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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예방, 집단상담으로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1. 28. 11:00

‘유유상종’,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고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가만히 살펴보면 어떤 아이들끼리 친한지, 누가 영향력이 있는지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어울려 노는 친구들은 옷차림도 비슷하게 입고, 말투, 좋아하는 연예인, 같이 다니는 학원 등 많은 것을 공유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또래 집단은 매우 중요한데요. 아이들은 늘 고민거리로 꼽는 ‘성적’ 못지않게 가장 중요하고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를 바로 ‘친구’로 생각합니다.

근래에 학교에서는 집단 상담이라는 시간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교육하나로 전문가의 지도로 시행되는 집단 상담은 바로 이러한 ‘친구’ 관계, ‘또래 집단’에서의 관계 회복아이들의 즐거운 학교생활과 학교폭력예방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한 것입니다. 이에 안산 본오초등학교에서는 한 달간 한국정신과학연구소 전문 강사와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소속강사와 함께 총 4회기(8시간) 동안의 또래 상담 프로그램을 시행했는데요. 들과 교사, 학부모 모두의 만족도가 무척 높은 시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또래 집단 상담은 1, 2회기는 학생들이 더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상담기간 동안 친구들에게 불리고 싶은 나만의 이름, 별칭을 지어 서로 불러주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달리기를 잘하는 ◯◯’, ‘미소가 예쁜 ◯◯’ 등 다양한 이름이 나왔습니다. 다음으로는 한 학급에도 다양한 친구들이 있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어색한 첫 만남이나 자리 바꾸기에 사용해도 좋은 게임인데요. 술래가 친구에게 다가가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질문을 받은 친구는 ‘예.’, 또는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데 ‘예’라고 대답한 경우 양옆의 친구가 자리를 바꿉니다. ‘아니요.’라고 대답하면 술래는 다시 ‘어떤 친구를 사랑하십니까?’라고 묻고, 이때 ‘안경을 낀 친구를 사랑합니다.’라는 대답을 하면 앉아있는 모든 안경 낀 친구들이 자리를 바꾸는 게임입니다. 이때 가장 늦게 앉는 사람이 새로운 술래가 됩니다.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게임>

이 게임을 통해 우리 반 친구들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다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데요. 어색한 분위기를 떨친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나를 속상하게 하는 것들, 나의 스트레스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어른인 저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기들끼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손뼉을 치며 서로 공감하는 모습에서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해결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긍정적인 자의식 갖기, 또래에서 서로 다름을 알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 1, 2회기 상담에 이어 3, 4회기에는 한국정신과학연구소 뇌 과학 연구원에서 나온 전문 강사님과 함께 우리 뇌의 다양한 기능과 뇌파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또래일지라도 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고, 다른 생각을 하는 이유에 대해 뇌의 작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여러 친구의 뇌파를 컴퓨터로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특히 반에 자폐 아동이 함께 생활하는 우리 반 친구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 말로만 듣던 ‘생각 주머니가 다르다.’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우리 모두의 생각 주머니가 각각 달라서 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단상담 몇 회기를 통해 학교폭력이 바로 사라지고 예방된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또래에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는 연습꼭 필요합니다. 친구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본인의 스트레스를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꾸준한 상담과정을 거친다면 분명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학교폭력 신고법, 대처법 등의 단기적인 교육도 필요하지만 정말 필요한 예방 교육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는 친구끼리 긍정적인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것이겠지요. 앞으로도 이런 상담이 일시적인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꾸준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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