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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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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시 I 윤동주 I 윤동주 문학관 I 거울 | 별헤는밤| 자화상
저는 작년 여름방학에 <시인과 시>를 조사하는 숙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시인을 조사할까 하고 한참 망설였는데, 아버지께서 노란 표지의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의 시집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저는 시인 윤동주에 관해서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윤동주에 대한 시를 조사해서 숙제로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어 시간에는 '문학관'에 다녀오라는 국어 선생님의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당연히 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올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하였는데, 경복궁 역에서 가까운 윤동주 문학관은 북한산 자락과 인왕산 자락이 만나는 도로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습니다. 경복궁과 함께 윤동주 문학관을 방문하기에 좋은 여정이 될 것 같습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제가 느끼고 배운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당시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종로구 누상동에서 하숙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 윤동주는 종종 이곳 인왕산에 올라서 시상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그리고 <또 다른 고향> 등 지금까지 사랑받는 대표작들도 이때 쓰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곳에 윤동주 문학관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곳에는 주차장이 없습니다. 방문객들은 사진에서처럼 큰 도로 옆에 일렬로 잠시 주차하고 문학관을 찾았습니다. 현관에는 윤동주시인의 시와 사진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제1, 2, 3전시실 이야기를 통한 윤동주 문학관 들여다보기
윤동주 문학관은 원래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 있던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했다고 합니다. 쉬운 말로 <가압장>은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서 다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힘들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윤동주 문학관은 마치 아름다운 자극을 주는 것 같습니다. 폐쇄되어 버려진 장소를 아름다운 문학관으로 재탄생시켰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2012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윤동주 문학관 해설사(이근혜, 종로구청)께서는 "윤동주 문학관은 다른 문인의 문학관과는 달리 기존의 건물을 개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시실마다 시인 윤동주의 문학적 삶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고요, 그리고 지금의 우리가 이야기로 각 전시실에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제1전시실은 인간 윤동주를 느낄 수 있는 <시인채>, 제2전시실은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열린 우물>, 제3전시실은 침묵하고 사색하는 공간으로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닫힌 우물>로 부르고 있습니다."라고 문학관 구조에 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시인 윤동주 문학관 여행을 시작해 보실까요?
위에 보이는 사진에서 우측으로 통하는 곳이 제1전시실입니다. 왼쪽은 안내대가 위치되어 있습니다. 안내대에 들어서 간단한 문학관 안내자료를 받아서 제1전시실로 입장하시면 됩니다. 제1전시실은 다양한 윤동주 시인의 작품과 문학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1전시실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바로 윤동주 시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우물'의 전시입니다. 실제로 윤동주가 바라보았던 그 우물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시인은 우물을 통해 일제치하에서의 소극적인 자신을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1전시실 내부에서 촬영이 금지되어 여러분들에게 그 우물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못내 아쉽습니다. 그래서 밖에서라도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곳의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입니다. 구청의 지원과 후원을 통해 운영되는 듯합니다. 제1전시실을 나오면 제2전시실로 이어집니다.
제2전시실에서 찍어본 제1전시실의 내부 모습입니다. 보이는 사진은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일대기에 따라 자료가 전시된 장소입니다. 시간적 순서대로 윤동주 시인의 대표 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원고지에 써 내려간 윤동주 시인의 글씨체는 반듯한 윤동주 시인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생각해 봅니다. 지금 저는 이렇게 쉽게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읊조리는데, 그 당시 시인은 이 시를 쓰려고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까요? 저는 문학관에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시인 윤동주가 되어봅니다.
아래 사진은 제1전시실을 나와서 제2전시실로 이어지는 통로입니다. 그런데 저는 한참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제2전시실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설사 선생님께 물어보았더니 사진에 보이는 텅 빈 공간이 '제2전시실'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전시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전시실인데 왜 전시물이 없을까요?
이곳은 윤동주시인의 시를 상징하는 곳이었습니다. 제2전시실은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 속의 바로 그 '우물'을 상징해서 '열린 우물'이라 하고, 제3전시실은 시인의 시 세계를 상징하는 영상물을 볼 수 있는 닫힌 우물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전시실 자체가 하나의 시를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시실을 이동하는 것 자체가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걷고 있다는 뜻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조금 어렵네요.
