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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 활동, 어디까지 해봤니?

대한민국 교육부 2014. 4. 25. 13:00

학생과 교사가 이야기하는 모둠 활동의 장단점
모둠 활동, 어디까지 해봤니?
모둠 활동 I 인성교육 I 협동심 I 배려심
 I 효율성 I 학습태도

모둠 활동은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익숙한 학습 형태입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모둠 활동은 많이 활용하는 수업 형태였습니다. 모둠 친구와 협동해서 사회 조사 학습을 하거나 신문 만들기, 과학 실험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는데요. 학생이 느끼는 모둠 활동의 좋은 점과 교사가 모둠 활동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모둠 활동을 좋아하는 우리 반 학생들과 일주일간 모둠 활동으로 학습하기를 시험 운영해보았는데, 교사와 학생들이 어떤 것을 느끼고 배웠는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선생님만 바라보고 열심히 공부해요'


학생들이 생각하는 모둠 활동이 좋은 이유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부하는 모습, 졸려보이나요?'

첫째, 따분하지 않아요. 선생님 설명을 듣거나 앞만 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지루할 때가 많은데 모둠 활동을 하면 친구들 얼굴도 볼 수 있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재미가 있어요.

 

둘째, 직접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요. 과학 실험을 할 때는 모둠별로 과학 실험 기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더 열심히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요.

 

셋째, 친구들과 함께 협동할 수 있어요. 혼자 하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술 작품을 만들 때 친구와 함께 작품을 만들면 협동심도 기를 수 있고 서로 도와가며 배려하는 어린이가 될 수 있어요.

'모둠 활동을 해봅시다'

학생들이 모둠 활동의 장점을 잘 알고 있어서 함께 이야기해 보면서 저 또한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이 모둠 활동을 하라고 하는 것에는 의도가 있고 모둠 활동을 하는 것의 다양한 장점들을 학생들이 알고 있는 것 같아 참 기특했습니다.

 

그리고 모둠 활동에 대한 생각을 동 학년 선생님들과도 나누어보았습니다. 모둠 활동이 거의 매 수업 시간마다 한 번 정도는 활용하게 되는데, 어떤 효과를 생각하고 모둠 활동을 넣으시는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모둠 학습이 좋은 이유

첫째, 학생들의 인성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 형제, 자매가 별로 없어서 친구와 함께 나누어 무엇을 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마찰이 많습니다. 준비물을 안 가지고 와도 내가 먼저, 내가 우선인 학생들에게 모둠이 함께 작품을 제작하거나 실험 결과를 내게 된다면 공동 책임 의식을 가지게 되어 좀 더 친구를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을 습득하게 됩니다.

 

둘째, 효율적으로 수업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국어 시간에 글쓰기를 했을 경우, 글이 길어 모든 학생이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하는 것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듣고 발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활동입니다. 모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또 다른 친구의 발표를 듣고 글을 돌려 읽으면 주어진 시간 내에 학생들이 알찬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학생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집중력은 길지 않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최대 집중 시간이 5분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수업하는 것보다 책상을 돌려 모둠을 구성하는 것은 40분이라는 주어진 시간에 학생들에게 변화를 주어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넷째, 모든 학생의 참여를 이끌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전체의 수업은 소외되는 학생이 있기 마련입니다. 교사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뒤처지거나 딴짓을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모둠 활동을 하게 되면 모둠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감시자 역할과 조력자 역할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둠원과 의견을 나누며'

수업의 주체인 학생들은 모둠 활동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주일간 모둠을 풀지 않고 수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매일 수업을 마치기 전 학생들의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기로 하고 일주일간 모둠 활동으로 모든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기간은 4월 7일부터 4월 11일까지, 현장체험학습으로 빠지는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수업을 모둠 활동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은 무척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다음 주를 기대했답니다.

 

1일 차, 학생들의 반응은 무척 좋았습니다. 학생들이 약간 들떠있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열심히 모둠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모든 학생이 저를 바라보고 일방적으로 제가 이끌어나가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며 배워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일 차,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학습 내용에 따라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 빨리 이해가 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모둠원들과 함께 토론해서 생각을 정리해보라고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하고 이견을 조율해나가다 보니 모둠원끼리 다툼을 하기도 하고 기분이 상해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도 보입니다.
3일 차, 학생들은 변화된 수업 형태에 새로움을 더는 느끼지 못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더니 평소에도 열심히 했던 학생은 모둠 활동도 열심히 하고, 따분해하고 무관심했던 학생은 모둠 활동도 비협조적입니다. 오히려 떠드는 학생들만 늘어나고,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을 분간하지 못해 지적받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4일 차,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이해 수준에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소단원이 마무리되고 배운 내용을 점검해보는데, 똑같은 모둠이라 할지라도 편차가 매우 심합니다. 모둠 친구와 토론을 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수업을 많이 진행하다 보니 모둠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은 안 풀고 넘어간 문제도 많고, 답은 적었지만, 내용은 이해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학생들과 모둠 활동으로 일주일간 공부해 본 경험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스스로 학습 태도를 반성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예원 : 선생님 쳐다보는 것이 불편했고, 선생님 말씀이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상현 : 모둠 친구들과 계속 협동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렵고,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동준 : 친구들이 자꾸 잔소리해서 짜증이 났습니다.

은진 : 친구들이 장난을 치고 말을 계속 걸어서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강민 : 다른 모둠의 목소리 크기가 너무 커서 우리 모둠 발표를 할 때 잘 들리지가 않고, 집중이 안되었습니다.

민혁 :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이 잘 구별되지 않아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모둠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학생도 생겨요'
'물품도 나누고, 생각도 나누고'

학생들의 의견은 교사인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학습 방법도 계속 반복하고 지속한다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저도 학생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아직 학급당 인원수가 스무 명이 넘는 학교가 많은 교육 여건상, 토의, 토론 위주의 모둠 활동으로 지속하는 수업은 교사도 학생도 모두 버거운 것 같았습니다. 모든 모둠을 교사가 계속 지켜볼 수 없다 보니 소외되는 모둠이 생기기도 하고, 맞춤형 지도를 매시간 매 순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학습에 임하는 자세에 따라 학습의 이해도와 학습 결과물의 완성도 차이가 매우 심한 것 역시 제가 느낀 문제점 중의 하나였습니다.

'모둠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
'모둠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

학교에 와서 지식을 배우는 것도 못지않게 타인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며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서 모르는 문제를 친구와 토의, 토론하며 해결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학습의 방식이지만 학교 현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하여 공부하는 과정이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소란스럽다는 이유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지, 교과서의 문제를 선생님이 알려준 대답대로 적어서 외우는 것이 진정한 배움인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둠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해보고 수업에 활용해본다면 교사가 꿈꾸는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잡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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