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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생활화(畵), 그림 읽어 주는 선생님

대한민국 교육부 2014. 4. 9. 09:00

학교생활 담긴 그림 보고 아이 마음 읽어보기
학교 생활화(畵), 그림 읽어 주는 선생님
아이 마음 돋보기 I 미술 심리치료 I 그림그리기 I 심리상담
 심리검사 힐링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어언 한 달! 한 달이면 열 길 우물 속은 알아도, 우리 아이들 마음속까지 들여다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지요. 학부모 상담 주간은 다가오는데 눈앞에 있는 아이들은 아직도 낯설기만 하여 답답한 이때,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 '아이 마음 돋보기'를 발견했습니다. 수업과 쉬는 시간 들려오는 목소리로는 알기 어려웠던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친근한 돋보기, 바로 미술 심리치료 중의 하나 학교 생활화(畵) 검사랍니다.

 

담임선생님이라면 일 년 중 한 번은 미술이든 국어든 그 어느 시간이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기 마련인데요. 이런 일상의 찰나를 놓치지 말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마음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선생님은 물론 부모님도 아이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어요. 필요한 준비물과 검사, 해석 방법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그림 읽기 시작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그림 나누고 마음 나누고>


▶ 준비물이요? 종이랑 연필만 있으면 OK!

다른 거창한 심리 검사와는 다르게 학교 생활화 검사의 준비물은 오직 백지(A4용지) 한 장과, 연필(HB나 4B), 지우개만 있으면 끝! 특정 시간제한은 없지만 보통 30~40분(1교시) 정도면 그리기에 충분하답니다. 시간이 남는 아이에게는 색칠까지 하도록 권유해보세요.

<무엇을 그릴까? 그려보자! 마음 담아서~>


▶ '준비됐나요~? 시작할까요~♪' 검사 방법

책상 위에 백지, 연필, 지우개가 놓였다면 이제 선생님과 부모님의 역할이 필요한 순간! 이렇게 말해보세요.

"자신을 포함하여 선생님과 한 명 이상의 친구가 학교에서 무엇인가 하고 있는 그림을 그려보세요. 본인 자신도 꼭 그려야 합니다."

 

그림 그리는 도중 이런 아이들이 있지요.

"선생님! 선생님 꼭 그려야 해요?"

"선생님! 꼭 교실이어야 해요?"

"선생님! ..."

이에 대한 대답은 오직 하나뿐! "완전히 자유입니다. 마음대로 그리세요"

<흰 도화지 위에 내 마음 스케치><색색이 물들어가는 도화지>

이처럼 허용적 분위기 유도는 필수! 그래야 아이들이 거침없이 속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요. 단! 뼈만 남은 캐릭터나 지나치게 만화 같은 그림(일명 졸라맨 그림)은 그리지 않도록 주의시켜 주세요.

 

아이들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이, 가만히 관찰하다 보니 한 아이가 백지를 낙서장처럼 쓰고 있길래 깜짝 놀라 물었어요. "이건 무슨 그림이니?"

<내 마음속엔 이런 세상이 있어요>

혹시 지난 기사 속 '상두'를 기억하시나요? 학교보다 게임이 좋다고 대답하던 우리 아이의 그림 속엔 대결 아이템과 게임 캐릭터로 가득했답니다.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속이 그대로 투영되는 백지 위 그림의 신비로움!

 

이 아이에게 "이렇게 그리면 어떡해! 다시 그려와!"라며 혼낸다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는커녕 한 해가 흘러도 아이의 마음을 얻을 수 없겠지요. 이에 하나하나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물어보고, 함께 상상하고, 다음 백지를 내밀었습니다.

 

"이번엔 학교 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그려보자! 친구나 선생님도 그렸으면 좋겠다." 

<짝과 함께 마음 그려가기> <아이의 친구 관계를 보여주는 학교 생활화>

그리하여 친구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아이의 그림 속엔 오직 자신과 친구 한 명뿐입니다. 전날 우리 반 모두가 함께한 피구 장면을 그렸는데도 말이지요. 이 아이에게 친구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친한 게임 친구 한 명뿐인 셈입니다. 놀랍지요? '선생님도 그렸으면 좋겠다'는 말 덕분(?)이었는지, 입 모양이 새 같다는 선생님 그림도 놓여있군요! 



