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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범어공원에서 만난 6.25 이야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3. 6. 25. 09:10


걷기 좋은 초록 숲 - 범어공원

햇볕은 제법 따갑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좋은 날. 전날 현장체험학습으로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다녀왔지만, 저도 아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나들이를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찾은 범어공원! 범어공원은 대구 수성구민 운동장 근처에 있는 나지막한 범어산 일대를 일컫는 공원입니다. 가족과 함께 걷기에 더없이 좋은 범어공원을 함께 걸었습니다. 

6.25가 뭐야? 진짜 사람들이 총을 들고 싸웠어?

현장체험학습으로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다녀온 막내가 6.25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1950년이니까 엄마도 태어나기 훨씬 전에 북한이 우리나라를 먼저 공격해서 일어난 전쟁이라고 이야기해주며 숲길을 걸었습니다. 저는 저희 아버지,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경상북도 풍기라는 곳에 사셨는데 그곳은 워낙 산골이라 피난을 가지 못하고 대신 그 마을을 점령했던 북한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북한군이 쫓겨간 후 찾아온 미군과 우리 국군들에 관해 옛이야기처럼 들려주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제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도 정말 옛날이야기 한 편 같았는데 말입니다.

 

 

나야대령 기념비 찾아가는 길

범어공원은 대구 국립박물관, 어린이회관, 수성구민 운동장 그리고 대구 KBS방송국을 둘러싸고 있는 공원입니다. 우리는 이정표를 보다가 나야 대령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실 나야대령에 관한 이야기는 저는 신문기사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겐 마냥 시원한 숲길이었지만, 머나먼 타국 땅에서 전사한 인도의 한 사람에 관한 기억은 짠하였습니다.

숲 속은 시원했습니다.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나무들은 아주 싱그러웠습니다. 아이들은 에헤라 디야 바람 부네 연을 날려보자는 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추며 숲길을 걸었습니다. 저도 덩달아 콧노래가 나왔습니다. 6.25 전쟁에는 국제 연합군인 유엔군이 우리나라를 위해 함께 전쟁에 참가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연합군 중에는 미국, 터키, 캐나다, 필리핀은 물론 인도라는 나라도 있었다는 점도 함께 얘기했습니다.

나야대령의 숭고한 희생정신

아이들과 함께 나야대령 기념비 앞에 있는 소개 간판을 읽어보았습니다. 원래 종군기자였던 나야대령은 낙동강 전선에서 전사했다고 합니다. 전시 중이라 고국으로 송환되지 못해 이곳에 묻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한국과 대구를 방문하는 인도인들은 꼭 나야대령 기념비를 찾아와 참배하고 간다고 합니다. 또한, 머나먼 타국에서 희생한 나야대령을 기리기 위해 주민은 정기적으로 기념비 주변을 가꾸고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말로 너희는 알랑가 몰라 - 그 희생! 그 정신!

요즘 KBS 한국인의 유산 편은 장사상륙작전이야기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을 교란하기 위한 작전이었는데 회상하는 학도병의 이야기는 눈물이 절로 납니다. 미숫가루 한 봉지씩 들고 배를 탔다는 학도병들. 너희가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말 한마디에 총도 쏠 줄 모르면서 캄캄한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던 그 어린 소년들. 지금은 장사해수욕장은 그저 아름다운 동해 바닷가입니다. 그렇듯이 아이들에겐 그저 인도의 한 군인이 참전했다가 전사한 이야기인 나야대령과 그 부인 비말라 나야 여사의 이야기는 그저 한 편의 이야기겠지요. 머나먼 타국 대한민국에서 와서 전쟁 중에 사망한 나야 대령을 위해 우리 묵념하는 건 어떨까 하니 얼른 나야대령 기념비 앞으로 다가섭니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칼을 들고 뛰어들었던 수많은 젊은이, 이웃 나라에서 함께 싸우다 잃어버린 소중한 생명. 지금 대한민국이 어떻게 지켜온 나라인지 아이들이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묵념하는 순간, 아이들이 우리 겨레의 얼을 새길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해 달려왔던 이웃 나라의 희생과 사랑을 함께 기억하기를 바랐습니다.

 

호국 보훈의 달 - 잊지 말아야 할 겨레의 얼

산을 걷고 숲을 만나면 햇살이 아름답습니다. 세상이 마냥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자유에는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이 북침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는 요즈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녀가 목숨과 바꿔 지켜낸 희생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왜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지 잊지 않고 살아가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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