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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학예회 준비, 어떻게 하고 있을까? 본문
하늘이 부쩍 높아진 가을, 황금 들판을 수확하는 농부들만큼 바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입니다. 유독 여러 행사가 몰려있는 가을이 되면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까지 부쩍 바빠집니다. 여러 행사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큰 행사가 학예회입니다.
학예회는 학교에서 예능 발표나 학예품을 진열하여 일반 사람에게 구경시키는 모임을 말합니다. 요즘에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확보하고자 운동회와 격년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학부모님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준비가 학교 교실에서 이루어집니다. 올해 진행되었던 우리 학교 학예회, 함께 구경 가실래요?
학예회 날짜가 정해지고 나면, 각 반에서는 긴장감이 맴돕니다. 여러 종목 중에서 어느 종목을 선보이며 그중 어떤 것을 고를지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집니다. 고학년의 경우 쉬는 시간마다 옆 반 분위기를 살펴보기까지 합니다.
학예회는 관람하는 사람과 참가하는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각 반의 종목이 겹치지 않게 사전 조정을 거칩니다. 저희 반은 올해 노래와 율동을 골랐습니다. 저학년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을 골랐습니다. 고학년의 경우, 연극과 음악극이 인기입니다.
곡의 분위기와 가사, 길이를 모두 고려하여 후보를 정한 다음에는 학생들의 간단한 투표를 거쳤습니다. 이왕이면 학생들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데요. 이 경우, 연습할 곡에 대한 호감도와 책임감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학생들의 의견이 지나치게 갈리는 것을 막기 위해 후보곡의 개수를 제한하고 사전에 검열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예회가 시작되기 한 달 전에서 일주일 전까지는 안무와 노래를 외우는 것에 집중합니다. 노래 한 곡, 율동 한 곡. 노래는 직접 불러야 하기 때문에 가사를 외워야 합니다.
먼저 가사를 함께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으며 머릿속으로 가사를 정리하게 합니다. 1학년은 아직 악보를 볼 줄 모릅니다. 그 대신 가사를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것을 출력해서 알림장에 붙여줍니다. 함께 읽은 후에도 아침자습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통해 노래를 계속 들려줍니다.
안무를 외우는 것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일과 중 여유시간을 통해 수시로 연습합니다. 동작을 나누어 한 번씩 따라 하고 점차 그 길이를 늘입니다. 동영상을 활용하면 효과가 두 배가 됩니다. 앞사람의 시야에 가려 선생님의 동작을 잘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큰 화면을 통해 부분을 나누어 동작을 정확하게 익힐 수 있습니다.
학예회 시작 일주일 전, 우리 반 친구들의 동작에 각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동작이 점점 커지고 자신감이 붙습니다. 노래가 나오면 자동으로 몸이 움직일 정도입니다. 수업시간에도 학예회 연습을 해야 한다며 조르기 일쑤입니다.
선생님들은 더 바빠집니다. 음악을 편집하는 것도 의상을 대여하는 것도 선생님의 몫입니다. 모르는 것은 여기저기 물어가면서 음악을 자르고 붙입니다. 아이들의 보폭을 고려하여 입 퇴장 거리를 계산해서 곡의 길이를 조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방송 담당 선생님의 경우 사전에 음향 확인, 조명 확인 등 더 바빠집니다.
학예회 전날, 도착한 옷을 입어보고 치수를 확인합니다. 개수는 물론 옷이 뜯어진 곳은 없는지 불편하지는 않은지 확인합니다. 학예회 장소에 먼저 도착해서 음악과 조명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다른 친구들의 공연을 보고 있던 아이들은 자기들 차례가 되자 조용히 빠져나와 무대 뒤쪽을 향합니다.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걷는 아이들의 얼굴이 진지합니다.
“선생님, 춤추다가 넘어지면 어떻게 해요?”
“저 노래 가사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죠?”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다행히 우리반 아이들은 멋지게 해냈습니다. 작은 실수는 아이들의 환한 미소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음악이 나오자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약 한 달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오늘날 학예회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친구들과 함께 연습합니다. 하루 일과 중 여유 시간을 활용하여 즐겁게 연습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학예회를 마친 아이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진짜 재미있었어요!”
“또 하고 싶어요!”
내일도, 모레도 점심시간이 되면 율동 연습을 하자고 졸라댈 것 같은 우리 반 아이들. 벌써부터 다음 학예회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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