▶ 그림 그리고 땡? No! 대화는 그림 읽기의 포인트!

이처럼 학교 생활화 검사의 포인트는 그림을 그린 후에 이어지는 아이와의 대화입니다. "선생님! 다 그렸어요~." 하면서 그림을 가져온 아이에게 "응, 그래. 잘 그렸네. 저기 걸어두세요." 라고 끝낸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다음의 몇 가지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보세요.

1> 그림을 그린 순서는?

2> 그림 속의 인물은 누구인가요?

3> 친구와 선생님이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4> 친구들은 뭐라고 했나요? 친구들 기분은 어떤 것 같아요?

5> 선생님은 뭐라고 했나요? 선생님 기분은 어떤 것 같아요?

6> 이 그림에 더 그려 넣고 싶은 것이 있나요?

7> 그리고 싶은 대로 잘 그렸나요? 그리기 어렵거나 잘 안 그려진 부분은?

8> 이것은 무엇을 그린 건가요? 그것을 그리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요?

9> 이 그림을 보니 어떤 생각 혹은 기분이 드나요?

10> 그림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 그림 보고 마음 읽기, How?

그림 속에 '아이 자신'이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자신을 안 그리는 아이는 없는지, 맨 마지막에 그리지는 않는지, 선생님을 그리고 있는지, 이런 단서 하나하나가 아이가 생각하는 학교에서의 생활인 셈이랍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표정, 행동 보며 질문하기>


▷ 우리 아이 자신과 친구, 선생님과의 관계는 어떨까요?

1> 아이 자신을 생략했다면? 자아 개념이 약하거나 학교생활에 별로 흥미가 없어 소속감이 없을 수 있어요!

2> 아이 자신을 나중에 그리나요? 겸손하고 내성적이거나 다소 소외적인 경향이 있을 수 있어요.

3> 아이 자신을 먼저 그린다면? 학교에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신 있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자기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을 먼저 그리지는 않았나요?>


▷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친한 친구들을 그림 속에 표현해요!

1> 아이 가까이에 그리거나 아이보다 먼저 그린 사람은? 학교에서 가장 친하거나 의지하는 친구!

2> 선생님을 가장 먼저 그리거나 중앙에 그린다면? 학교생활에서 선생님의 위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3> 선생님을 생략한다면? 선생님에 대하여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있어요.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운 친구는 누구일까요?>


▷ 다양한 학교생활 중 유독 더 그리고 싶어하는 장면이 있나요?

1> 교실 안에서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간 속 장면인가요?

2> 수업 시간에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시간을 그렸나요?

<매일 교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텅 빈 교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의 그림>

아이에게 강하게 남아 있는 인상과 일상을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왜 꼭 그 공간과 시간을 그렸는지 대화의 물꼬를 이어나가다 보면 알지 못한 아이의 면과 생활을 이해하게 된답니다.

 


▶ 학교 생활화(畵)를 통해 행복한 학교 생활화(化)를!

말로는 못해도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가장 관심 있는 게 뭐니?"라 묻는 방법도 있지만, 이처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단번에 심상까지 알아낼 수 있는 학교 생활화!

이 과정이 저와 아이들에게 선물한 것은 바로 따뜻한 마음으로 단단해진 인연의 끈이었습니다. 이는 단지 선생님과 학생 사이를 연결하는 것뿐만이 아닙니다. 상담하러 온 부모님과 함께 자녀의 그림을 관찰하니 아이의 관심사와 친구, 학교 생활상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이해할 수 있더군요. 고학년이 되자 줄어든 대화로 답답했던 점 혹은 미처 몰랐던 면을 발견한 부모님도 계셨답니다. 아이의 그림을 통해 선생님과 학부모와의 끈 역시 단단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열심히 그린 그림을 선생님께 검사받고 나서는 어떤 마음을 담아 무슨 그림을 그렸었는지 잊어버리기 쉬운 학교 생활화! 그림 읽어 주는 선생님, 부모님 덕분에 아이가 속 시원하게 마음 털어놓을 날을 기대하며~ 그림 읽고 치유하는 행복한 학교생활, 힐링타임을 만들어 보세요!


참고서적: 김선현, <똑똑한 내 아이를 위한 미술치료 쉽게 하기>, 진선아트북,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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