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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자원봉사, 공부하고 가세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4. 17. 11:00

자원봉사 기초소양 교육을 가서 학생들에게 처음 하는 질문이 어떤 경험이 있느냐입니다. 물어보면 특별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요양원이나 복지시설에 가서 청소하고 왔다고 합니다. 

본인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으며 잘 놀아 주고 보살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식당 바닥 청소와 화단 풀 뽑기, 유리창 닦기를 시키더라는 것입니다. 한번은 장애인 친구들이 하는 활동을 지켜보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느라 온몸에 물감이 묻었지만 어설퍼 보여도 스스로 씻고 도구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말라는 담당 선생님의 부탁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녀온 학생들은 잘할 수 있는데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불만이고, 담당 선생님은 섣부른 봉사가 불러올 후폭풍 때문에 사후관리가 더 힘들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준비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자원봉사는 살아온 세월만큼의 경험과 지혜가 쌓인 어른들과 달리 학습이 필요합니다. 준비하고, 실행하고, 반성하고, 축하하는 4단계를 거칩니다. 그중에서도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필요한 지식과 사전소양교육을 받는 준비단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선의로 시작한 자원봉사가 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자원봉사 기초소양교육을 해 주는 곳은 어디인지 어떤 공부를 하게 되는지 알아볼까요?

 

각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과나 청소년 활동진흥센터에 연락하면 무료로 강의해줍니다. 연초에 주로 공문을 통해 접수하는데, 학기 중에도 연락하면 전문강사진이 일정을 조정해서 온다고 합니다.

 

기초소양이론교육은 1시간 정도 소요되고, 활동을 겸하면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중, 고등학교에서는 보통 창의체험활동시간에 반별로 2시간 정도 할애해서 기초소양 교육을 하고 장애체험을 합니다. 가끔 전교생 대상으로 방송 강의를 하거나, 강당에서 하기도 합니다. 주말이나 방학에는 봉사동아리나 청소년문화센터, 시청 등에서 실시합니다.


이론 교육 시간에는 자원봉사란 무엇이며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봉사를 소개하고, 소감을 나눕니다. 자원봉사나무 그리기, 자원봉사 정신을 요리법으로 표현하기, 공익광고 만들기 등 자원봉사 정신을 정리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림이 돋보이는 모둠이 있는가 하면 설명을 잘하는 모둠이 있습니다.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손뼉 치고, 따뜻한 실천 의지를 보여 줄 때면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자원봉사나무1><자원봉사나무2>

장애 체험에는 시각장애, 휠체어, 노인 체험이 있습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 때문에 주로 시각 장애 체험을 합니다. 요즘은 안경을 쓰는 학생들이 반 정도 되고, 안경이나 렌즈가 없으면 잘 안 보이는 학생도 제법 있기 때문에 공감을 많이 합니다. 시력이 많이 안 좋은 학생들도 안경 없이도 희미하게나마 보이는데, 안대를 쓰니 아무것도 안 보여 정말 무섭고 갑갑했다고 합니다. 장난기 많은 친구가 일부러 불친절한 안내를 할 때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과도하게 잡으면 끌려가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합니다.

 

휠체어 체험은 휠체어 구조를 이해하고 접고 펴는 법, 방향 전환, 오르막길, 내리막길 안내하는 법을 시연해 봅니다. 꼭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은 그 불편함을 많이 공감하고, 가족 중 환자가 있다거나 어르신이 있는 친구들은 잘 몰라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경험을 얘기하며 이젠 잘할 수 있겠다고 좋아합니다.

노인 체험은 장비가 고가이고, 시간 내에 많은 학생이 체험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보급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체험입니다. 전국에 몇 안 되는 노인 생애체험센터가 있으나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노인 체험은 80세 노인의 평균 체력과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한 기구를 착용하고 걷기, 시계 보기, 신문 보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일상을 체험해 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잠시나마 체험을 해 봄으로써 안전한 생활습관의 중요성도 깨닫고, 장애인이 진짜 원하는 도움이 뭘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혹자는 한두 시간의 교육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현장에 나가 보면 기초소양교육을 받고 온 학생과 그냥 온 학생은 차이가 납니다. 공부하고 온 학생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주러 온 게 아니라 함께 하러 왔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장애 체험을 해 본 학생들은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힘들고 답답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잠시 체험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평생을 보내야 한다면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할 거라고 말합니다.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한 시간을 봉사하더라도 제대로 나누고 올 수 있습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편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면 어른도 학생도 공부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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