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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고 싶은 교실 함께 만들기
낡은 교실의 변신, 교실 인테리어 DIY
DIY 인테리어 I 교실 옆 미술관 I 테마 인테리어 I 한지공예 I 교실 꾸미기
▶ 봄맞이 인테리어 DIY 열풍, 낡은 교실까지 날아들다
봄이면 봄마다 새롭게 불어오는 DIY 인테리어 열풍! 'DIY 인테리어'하면 흔히 '내 집, 내 방 꾸미기'를 떠올리는데요. '내가 머무르는 공간을 직접 꾸민다'는 인테리어 DIY, 우리 학교 교실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 작업의 계기는 '교실 복도 벽에 남겨진 접착제 자국'
반 배정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실로 향하던 날, 뒷문을 지나 앞문으로 들어가기까지 제 눈길을 확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노란 접착제 자국!
<교실 복도 벽에 뼈를 묻은(!) 스프레이 접착제의 노란 흔적>
작년에도 이 앞을 지나면서 바라보면 마음 한 쪽이 찌뿌둥했던지라, 매일 교실을 드나드는 저와 우리 반 아이들은 물론, 지나가는 학생·선생님·교육 가족들을 위해 낡은 벽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 교실 인테리어 DIY (1) 복도에 생긴 '교실 옆 미술관'
'페인트로 칠할까? 다른 작품을 붙여볼까?' 그러다가 찾은 것은 바로 '서울 시내버스 안 미술관 프로젝트(2012)', 이순구 화백의 '웃다 展'! 같은 학년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빌려 미술 시간 아이들과 함께 웃음을 만끽하고, 흑백 스케치 위에 색을 입혀 교실 옆 미술관을 만들어보았답니다.
< Before - 이랬던 교실 옆 복도 벽이 → After - 이렇게 변했어요! >
<지나가던 이도 웃게 하는 '교실 옆 미술관'>
이처럼 약간의 변화만 주면 기존의 낡고 네모난 칠판, 네모난 창문, 네모난 교실로 굳어진 이미지를 색다르게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반마다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의 성향도 반영되면 좋겠지요. 학부 시절 교육 실습 장소였던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은 제가 강조하는 '교실별 테마 인테리어'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넬슨 선생님의 M&M 캐릭터 교실><거실처럼 아늑한 비키 선생님의 교실>
M&M 초콜릿 캐릭터, 정글, 하와이 등 반마다 특색있는 콘셉트로 가득한 교실! 물론 우리나라와는 달리 교사 한 명당 교실 하나가 지정되어 매년 같은 교실을 쓰기에 시간과 물질적 여유가 보장된 환경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주어진 환경에서 변화를 꾀하는 것은 하기 나름인 법! 이에 색종이, 한지, 풍선, 찰흙 등 간단한 재료를 활용하여 아이들과 직접 꾸며보는 봄맞이 교실 인테리어에 도전해보았습니다.
▶ 교실 인테리어 DIY (2) 창문에 달린 '한지 공예'
이번엔 한지를 활용하여 창문을 꾸며보았답니다. 만드는 방법은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세요!
1> 한지로 만드는 봄
<색종이 크기의 한지를 위의 방법처럼 접어 원하는 모양대로 오리면 끝!>
<모둠별로 창문 한 칸씩 맡아 작품을 완성하다 보면 협동심도 쑥쑥! 붙일 때는 물풀을 사용하세요.>
<한지로 만드는 우리 반 봄 풍경! 1층이나 반대편 교실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매력이 솔솔~>
2> 한지로 만드는 꿈
<간단한 준비물! 한지, 풍선, 지끈, 종이 풀, 뿅뿅이(스펀지 공), 초록색 색종이>
<풍선을 불어 묶은 뒤, 한지 조각을 물풀(1겹)과 종이 풀(2~3겹)로 겹겹이 붙입니다. (꼭지 주위는 남기세요!)>
<햇빛이 비치는 창가에 두어 풀이 마르도록 합니다. 종이 풀을 먹여 한지가 단단해집니다.>
<단단해진 한지+풍선공! 세 겹째 붙일 때에는 종이 크기를 넓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풍선의 꼭지 부분을 가위로 오려내면 풍선만 작아지고 공모양의 한지는 남게 됩니다.>
<구멍을 뚫어 지끈을 꿴 뒤, 뿅뿅이(스펀지 공)와 모자(초록 색종이)를 달아주면 완성!>
<복도 창가에 매달린 한지 모빌! 스펀지 공 대신 우유갑을 바구니처럼 매달면 열기구가 된답니다.>
▶ 바닥엔 매트 깔고 수학 마당을, 사물함 위엔 선사시대 유물 전시관을!
단순히 미술 시간에 만든 작품을 교실 구석구석에 게시하는 것 말고도 스포츠 매트를 바닥에 설치하여 수학 문제 풀이 마당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요.
<매트 위에 앉아 수학 문제 풀이 한마당! 졸음이란 있을 수 없어요~>
사회와 미술 교과를 융합하여, 선사시대의 대표적인 유물들을 찰흙으로 만들어 교실 뒤 사물함 위에 전시할 수도 있지요. 시대별로 만든 유물들을 검은색 도화지와 OHP 필름으로 만든 전시관 안에 넣기만 하면, 교실 뒤 박물관 탄생!
<시대별 유물들을 찰흙으로 빚어 사물함 위에 전시한 '교실 뒤 박물관'>
▶교실 인테리어 DIY로 머무르고 싶은 교실 함께 만들기
한지로 만든 작품을 여기저기에 붙이던 날 한 아이가 그러더군요. "선생님! 우리 반 교실은 꼭 유치원 같아요. 매트도 그렇고,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게 많아요." 이 말을 듣고 순간 5학년이라는 학년 성에 어울리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틈틈이 '교실 옆 미술관, 교실 뒤 박물관, 교실 창가의 봄'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지요.
"선생님 반에서 수업하다 보면 여기저기 신기한 게 많아서 수업하다가 저도 모르게 구경하곤 해요." "웃는 얼굴을 바라보기만 했는데 저도 웃게 되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라는 동료 선생님과 다른 반 아이들의 말도 뿌듯한 기쁨이 되었답니다.
이상 언급한 아이디어들은 저 역시 다른 선배 선생님들께 보고 배운 것들이랍니다. 이제는 네모난 교실, 네모난 풍경에서 벗어나 선생님과 아이들의 나이, 역량, 흥미에 맞춘 각양각색의 교실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머무르고 싶은 교실, 화창한 봄과 함께 아이들의 생생한 손길을 담아 만드는 살아있는 교실! 낡은 교실의 변신은, 언제나 무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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