제 2전시실은 위 사진처럼 텅비어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 하나는 바로 하늘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곳은 열린 우물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별이 뜨고 달이 떠서 밤이 되면 별 가득, 달 가득 제 2전시실이 꽉 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는 제 3전시실로 통하는 문이 보입니다. 제 3전시실은 전등이 없습니다. 캄캄한 장소입니다. 닫힌 우물을 상징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제1전시실에서 제3전시실로 통하는 길을 따로 가보실까요? 걸어가는 동안 제2전시실에 가득할 별들과 달을 상상해 보세요. 멋진 영감이 떠올라 잠시 시인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제3전시실로 들어서면 텅 빈 공간에 아주 오랜 옛날에 쓰였을 것 같은 작은 의자 몇 개가 놓여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윤동주시인에 관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은 한 10분 정도 이어졌습니다. 전시실 문이 닫히면 캄캄해지면서 해설사 선생님의 안내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물탱크였던 장소인지라 말이 많이 울립니다. 다행히 영상에서 나오는 말은 울림이 덜했습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한글을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에게 한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시인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동주 시인의 아름다운 31편의 시가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출간되었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자세히 보니 오른쪽 위에 네모난 구멍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문학관으로 개조 전에 물탱크 청소를 위한 사다리가 있던 통로였던 것 같습니다. 유일한 <창>이었습니다. 어두운 장소에 스미는 햇빛이 마치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광선같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윤동주 문학관이 작고 아담해서 탐방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전시실을 나와서 시인의 언덕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문학관이 있는 인왕산 자락에서 청년 윤동주 시인은 시상에 젖곤 하였습니다.
청년 시인의 힘찬 맥박을 느낄 수 있는 시인의 언덕
시인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돌로 만들어진 계단이 운치가 있습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별뜨락>이라는 아름다운 카페가 보입니다.
자연경관이 아주 멋졌습니다. 이런 숲 속에서 온종일 독서를 한다면 저절로 치유가 될 것 같은 참 좋은 장소였습니다. 이곳에서 외국인도 만났는데,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하고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뷰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같이 온 일행과 진지한 대화를 하는 중이어서 저의 의문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시인의 언덕으로 다시 올라가야 했습니다.
<별뜨락> 카페에서 시인의 언덕으로 다시 오르는 나무 계단입니다. 이곳을 오르면 서울이 한눈에 보입니다. 앞에 북한산의 운치 있는 광경이 두 눈에 가득한 아름다운 장소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정표가 보이네요. 앞에 보이는 산이 북한산입니다. 시인의 언덕은 인왕산 자락에 있는데 도로를 경계로 북한산과 인접해있어서 북한산이 더 잘 보인다고 합니다. 시인의 언덕이 오른쪽에 있다는 이정표를 따로 잠시만 발을 옮겨볼까요?
두리번두리번! 드디어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윤동주 시인의 대표적인 시 '서시'가 새겨진 커다란 돌이 사람들을 맞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저곳에서 <서시>가 새겨진 큰 돌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아버지들은 윤동주 시인을 설명하기도 하였고요, 어떤 아저씨들은 작은 목소리로 <서시>를 읊조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따라 읽었습니다. 특히 <서시>의 마지막 구절은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그 당시를 살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20. 윤동주'
그리고 시인의 언덕 아래는 공연할 수 있도록 무대가 꾸며져 있고 반대편에 나무로 빙 둘러 관객의 자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전등이 멋지게 서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밤에 온다면 더 운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인의 언덕에는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곳곳에 시인 윤동주의 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인 윤동주의 시도 발걸음을 옮겨서 저와 함께 길을 걸었습니다. 시를 읽으면서 서서히 걷고 있자니 저도 어느새 문학 소년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이 함께하는 윤동주 문학관
윤동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족시인입니다. 식민지 조국의 현실에 분노하여 모국어로 시를 쓰다가 일제에 의해 비참하게 요절한 청년시인 윤동주! 우리나라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우리말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윤동주 문학관에서 시인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윤동주 문학관에는 어느새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별 하나에 어머니를 부르며 아픈 시를 써 내려갔을 시인 윤동주를 기리며 이번 문학관 기행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관람 안내>
전시시간 : 10:00~18:00
정기휴관 : 매주 월요일/ 명절연휴(1.1, 설날, 추석 연휴)
예약문의 : 02-2148-4175 *단체관람시 사전예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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