‘학부모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면서 모든 경기도 내 초중고교에 학부모회 설치 및 운영이 의무화되고 그 역할도 명시하였습니다. 기존의 학부모 단체이던 녹색어머니회, 도서 도우미회 등의 단체와 학년/학급별 학부모회도 모두 포함하는 상위 개념으로 다양한 교육 활동에 참여 및 지원할 수 있으며, 학부모 대상 연수도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학부모회에서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활동할 수 있습니다. 2012년 학부모 학교 참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시흥 연성중학교 학부모회는 학년별로 교육팀을 만들어 벌점학생을 지도하면서 학부모가 자연스럽게 교육 기부를 할 수 있게 유도하였으며, 대구 동변초등학교 학부모회는 학교 홈페이지에 학부모 마당을 운영하여 소통공간으로 충실히 활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학부모 총회가 일주일 빨랐는데요, 조금 빨리 학부모 총회를 준비하면서 학부모회를 어떻게 조직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는 학부모님께 활발한 학부모회 이야기를 먼저 들려드리고 생각을 여쭈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같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맞벌이가 대부분인 우리 학교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너무 적고, 그러다 보니까 몇몇 사람들에게만 일이 몰리잖아요. 저도 담임선생님만 뵙는 거면 총회 오고 싶은데 학부모회 억지로 뽑는 것 때문에 오기 싫기도 해요."
저도 이번 학부모 총회를 준비하면서 교실 청소도 하고 환경미화도 끝내놓고, 학부모님께 들려드릴 이야기도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올해는 정말 적은 인원이 참석하셔서 힘이 많이 빠졌습니다. 올 수 없는 사정도 있겠지만, 학부모님이 학부모 총회에 오기 싫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학부모회 가입 때문이라니 씁쓸했습니다.
교사인 제 생각에도 보여주기 위주의 학부모회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학부모님의 필요와 요구로 학부모회가 조직되고 운영된다면 좀 더 많은 학부모님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겠죠?
학부모 공개수업 날이면 아이들은 아침부터 설레어 합니다. 우리 부모님께서 오시나, 그때 발표 잘못하면 어떡하지, 걱정도 많이 하지만 부모님께서 뒤에 계시면 아이들은 정말 즐거워하고 열심히 공부한답니다. 저는 학부모님이 부담 없이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부모님의 필요에 의한 학부모회가 조직되고, 학부모님도 좀 더 적극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도, 학부모도, 선생님도 즐거운 학교는 모두의 참여와 노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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